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아워 ⓒ㈜트리플픽쳐스 제공"이해는 못하겠지만, 전혀 상관없지 않을까요?"
인생에 있어 누군가의 가치관이 완전히 맞고, 또 다른 누군가의 가치관이 완전히 틀렸다고 판단할 수 없다. 인간이 저마다 다른 특성을 가지고 살듯 우리가 나아가는 가치관과 인생의 방향은 다채로울 수 밖에 없다. 영화 '해피 아워'는 이런 인간의 다양한 선택들이 만들어낸 마찰, 연민, 그리고 그에 대한 결과물을 향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시선이 담겨 있다.
영화 '해피 아워'(감독 하마구치 류스케)는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네 명의 친구가 저마다 말할 수 없는 사연들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나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모든 인간들이 다른 것처럼 저마다 다른 인생을 걸어왔던 네 여성이 자신들의 진정한 행복을 찾아나가게 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해피 아워 ⓒ㈜트리플픽쳐스 제공
작품은 네 주인공들이 오랜만에 만나 소풍을 즐기고 시어머니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며 다음 만날 약속을 위해 서로 스케줄을 맞추는 흔한 일상의 풍경으로 시작된다. 네 여성은 각자 저마다의 사연이 있으며 그 자리가 끝나고 돌아갈 현실이 있어 보인다.
처음 이야기가 공개되는 사쿠라코는 충실한 전업주부다. 시어머니와 남편, 그리고 아들까지 손수 밥을 차리고 집안일을 도맡아하며 전반적인 가정의 업무들을 처리한다. 퇴근한 남편과 나누는 무심한 대화는 건조하기 그지없다. 이외에도 연애 상대를 찾을 생각이 없이 싱글로 지내는 아카리, 바람을 피고 나서 애정이 없는 남편과 이혼을 생각하고 있는 준, 남편과의 표면적인 관계에 대해 공허함을 느끼는 후미 등 그들은 자신만의 싸움을 대면하고 있다.
해피 아워 ⓒ㈜트리플픽쳐스 제공
전혀 다른 입장에 있는 그들은 서로의 다른 가치관으로 인해 마찰을 일으키기도 하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닿는 말에 대한 가치관, 마음의 결정에 대한 가치관 등 그들은 여러 가지 부분에서 다른 인간들이다. 하지만 그 끝에서 그들은 서로를 이해한다.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무지한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법을 다같이 알아나간다.
하마구치 류스케만의 연출이 담긴 '해피 아워'는 촬영 배경이 특별하게 바뀌거나 화려한 촬영효과를 넣지 않아도 대사만으로 모든 신들을 채운다. 일상적으로 나누는 대화들, 어떻게 바람 피는 애인의 증거를 찾아냈는지, 서로의 직업에 대한 이야기들만으로도 관객들의 흥미를 이끌어낸다. 그리고 그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모습을 교차하며 카메라에 담아내며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들이 주인공들의 서사를 쉽게 파악하게 만든다.
해피 아워 ⓒ㈜트리플픽쳐스 제공
328분이라는, 다섯 시간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러닝타임임에도 이 작품에서 시선을 뗄 수 없는 이유는 인간이라면 가진 공허함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람은 살면서 끝없이 자신의 존재 가치를 탐구하고 이 세상에서 살아갈 이유를 갈구한다. 그러기에 '해피 아워'에 등장하는 신들의 곳곳에서 피어나는 공허함은 그 누구나 공감 가능한 감정이다.
더불어 이 작품에 등장하는 얼굴들은 우리와 닮아 있는 표정과 대화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다. 그들의 서사를 들여다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실제로 그 속에 들어가 대화를 섞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간 군상을 통해 또 다른 울림을 전하는 그야말로 하마구치 류스케 표 영화, 참으로 익숙하고 편안하다. 12월 9일 개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