'기묘한 이야기' 시즌4와 함께 기묘한 존재들이 호킨스에 돌아왔다.
다른 동네로 이사 간 아이들과 여전히 호킨스 동네에 남아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새 학교로 전학을 간 긴 머리의 엘(밀리 바비 브라운 분)의 모습이 가장 처음 등장하며 시간이 꽤 흘렀음을 짐작하게 한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길을 걸어나가고 있다.
이전 시즌에서 능력을 잃은 이후 능력을 다시 얻지 못한 엘은 학급 친구들에게 심한 괴롭힘을 당함에도 반격하지 못하는 입장이다. 그렇게 마치 투명인간처럼 지내는 그는 자신의 남자친구인 마이크(핀 울프하드 분)을 만날 봄방학만을 기다리며 편지를 보내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빌리와 짐 호퍼를 상실하고 익숙해지지 않는 아픔을 이겨내려 노력하는 아이들 사이에는 청소년기에 한 번쯤은 겪을 만한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농구부에 들어간 루카스(케일럽 매크로플린 분)는 더스틴(게이튼 마라타조 분)과 마이크에게 인기 없었던 과거를 따진다. 맥스(세이디 싱크 분)는 오빠를 잃은 후 엇나가기 시작하고 루카스와도 거리를 두고 커플인 조나단과 낸시(나탈리아 다이어 분)의 사이에도 적신호가 뜬다.
하지만 어지러워지는 인물들의 관계 사이에서 기묘한 존재는 부지런하게 어둠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짐 호퍼의 희생으로 다시는 오지 않았을 것 같았던 위기가 호킨스를 잠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호킨스 고등학교의 치어리더 크리시(그레이스 반 디엔 분)는 계속해서 이상 현상을 겪게 되고 초자연적 존재의 환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약상을 찾아가 마약을 구입하지만 그마저도 극복하기 쉽지 않다. 결국 더 센 마약을 구하기 위해 마약상의 집으로 들어가게 된 그는 초자연적인 현상에 고통을 겪고 결국 그다음날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다.
작품 곳곳에 드러나는 레트로 감성은 여전하다. 다소 진한 듯한 화장과 꼬불거리는 헤어스타일, 신디사이저 소리가 강렬한 비트가 담긴 배경 음악, 그리고 당시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린 촬영 세트 등 세세한 연출 디테일은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 특유의 감성을 배가시킨다.
하지만 신나는 분위기 속에도 기묘한 존재들의 공포감은 더욱 짙게 존재감을 드러낸다. 중간 중간 신나는 분위기와 교차되며 공개되는 초자연적 존재의 기이한 사운드와 기괴한 형체는 보는 이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다. 더불어 이전 시즌들보다 실감나게 괴물들을 표현한 CG기술은 시청자들이 느낄 전율을 더욱 증폭시킨다.
역시 이번 시즌4도 기묘한 존재들의 재등장과 그를 처리하는 반복되는 서사로 이뤄졌다는 점이 아쉽긴 하나 시리즈를 이어가기 위한 제작진들의 다양한 장치가 엿보이는 부분들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덧붙이자면,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 답게 점프 스케어로 가득하니 점프 스케어에 취약한 시청자라면 관람을 피하는 것을 권고한다. 5월 27일 넷플릭스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