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효주가 ‘해적’ 우두머리, 단주의 신분으로 돌아온다. 한효주는 설을 앞두고 26일(수) 개봉하는 영화 '해적:도깨비 깃발'(감독 김정훈)에서 해적들을 이끌고 사라진 고려왕실의 보물을 찾기 위해 위험한 바다로 모험을 떠난다. 지난 2014년 여름, 866만 관객을 동원한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속편인 '해적:도깨비 깃발'은 드라마 '추노'와 영화 '해적‘1편을 집필한 천성일 작가의 시나리오를 '탐정: 더 비기닝'의 김정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의적단 우두머리 ‘무치’(강하늘)와 호시탐탐 단주(해적 우두머리) 자리를 노리는 막이(이광수), 그리고 무시무시한 빌런(권상우)과 함께 한바탕 액션을 펼친 한효주를 만나 ‘해적’이 된 소감을 들어보았다.
- 전작과 비교될 것이라는 부담감은 없었는지.
▶한효주: “전편이 너무나도 큰 사랑을 받았고 여월(손예진) 캐릭터도 너무 매력적이었다. 그런 작품의 뒤를 이을 기회가 주어져서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누가 되지 않게 캐릭터를 잘 살리려 노력했다. 판타지 장르이고, 어드벤처의 주인공으로서 실제 있는 사람처럼, 현실성 있게, 레이어가 많은 캐릭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한효주의 ‘해적’이 전편과 다른 점이라면?
▶한효주: “캐릭터가 많이 나오고 이들의 연기 앙상블이 좋다. 보는 즐거움이 배가된다. 막이(이광수)도 그렇고. 권상우 선배의 악역도 좋다. 악역의 존재감이 명확하게 나와 전체적인 밸런스가 잘 나왔다. 짧은 로맨스도 있고. 타이틀만 따오고 전혀 새로운 이야기이다. 완전히 독립적인 이야기이다. 전편을 보지 않았더라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주연배우가 도드라지는 영화가 아니라 모든 캐릭터들이 다 살아 움직이는 재밌는 영화이다. 펭귄(!)도 나오는데 그 펭귄까지 케미가 대단한다.”
- 영화를 보면서 풍광이 멋있었다. 촬영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한효주: “멋있게 봐주셨다니 감사하다. 초반부에 등장하는 배는 남양주 종합촬영소 산꼭대기에 배 두 척을 만들어서 찍은 것이다. 그 것 찍기 전에 로케 촬영을 했었는데 저도 찍으면서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구나 감탄했다. 강원도 산꼭대기 터널에서도 찍었다. 제주도 촬영도 대단했다. 이렇게 멋진 곳이 있다니. 드론으로 찍은 것을 보면서 다들 감탄했었다.”
- 블루스크린이나 CG작업에 대해서, 결과물을 본 소감은.
▶한효주: “영화를 찍으면서 궁금했던 것이 펭귄이다. 파란 볼링공 같은 것을 들고 찍었는데 저게 펭귄이라고? 저게 될까 걱정을 하면서도 궁금했다. 펭귄의 움직임이나 바다, 파도, 물 튕김 이런 걸 어떻게 보여줄지 기대가 되었다. 기술력이 대단하다. 대만족이다. 관객들은 어떻게 보실지 기대된다.”
- 영화 속 해적의 우두머리 ‘해랑’ 캐릭터를 어떻게 비주얼 측면에서 어떻게 보여주고 싶었는지.
▶한효주: “[캐리비언 해적] 전 시리즈를 보았다. 겹치거나 비슷한 이미지를 배제하려고 했다. 원래는 해랑의 의상 컨셉이 화이트 컬러였는데 ‘캐리비언 해적’에서 본 것 같아서 다른 느낌을 주려고 했다. 해랑의 성격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지금 영화에서 제일 많이 볼 수 있는 의상은 그런 식으로 픽스가 되었다. 비주얼적으로 의견을 많이 모았던 것 같다.”
- 드라마 '해피니스'의 새봄이 역할에 이어 이번엔 해적을 연기한다. 최근 연기 행보를 어떻게 보아야하는지.
▶한효주: “어떻게 하다 보니 새로운 길을 선택하게 되는 것 같다. 제 성격도 도전하는 것 좋아하고. 가본 길보다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을 좋아한다. 30대 나의 필모가 이렇게 쌓이는 게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사실, 아무리 분리를 시킨다하더라도 캐릭터가 나의 일상생활 속에 많이 영향을 준다. 이런 작품을 하면서 개인적으로도 강해진 느낌이 든다. 요즘 연기하는 것들이 마음에 든다. 앞으로 계속 이랬으면 좋겠다.”
