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모로 인상 깊다. 요즘 가장 핫한 배우를 꼽는다면 단연 1순위로 꼽을 만한 배우 손석구는 최근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부터 '범죄도시2'까지, 특히 그가 출연한 영화 '범죄도시2'(감독 이상용)는 2008년을 배경으로 동남아 일대에서 일어난 한국인 납치 사건을 쫓는 마석도(마동석 분) 형사의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손석구는 '범죄도시' 1편의 장첸에 이어 마석도에 대항하는 빌런인 강해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바싹 민 머리에 수척해 보이는 수염, 마치 한 마리의 야수 같아 보이는 그의 모습은 장첸에 이어 새 역사를 쓸 빌런의 탄생을 알렸다. 본편을 뛰어넘는 속편은 없다는 학계의 정설을 비웃듯 영화 속 그의 호연은 관객들의 인상에 깊게 남았다.
Q. '범죄도시2'가 네이버 평점(5월 18일 기준) 9.8점을 기록했다. '본편을 뛰어넘는 속편은 없다'는 학계의 정설을 깨고 더욱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은데 소감이 어떠한가?
10점 만점에?(웃음) 그것은 매우 기쁘다.(웃음) 전략을 잘 짜기도 해야 하는 건데 팀워크가 빛을 발했다고 생각한다. '범죄도시' 1편을 만드신 분들이 2편을 만드신 것이기에 장점이 무엇인지 잘 아신 것 같다. '범죄도시'라는 브랜드가 정착이 된 것 같고 내가 일조한 것 같아서 기쁘다.
Q. '범죄도시2'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멜로가 체질' 방송 끝날 때 쯤 감독님을 만났다. 오래 전이었다. 한창 다음 작품을 무엇으로 해야 하나 고민하던 때였는데 '범죄도시2'를 듣고 꽤 고민을 많이 했다. 일단 액션 영화를 선호하지는 않았고 액션을 하는 것은 더욱 전문적으로 해본 적도 없었다. '범죄도시' 자체는 너무 좋은 영화지만 내가 직접 하는 것은 관심이 가거나 욕심이 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감독님 만나고 나서 생각이 변했다. 이번에 입봉작이고 감독님이 갖고 있는 영화에 대한 열정이 정말 뜨거웠기에 감독님의 열정으로 인해 하기로 결심했다.
Q. '범죄도시' 1편을 장악했던 빌런 장첸에 이어 깊은 인상을 남겼어야 하기에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다. 전편에 나온 빌런과 비교해 차별화를 둔 지점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화가 많은 인물이다. 어떤 과거를 가졌을지에 대해 감독님과 많이 이야기했다. 그러다가 찾은 키워드가 울분이었다. 어떻게 보면 피해 의식도 강한 인물로 설정해서 별 것도 아닌 것에 트리거가 올라오는 다혈질인 인물이라고 해석했다. 눈이 한 번 돌아가면 앞뒤를 안 재는 인물으로 당장 나의 감정을 따르는 캐릭터로 표현했다. 정제되지 않은 점이 장첸과의 차별점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머리도 짧고 말도 없다.(웃음)
Q. 외적으로 10kg을 찌우는 등 외적인 변화도 감행했다. 이외에도 빌런의 아우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외적인 변화를 준 것이 있는가?
의상 실장님한테 주황색을 입고 싶다고 했다.(웃음)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이 캐릭터한테 주황색을 많이 주고 싶었다. 그래서 옷을 많이 안 갈아입는데 그 옷을 다 제작해주셨다. 너무 마음에 들었다. 뿌듯했다. 그 컬러를 강해상에 대입시켰던 것이 가장 큰 중점을 둔 부분이었다.
Q. 영화로 나온 결과물과 본인의 연기를 본 소감은 어떠했는가? 만족스러웠는가?
한 신 안에서도 많은 버전을 찍었다. 정말 다양한 버전이었고 감독님이 편집실에서 마음만 먹으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로 몇편의 영화를 뽑을 수 있을 정도였다. 이 영화는 감독님이 생각하는 강해상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내가 연기를 하긴 했지만 결과물을 보고 신기했다. 영화를 보고 나서 강해상에 대해 알았다.
Q. 최근 스크린 이외에도 브라운관까지 종횡무진하며 열일하고 있다. 좋은 반응이 쏟아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소감이 어떠한가?
지금 내가 한국이 아니다. 필리핀에서 '카지노'라는 드라마를 두 달째 찍고 있다. 시간 날 때마다 온라인 들어가서 작품 댓글을 많이 챙겨보려고 한다. 그것이 한계가 있긴 하다. 솔직히 감은 잘 안 온다. 그래도 좋다는 이야기 많이 들으니까 좋다. 어느 정도로 반응이 오는지는 모르지만 늘 하던 것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Q. 현재 활약 중인 캐릭터 '나의 해방일지' 구씨, 그리고 '범죄도시2'의 강해상은 매우 결이 다른 캐릭터들이다. 실제 본인의 성격과 싱크로율이 어느 정도 되는지 궁금하다.
구씨는 여리다. 작은 상처도 크게 다가온다. 나는 어떻게 보면 조금 더 이성적이고 건조하다. 구씨는 나보다 훨씬 더 여린 사람 같다. 강해상 같은 경우는 말수도 없고 대본에 있던 실제 대사보다도 내가 직접 말을 줄인 것 같다. 원래 욕도 더 찰지게 하는 캐릭터였는데 바꿨다. 몸이 먼저 나가는 사람이기에 행동에 임팩트를 주려고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나랑은 많이 다르다.
Q. 최근 더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며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성장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제 좀 연기가 편하다. 예전보다는 훨씬 더 숨쉬듯이 연기할 수 있게 됐다. 작품을 하다 보니 그런 점을 주의해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너무 편해지면 안 좋을 수도 있지 않나. 요즘에는 피드백을 받으면서 대중에게 어떤 식으로 다가가고 있는지 객관화가 되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큰 수확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