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간 곳에 낙원은 없다'는 말이 떠올라 너무 애석할 뿐인 두 남자가 있다.
KBS 1TV '독립영화관'을 찾아오는 영화 '정말 먼 곳'(감독 박근영)은 자신만의 쉘터를 찾은 진우(강길우 분)에게 예상치 못한 방문자인 진우의 친구 현민(홍경 분)이 찾아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피를 나누지 않은 식구들끼리 살고 있는 진우의 일상에 연인인 현민의 방문은 예상치 못한 균열을 일으킨다. 진우의 쌍둥이 여동생 은영(이상희 분)이 찾아오며 그들의 사랑에도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진우가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은 편견을 가지게 되고 현민은 이곳을 떠나자 제안하지만 이미 자신만의 안식처를 찾았다고 생각했던 진우는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기가 힘들다.
영화 '정말 먼 곳'은 화천의 한 목장을 배경으로 고즈넉한 자연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을 이야기화한 작품이기도 하다.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 그리고 사람들의 멸시. 누구 하나 잘못한 것 아님에도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권리들을 참고 살아야만 하는 그들의 인생에는 자유 의지란 없다. 그저 숨고, 피하는 삶이 남아있을 뿐이다.
조그만 행복, 조그만 울타리만이 필요했을 그들의 삶에는 어떠한 세상이 과연 낙원이 될 수 있을까. 영화 '정말 먼 곳'은 정말 그 '정말 먼 곳'이 현재, 우리의 깊은 마음 속에 존재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한편, 배우 강길우와 홍경의 깊고 섬세한 연기,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과 박근영 감독의 훌륭한 연출이 담긴 영화 '정말 먼 곳'은 오늘 밤(29일) 12시 10분 KBS 1TV '독립영화관'을 통해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