- 해적 우두머리 단주로서 마음이 가장 많이 쓰였던 단원은 누구였나.
▶한효주: “(이)광수 오빠가 연기하는 막이. 막이는 굉장히 탐욕스럽고, 단주가 되고 싶어 하는 인물이다. 그런데 절대 미워할 수 없는 짠한 캐릭터이다. 광수 오빠가 연기를 정말 잘 해 주었다. 막이의 전사는 영화에 몇 컷 비친다. 어려서 혼자가 되어 바다에서 떠돌이 생활을 한 캐릭터를 연민이 가도록 연기했다.”
- 혹시 해랑과 한효주 배우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면.
▶한효주: “해랑 캐릭터를 연기해서 그런지, 아니면 원래 강했는지 모르겠다. 요즘 제가 좀 강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운동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내적으로 강인해진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남자 단원을 이끄는 그런 것은 없다. 캐릭터 때문인지 나이가 들어서인지는 모르겠다.”
- ‘미담제조기’ 강하늘 배우 연기해 보니.
▶한효주: “강하늘 배우는 뭐든지 열심히 한다. 안쓰러울 정도였다. 아파도 표현을 안 한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도 많고. 미담제조기로 워낙 유명하시잖아요. 실제로 진짜 그래요. 제가 답답할 정도로. 열심히 하고, 그것도 잘하더라고요. 이래서 좋은 배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 이광수 배우 캐릭터의 전사는 잘 서술 되었는데, 해랑의 전사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 구상했나.
▶한효주: “영화 보면 해랑의 전사가 궁금해질 것이다. 개인적으로 해랑의 전사를 생각했지만 궁금하게 내버려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관객들과 그 캐릭터를 상상할 수 있으니. 강하늘 배우의 대사 중에 ‘용왕의 딸이 뭍에 나오니~’라고 말한다. 용왕의 딸에서 파생이 된 것 같다. 어쨌든 바다에서 나고 자랐을 것 같다.”
- 강추위 속에서 수중 촬영을 했다는데.
▶한효주: “마이너스 25도였던 날이다. 제 눈을 의심할 정도였다. 진짜 추웠는데 머리에 물을 적시며 촬영을 하는데, 촬영 들어가기도 전에 얼기 시작했다. 살얼음이 머리에서 떨어졌다. 물 속에 들어가는 찍는 배우는 고생이 진짜 많았다. 아마 이번 작품을 하며 배우들 사이가 돈독해진 이유가 그런 것 같다. 너무 추우니 끌어안고 힘이 되어주었다. 폭설이 내린 적이 있다. 겨우 촬영장까지 갔고, 몇 시간 기다렸지만 결국 그날 촬영이 취소되었다. 짜증이 날만도 한데 그날 눈싸움을 하고 놀았다. 뭐가 재밌다고. 눈싸움 한판 거하게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 극중 해랑과 무치(강하늘)의 관계가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보는 것이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 중 하나이다. 언제부터 믿게 되는가.
▶한효주: “관객들이 그렇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둘 사이의 신뢰관계 형성이 언제부터인지는 잘 모르겠다. 큰 소리 치는 그에게 칼을 던져주고 보니 실제로 ‘고려제일검’의 실력을 펼쳐 놀라잖은가. 아마도 그 때 무치의 새로움을 보고 지켜보게 되는 것 같다.”
- 해적을 이끄는 해랑의 리더십에 대해.
▶한효주: “막이(이광수)가 단주가 된 뒤에 하는 대사가 있는데 ‘잘난 체하지 말고, 책임감 있게..’ 뭐 그런 대사가 있었다. 막이가 하는 것과는 정반대인 셈이다. 대본에는 있었는데 그 내레이션 편집에서 빠졌다. 무뚝뚝하지만 자기 사람을 단 한 명이라도 잃지 않으려는 책임감이 리더십 같다.”
- 수중촬영이 힘들었을 것 같다.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한효주: “수중촬영 신은 모두가 고생한다. 배우도, 스태프도, 카메라감독도. 하루 종일 물에 들어가 있어야한다. 조명도 물에서 작업해야하고. 와이어 단 채 연기하고, 찍는다. ‘컷’ 할 때마다 배우를 물 위로 끌어당겨야한다.”
