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사조 가운데 ‘야수파’라는 것이 있다. 야수파를 대표하는 프랑스 앙리 마티스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달 21일부터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앙리 마티스: 라이프 앤 조이> 전시이다.
문화콘텐츠 전문기업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는 ‘행복의 화가’(A painter of bonheur)로 불리는 앙리 마티스(Henri Émile-Benoit Matisse: 1869-1954) 전시를 오는 12월 21일부터 2022년 4월 10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는 원작은 물론 영상과 사진, 다양한 체험 등을 통해 앙리 마티스의 삶과 작품 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망해 볼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200여 점에 달하는 드로잉, 판화, 일러스트, 아트북 등 그가 남긴 방대한 원화 작품이 출품된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 열린 앙리 마티스 단독 전시 중 최다 작품 점수를 자랑한다.
앙리 마티스는 앙드래 드랭, 모리스 드 블라맹크 등과 함께 강렬한 색채와 대담한 병렬을 강조하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1904년 이들의 전시회를 찾은 미술비평가 루이 보크셀은 “야수들 사이에 둘러싸인 도나텔로가 있다”는 평을 했다고 한다. 즉, 이들의 그림에 대해 조롱하듯이 평을 한 것이다. 이후 강렬한 원색의 색채, 거친 붓질, 추상적인 형태를 가진 이들을 ‘야수파’(fauvism)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앙리 마티스는 ‘야수파의 창시자’를 넘어서 드로잉과 판화를 통해 대담하면서도 단순하고 아름다운 선과 형태를 만들어낸 ‘선의 연금술사’이기도 했다. 또 장르의 경계를 탈피한 컷 아웃과 시대를 앞서 간 아트 북 디자인, 일러스트 등을 통해 20세기 그래픽 아트에 가장 많은 영향을 전파한 그래픽 아티스트로 현대의 모더니즘 디자인과 그래픽 예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런 배경으로 데이비드 호크니와 재스퍼 존스, 제프 쿤스를 비롯해 현재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수많은 작가들이 그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으며, 현대 미술에 미치는 광범위한 그의 영향력은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에는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앙리 마티스의 선의 미학을 섬세히 들여다보고, 면(面)과 색(色)의 예술적 확장을 이룬 앙리 마티스의 작품 세계를 새롭게 조망해 본다. 특히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방대한 드로잉과 판화 원작을 집중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21세기에 들어서며 가장 중요한 예술 장르로 떠오른 일러스트와 그래픽 아트에 있어 앙리 마티스가 남긴 유산을 그의 아트북 작품들을 통해 총체적으로 조명해 본다. 앙리 마티스는 위대한 화가인 동시에 20세기가 낳은 그래픽 아트의 거장이기도 했다. 판화와 일러스트, 북 디자인, 카펫 등의 섬유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그는 다양한 장르에서 주목할 만한 성취를 이루었고, 오늘날의 현대 그래픽 디자인에 있어서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방대한 앙리 마티스의 원작 200여 점과 함께 영상, 미디어아트, 사진, 다양한 프로그램 등이 곁들여지며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사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해 온 뮤지션 정재형이 전시의 음악감독을 맡은 점도 눈에 띈다. 정재형은 ‘앙리 마티스: 라이프 앤 조이’를 위해 새롭게 곡을 작곡, 마티스가 있던 시절로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주며 전시의 울림을 한층 더 깊게 만들었다. 이에 더하여 오디오 도슨트를 맡은 정재형의 낭만적인 목소리가 전하는 전시 해설도 마티스 전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대 포인트이다.
<앙리 마티스: 라이프 앤 조이 전시회>는 사운드 오브 마티스, 라인 오브 마티스, 마티스의 재즈, 컬러 오브 마티스, 그래픽 아티스트: 마티스.오마주, 마티스 워크샵 스튜디오 순으로 구성되었다.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가 ‘색채의 황홀-마리 로랑생’과 ‘매그넘 인 파리’전에 이어 세 번째 프렌치 아티스트 시리즈로 기획한 이번 전시회는 KBS미디어와 동아일보가 공동주최로 4월 10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 제3,4전시실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