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 스틸 ⓒ소니 픽쳐스 제공
베놈과 에디는 부부 상담이 절실하다. 그들의 티키타카가 점점 영화를 망치고 있는 것이 그 이유다.
영화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는 베놈과 파트너가 된 에디 브록(톰 하디 분)의 삶에 신문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연쇄살인범 클리터스 캐서디(우디 해럴슨 분)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살인 사건으로 교도소에 붙잡힌 클리터스는 자신을 만나달라고 에디에게 부탁한다. 기사거리를 찾고 있던 에디는 교도소를 찾아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사형을 앞둔 클리터스와 미스터리한 대화를 나누게 된다.
에디는 우연히 본 클리터스의 감옥 벽에 그려진 그림들을 토대로 클리터스가 입을 열지 않고 있던 시체들의 위치를 찾아내게 되고 클리터스의 사형이 앞당겨지게 만든다. 이에 클리터스는 분노하고 이후 둘의 악연은 이어져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숨을 건 혈투로 번지게 된다.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 스틸 ⓒ소니 픽쳐스 제공
영화의 멱살을 잡고 하드캐리하는 톰 하디와 우디 해럴슨의 존재는 가히 압도적이다. 어릴 때부터 죄책감 하나 없이 가족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을 살인한 연쇄살인범의 면모를 가감없이 드러내는 그는 그야말로 악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본편에 이어 속편에서도 베놈의 모습으로 활약하는 톰 하디는 혼잣말 연기신의 경지에 오른 모습이다.
하지만 에디와 클리터스 이외의 캐릭터들에 대한 활용도는 의문을 낳는다. 영화 '보니 앤 클라이드'(감독 아서 펜)를 연상하게 만드는 클리터스와 그의 소중한 연인 슈리크(나오미 해리스 분) 커플은 입체적인 인물들임에도 불구하고 시너지를 내지 못한다. 소리를 무기로 삼는 슈리크가 소리에 취약한 클리터스의 만남을 향한 기대도에 비해 흐지부지 마무리되는 듯한 결말은 실망감만을 남긴다.
더불어 대사의 맛에서도 부족한 부분이 드러난다. 사이가 나빠도 너무 나쁜 베놈과 에디의 사이로 인해 티키타카가 제대로 발현되지 않는다. 티격태격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대사들은 '아메리칸 조크'라고 받아들이기에도 벅찰 정도로 글로벌 '노잼'의 연발이다. 마블 특유의 유머를 기대하고 오는 관객들에겐 그야말로 아쉬운 신들이 아닐 수 없다.
관객들에게는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과연 '베놈' 3편이 나올 수 있을 것인가. 낙관적으로 3편이 나온다면 꼭 베놈과 에디가 화해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로 나오길 바란다. 쉴 틈 없이 싸우며 알맹이 없는 대사를 허공에 던지는 것을 보며 시간을 허비하느니 둘이서 잘 먹고 잘 사는 모습을 보는 편이 오히려 마음이 더 편할지도 모른다. 10월 13일 개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