- 극중에서 해랑이 엄청(!)난 요리 솜씨를 보여준다. 실제 요리 실력은 어느 정도인지, 잘하는 요리가 있다면?
▶한효주: “혼자 살다보니. 한번 사놓고 버리는 것이 아까워서 잘 안 해 먹게 된다. 그래도 한번 하면 맛있게 잘 해 먹는다. 간단한 집밥, 국 끓이고. 메인 요리는 생선 굽는다든지. 잘 해먹는 편이지만 심심하게 먹는 편이라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드실지는 모르겠다.”
- 한효주 배우는 '뷰티 인사이드'에서의 청순의 아이콘이 먼저 떠오른다. 그런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지.
▶한효주: “‘뷰티 인사이드’를 아직도 언급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사람들이 그 캐릭터를 아직도 좋아해주신다. 제 나이 또래, 그리고 20대에서도 계속 회자가 되는 스타일이다. 그런 캐릭터가 좋다. 그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
- 한지민 배우가 한효주는 워낙 액션을 잘하는 친구라 '해적'에서 잘할 것이라 말했다.
▶한효주: “지민 언니가 촬영 스케줄로 요즘 너무 바쁘다. 문자는 늘 하는 사이이다. 힘이 되어 주는 존재이다 같은 일을 하니까 이해도 더 많이 해 주시고, 나눌 이야기도 많다. 그런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에너지가 참 좋은 언니이다. (소속사) BH에서 만난 언니의 존재가 내겐 큰 힘이 된다. 이 회사에 와서 일하는 게 좋다. 인생 선배, 배우 선배니까 얼마나 큰 힘이 되겠어요.” (그리고 ‘히히히’에 가까운 ‘하하하’소리로 웃었다)
- '동이', '광해' 이후 오랜만의 사극인 셈이다. 사극이라 특별히 신경을 쓴 게 있다면?
▶한효주: “이번 작품이 사극이었나? 사극이라 생각 안하고 판타지 영화라고 생각하고 찍었다. 사극을 해보고 싶다. ‘동이’, ‘광해’할 때는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리워지는 게 있다. 사극 말투도. 지금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극에서만 쓸 수 있는 음악, 분위기가 그리워진다. 지금 한다면 더 잘할 수 수 있을 것 같다.”
- 미드 [트레드스톤] 액션과 이번 [해적] 찍을 때 액션 준비과정은 어땠나. 미국 시스템을 경험한 한국배우의 소감을 들어보고 싶다.
▶한효주: “[트레드스톤] 하면서 많이 배웠다. 본격적인 액션은 처음이어서 즐겁게 훈련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잘하고 싶은 마음에 더 열심히 운동을 했다. 오전에 스턴트 일정만 있으면 오후엔 따로 웨이트 훈련을 했다. 보여주는 근육이 필요해서. 미국에서 드라마 찍을 때는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하고, 점심 먹고 운동, 저녁 먹고 운동했다. 운동선수처럼. 처음 시작할 때 그런 훈련을 한 것이 도움이 되고, 지금도 잘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촬영방식은 미국이나 여기나 다르지 않다. 촬영현장은 어디서나 비슷하다. 배우 개개인의 열정과 노력이 있는 것이지 시스템적으로 현장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입김으로 훅 부는 장면은.
▶한효주: “애드립인 것 같다. 몇 번 하다 보니 제 캐릭터가 될 것 같았다. ‘언제 하면 좋을까’ ‘지금 하면 되겠다’ 그런 생각이 들면 그렇게 했다. 감으로.”
- 연기생활이 20년이 다 되어 간다. 한효주라는 삶에서 더하거나 빼고 싶은 게 있다면.
▶한효주: “정확하게 20주년은 아닌 것 같다. 꽤 오래 했네요. 순간에 집중하며 사는 사람 같다. 그렇게 집중하다보니 이렇게 시간이 흘렀다. 앞으로도 순간순간을 집중하며 살 것 같다. 후회할 것은 없는 것 같다. 열심히 하니까. 뭐든 더 넣거나 뺄 것 없이. 살아오면서 일로 후회하지는 않는다. 결과가 어땠든 하나하나 쌓여서 지금이 된 것 같다. 순간을 살고 싶어요. 멋진 말이죠?”
한효주, 강하늘, 이광수, 권상우, 채수빈, 오세훈, 김성오, 박지환 등이 출연하는 영화 [해적:도깨비 깃발]은 1월 26일 정식 개봉한다. 개봉에 앞서 서울 일부 극장에서 사전 로드쇼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