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이 OTT 플랫폼에 관한 의견과 차기작에 대해 언급했다.
29일 오후 전주중부비전센터 2층에서 '이창동: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문 석 프로그래머와 이창동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특별전에 대한 이야기에 이어 OTT 사업 확장으로 인한 영화계의 변화와 축소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앞으로 팬데믹이 끝날지도 불확실하다. 말 그대로 '엔데믹'이 된다고 해도 나뿐만 아니라 나를 포함한 영화인들, 관객들의 마음에 달린 것이고 장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OTT에서 쇼핑해서 만나는 영화, 들어갔다가 아니면 빠져나가고 빨리 돌려버리는 관람에서 소비하는 작품들이 아닌, 말 그대로 영화 매체가 가지고 있는 본질, 음악처럼 시간의 흐름과 함께 그 영화 세계의 시간에 나를 맡기고 같이 느끼면서 경험하는 그런 영화들은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소신 있는 답변을 남겼다.
이어 이창동 감독은 영화가 지닌 저력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영화는 다른 인간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게 하는 매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 어떤, 이해할 수 없는 멀리 있는 사람의 이야기더라도 영화 이상으로 가깝게 느낄 수 있는 매체는 없기 때문에 그 본질적인 힘을 인류가 사라지게 할 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그는 "한국 영화에 대해 물어보는 상황이 많은데, 한국 영화의 차별점이 있다면 다양함인 것 같다. 또 하나는 영화에서 느껴지는 역동성이다. 한국 음악이나 다른 분야에서도 다이내믹한 힘이 느껴지는 것 같다. 그것이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정서적인 힘일 수도 있다"며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행사에서 차기작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OTT 제안을 받은 적은 있다. 그런데 OTT라서 안 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내가 생각했을 때 내가 할 만한 이야기라는 판단이 들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작품을 못 만난 것 같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OTT의 영향력이 거세지는 사회에서 앞으로 전주국제영화제가 열어나갈 방향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의미 있고 흥미로운 정체성을 가지고 있고 그 정체성을 잘 지켜왔다고 생각한다. 영화적 질문과 발견을 살려내는 영화제였고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다.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과 영화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 영화제다. 그런 영화제로서의 축제성이 살았으면 좋겠고 활기가 한국 영화산업에 지속됐으면 좋겠다. 그것을 끌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겼다.
한편, 이창동 감독의 특별전을 만나볼 수 있는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 28일부터 오는 5월 7일까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