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규칙을 깨면 영웅이 되고, 내가 그러면 적이 돼. 공평하지 않잖아?"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감독 샘 레이미)는 멀티버스 사이의 균열이 생긴 마블의 새 페이즈를 여는 압도적인 서막이 담긴 작품이자 앞서 예고편을 통해 공개된 흑화 한 완다 막시모프(엘리자베스 올슨 분)와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분)와의 대결이 그려지는 전개로 인해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사랑하는 연인을 잃고 웨스트 뷰 사건을 겪은 이후에도 여전히 환상 속에 살던 완다는 자신의 아이들을 다른 유니버스에서 만나고 싶어 하고 금지된 흑마법 무기인 다크 홀드를 이용해 악행을 꾸민다. 멀티버스의 균열을 깨게 되면 초래되는 무서운 결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의 삐뚤어진 모성애가 노리는 존재는 바로 멀티버스를 여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아메리카(소치틀 코메즈 분)다. 완다는 그를 납치한 후 능력을 뺏어 다른 유니버스로 가 그 유니버스의 자신을 없애고 아이들을 차지할 계략을 꾸민다.
한편, 아메리카는 어린 시절 자신의 능력을 주체하지 못해 부모님을 알지 못하는 멀티버스로 보내버린 슬픈 과거가 있는 인물로 자신의 부모님을 찾고 자신을 쫓는 완다와 그의 심복들을 피해 멀티버스를 옮겨 다니던 중 이 세계의 닥터 스트레인지를 찾아온다.
우연히 아메리카를 맞닥뜨리게 되고 그의 사정을 알게 된 닥터 스트레인지는 아메리카의 능력을 차지하기 위해 '이성적이지 않은' 방법들을 동원하는 완다와 마주하게 된다. 그들은 그렇게 이전 함께 타노스를 물리쳤던 연대는 뒤로하고 서로에게 칼을 맞대는 사이로 변모한다.
(*여기서부터 작품 감상에 있어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는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늘 사랑하며 키울게."
'어벤져스' 시리즈, 그리고 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완다비전'을 통해 마블의 서사를 지탱하는 기둥으로서 우뚝 선 완다는 이번 페이즈에서 제대로 흑화 해 빌런으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해낸다. 더불어 완다를 연기한 배우 엘리자베스 올슨은 삐뚤어진 모성애에서 뿜어져 나오는 광기와 자식을 향한 온화한 사랑의 감정을 자유롭게 오가며 신들린 연기력을 선보인다. 완벽에 가까운 기승전결에 그의 연기력이 더해져 더욱 관객들을 몰입하게 만든다.
더불어 멀티버스를 넘나드는 주인공들의 여정을 표현한 CG 신들은 기존 '닥터 스트레인지' 시리즈에서 구현됐던 수준, 그 이상을 뛰어넘는다. 멀티버스 사이를 여행하며 생기는 균열의 흔적, 더불어 멀티버스 사이에서 펼쳐지는 액션신은 "마블이 마블 했다"를 외치게 만든다.
또한 멀티버스 설정은 볼거리를 넘어 새로운 출연진들을 등장시킨다. 옮겨 다니는 과정에서 다른 유니버스에서 만나게 되는 찰스 자비에 박사, 판타스틱 4의 미스터 판타스틱, 캡틴 아메리카가 된 카터, 닥터 스트레인지와 항상 대결 구도였던 모르도 등 마블의 새 페이즈만이 가진 멀티버스 설정 속 등장한 출연진은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리뷰 이상의 내용, 마블의 한계 없는 상상력과 섭외력, 이 모든 것을 확인하고 싶다면 극장으로 달려가길 바란다. MCU를 격렬하게 사랑하는 팬이라면, 특히 '베놈 2'에 들어갈 힘을 대체 어디에다 쏟아 부었는지 알고 싶은 팬이라면 더욱 이 작품이 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되어줄 것이다. 5월 4일 개봉. 쿠키 영상 2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