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금토드라마 '트레이서'는 국세청에 들어온 거침없는 '독한 놈' 황동주(임시완 분)가 물불 안 가리고 활약하며 악한 이들을 처단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황동주 역을 맡았던 배우 임시완은 '아재들 잡는 핏덩이'라는 슬로건을 마음에 두고 연기를 했다고 밝히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거침없이 악한 미납세자들을 처단하고 권위에 굴하지 않는 황동주 그 자체로 변신한 그는 배우로서의,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사명감을 작품에 담아냈다.
Q. '트레이서'가 종영했다. 종영 소감은 어떠한가?
후련하다. 보셨던 분들이 잘 봤다고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서 안도하고 있다.
Q. 많은 작품들 중 '트레이서'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대본을 줬을 때 읽어봤는데 첫인상이 빽빽하다는 느낌이었다. 배우로서는 고생길이 훤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드라마는 재미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염원으로 대본을 봤다.(웃음) 해야 할 것도 많다는 의미였지만 작가님의 글에 대한 애정과 철두철미함, 몇 년간의 응축된 노력이 보이더라. 이런 웰메이드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배우로서 사명감에 있어서 문제가 있는 행위라고 생각했다.
Q. 국세청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그동안 많지 않았는데 작품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사전 준비를 했는지 궁금하다.
그렇다. 익숙한 소재가 아니었다. 처음에는 '어떤 것이 국세청에 몸담고 있는 사람의 행동일까, 언행일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전직 국세청 직원분들을 찾아가서 자문을 구했다. 실제로 국세청 탐방도 해봤다. 그런데 '결국에는 국세청도 사람이 사는 곳이다'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것이 핵심이 됐다. 이 상황을 접하고 있는 사람을 표현해야 겠다고 생각하는 중요한 대답이었다.
Q. 황동주라는 뻔뻔하고 거침없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아재들 잡는 핏덩이'라는 슬로건을 혼자서 생각했다. 아재들 잡는 MZ세대, 이런 느낌이다. 스마트하지만 악한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는 캐릭터다. 일부러 아저씨들이 할 법한 언어들을 쓰지 않았다. 아이들과 어른이 싸우면 어른이 한심해보이는 효과가 있지 않나. 더 어려운 말을 구사하는 것보다 그런 식의 어휘를 구사하고자 노력했다.
Q. 황동주는 펌을 한 헤어스타일인데 고집스러워 보이는 효과가 난다.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의도한 부분인가?
그렇게 보였다면 다행이다. 의도는 없었다. 원래 의도 자체는 몇일 동안 감지 않았던 머리, 그래도 티가 안 나는 머리였다.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냄새가 보일 것 같은 느낌을 의도했다. 기성세대와는 반대되는 느낌을 집어넣으려고 노력했다.
Q. 극 중에서 사이다 발언으로 시청자들의 속을 뻥 뚫리게 만들었는데, 이러한 권선징악 드라마를 연기하면서 본인도 통쾌했었던 순간들이 있었을 것 같다. 어떤 신이, 혹은 어떤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가?
이 질문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신은 해머신이다. 찍는 순간부터 통쾌했다. 어른들이 공포감을 조성하는 상황에서 조목 조목 반론을 제기하는 모습들이 내가 연기를 하면서도 통쾌한 부분을 많이 느꼈다.
플러스로 의도적으로 회의를 난장판으로 헤집는 신이 있지 않나. 그 신을 찍으면서도 굉장히 재밌었다. 그 두 신이 결정적으로 내가 작품을 하게 된 계기라고 봐도 될 정도다. 황동주 캐릭터가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그 전부터 감독님과 소통을 많이 했었고 회의를 했다. 그 신에서 좀 더 매력적인 황동주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현장에서 시도도 많이 했다. 마이크가 세팅이 되어있길래 실제로 켜질 수 있는지 된다고 하셔서 마이크도 활용을 했고 USB 같은 경우도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나와서 더했던 것이다. 이것은 어떨까, 저것은 어떨까, 고민하면서 찍었던 신이라 기억에 남는다.
Q. 권선징악 드라마를 찍으며 다시금 깨달은 윤리적인 신념이나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있었을 것 같은데, 이 작품을 통해 얻은 교훈이 있는지 궁금하다.
'트레이서'는 오락용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동주라는 캐릭터 자체가 권선징악이라고 표현을 해주셨지만 안티 히어로라고 생각했다. 티 없이 깨끗한 사람은 아니다. '어떤 부분에서 시청자들이 쾌재를 불렀을지 카타르시스를 느꼈을까'에 고민을 많이 했다.
시청자분들은 내가 악에 대해 하지 못하는 것, 악을 더 악함으로 대응하는 것에서 대리만족을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교훈이나 메시지를 가져가야 겠다는 의무감이 없는 것이 마음이 편하고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시청자분들이 같이 통쾌하고 시원하고 어떤 장면에서는 마음이 아픈 걸 느꼈다면 보람차다고 생각한다.
Q. 이때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한만큼 앞으로 대중들이 임시완 배우의 차기작에 대한 기대가 많을 것 같다. 다음 행보가 정해졌는지, 혹은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는지 궁금하다.
다음 작품은 이제 곧 다시 들어가게 될 것 같다. 장르는 말하면 안 되고(웃음) 다음 작품은 검토 중이라고만 하겠다. 요즘 복싱을 배우고 있는데 그것이 너무 재밌더라. 복싱을 접목한 작품을 해봤으면 좋겠다. 로맨틱 코미디와 이종 격투기가 접목된 스포츠 작품을 하면 재밌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