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이는 자신의 특별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29일 오후 전주중부비전센터 2층에서 '이창동: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문 석 프로그래머와 이창동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창동 감독은 '버닝', '밀양', '오아시스', '박하사탕' 등 훌륭한 작품들을 탄생시킨 거장이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이창동: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특별전이 마련됐으며 이 특별전에서 상영될 작품은 영화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버닝', '시', '심장소리'를 비롯한 8편이다. 이창동 감독은 직접 4K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에 참여할 정도로 특별전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이창동 감독은 특별전의 이름인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그는 "내가 지은 것이 아니다.(웃음) 영화라는 것이 보여주는 매체이기 때문에 보이는 것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를 생각하기 위해 붙인 것 같다. 보여주는 매체이기 때문에 더욱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영화는 사실상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촬영하고 편집하는 후반 작업까지도 일관되게 보여주지 않는 것들을 관객들에게 느끼고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특별전에 포함된 '초록물고기'는 이창동 감독의 데뷔작이다. 입봉작 '초록물고기' 데뷔 이후,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그는 그동안의 작품 활동을 되돌아봤다.
그는 "글쎄다. 25년이 됐다니.(웃음) 많은 영화를 만들었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억압적인 정치, 사회 문제들이 짓누르던 시기에 작품 활동을 한 작가로서 가지게 된 정체성이 지금까지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며 자신의 작품 활동에 영향을 주는 원동력에 대해 언급했다.
더불어 이창동 감독은 "작품을 제작하는 것은 제작자의 몫이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를 판단하는 것은 관객들의 몫이다. 이번 특별전과 신작 공개가 끝나고 누군가는 혹평을, 또 누군가는 호평을 꺼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특별전을 마무리하면서 어떤 감정을 느낄 지 궁금하다"라는 질문에 답변했다.
그는 "젊은 관객들은 처음 보는 영화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모든 작품을 극장에서 볼 생각인데 관객이 어떤 것을 느끼실지 나도 그걸 확인하고 싶다. 창작자는 결과물에 대한 반응, 혹평이든 호평이든 그것을 신경쓸 수밖에 없고 어떻게 하면 관객과의 소통을 넓고 깊게 할 것인지 고민한다. 이번 영화제에서 관객들의 반응을 내 나름대로 정리도 하고 앞으로 나갈 길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고 찾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창동 감독의 특별전을 만나볼 수 있는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 28일부터 오는 5월 7일까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