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에 이어 김지훈 감독의 신작 [싱크홀]도 재난상황을 다룬 작품이다. 직장 상사 김성균은 10여년 만에 자기 집을 갖게 된다. 5층짜리 빌라. 직장동료들이 집들이 온날 빌라가 통째로 땅속으로 꺼져버린다. 무려 500미터 아래로. 미증유의 싱크홀이었다. 김혜준은 집들이에 온 회사 막내 은주를 연기한다. 추석 때 회사에서 ‘선물도 받지 못하는’ 인턴사원이란다. 김혜준은 넷플릭스 [킹덤]에서 계비를 연기한 해원 조씨 집안 사람이었다.
▷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은?
▶김혜준: “극장에 가기 어려운 시기에 개봉하게 되었다. 우선 감사한 마음이다. 시사회에서 처음 봤는데 시나리오에서 재밌게 봤었는데 영화로 구현된 게 신기하고 재밌었다.”
▷ 은주라는 캐릭터에 대해 소개하자면
▶김혜준: “은주는 그동안 해왔던 캐릭터 중에 가장 현실적이고 평범한 청춘의 모습이다. 또래를 연기한 것이기 때문에 사회생활의 고충, 의지를 은주를 통해 느꼈던 것 같다. 회사 생활을 해 본적이 없어서 영화 찍기 전에 제작사 쇼박스의 막내 인턴을 만나게 해달라 해서 밥도 먹고, 이야기를 해가며 실제 생활 고충을 많이 물어보았다.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다.“
▷ 은주는 어떤 사람일까.
▶김혜준: “은주는 뭔가 약간 부족한 것 같다. 뭔가 하나 빠진 것 같아 보이기도 할 정도이다. 학교에서는 똑부러지고 열심히 사는 친구였을 것 같다. 원대한 꿈을 가지고 회사에 들어오지만 처음부터 잘 나가지는 않잖은가. 진취적인 인물로 보이고 싶었다. 주어진 상황을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헤쳐 나가려고 하는 인물로 그리고 싶었다.”
▷ 여태 볼 수 없던 엄청난 재난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실제 어떻게 촬영이 되었는지.
▶김혜준: “세트가 생생했다. 그린 스크린으로 하는 크로마키 촬영은 없었다. 실제 싱크홀 상황 같은 세트를 만들어놓았다. 영화를 보았을 때 건물이 무너지는 장면을 보고 놀랐다. 영화 찍을 때는 우리는 내부에 있는 상황이니. 정말 놀랐다. 멋있고 신기했다.”
▷ 만약 내게도 저런 일이 벌어진다면?
▶김혜준: “저라면 가만히 구조를 기다릴 것 같다.”
▷ 극중에서 직장 선배인 이광수 배우와 티키타카를 펼친다. 현장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김혜준: “어려움 속에서 전우애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시나리오에 나온 것에 따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너무 과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노력했다. 영화를 찍으면서 항상 선배님과 함께 밥 먹고 대화 나누고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
▷ 기억에 남은 재난영화가 있는지.
▶김혜준: “제가 재난영화를 무서워한다. 숨이 막히고 쫄리는 기분을 느껴서 무서워한다. 좀비도 재난영화라면, 그냥 [킹덤]으로 하겠습니다.”
▷ 김성균 배우는 촬영이 힘들었다고 그런다. 김혜준 배우는 촬영을 하며 특별히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
▶김혜준: “성균 오빠는 분량도 많고 감정 씬이 많아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일상적이 드라마가 아니기에 육체적으로 힘들었을 것이다. 어느 현장에서보다 신경을 많이 써 주셨다. 다치지 않게, 물리치료사도 상주했다. 찬물에 들어갈 때는 따듯한 물도 준비해 두었다. 모든 촬영장이 힘들겠지만 바로바로 회복하게 해 주었다.”
▷ 코믹 연기가 은근히 자연스럽다. SNL에서 연기했던 게 도움이 된 것 같은가.
▶김혜준: “술 취한 연기는 너무 어려웠다. SNL에 출연했을 때는 코미디의 끝판왕 선배와 연기를 했기에 항상 나는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정말 선배연기가 재밌었다. 많이 배울 수 있는 경험이었다. 이번 영화에서 자연스럽게 봐주셨다니 감사드린다.”
▷ [킹덤] 질문. 혹시 계비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1도 없는지. 혹시 작가님에게 프리퀄이나 스핀오프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지.
▶김혜준: “저도 누구보다 살아나고 싶은데 그 뒤 어떻게 되는지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최근 작가님 인터뷰를 보니 계비의 전사, 계비의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더라.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출연했으면 좋겠습니다.”
▷ ‘싱크홀’은 사는 집에 대한 이야기이다. 김혜준이 생각하는 집이란.
▶김혜준: “어떤 집이 좋은 집일까 생각했었다. 크다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제가 얼마나 안정감을 느끼고 느긋하게 편히 쉴 수 있는 집이어야 할 것 같다.”
▷ 김혜준 배우는 웹드라마, TV드라마, 영화, 넷플릭스 다 경험해 보셨다. 김지훈 감독의 연출 스타일은 어땠나.
▶김혜준: “굉장히 정확하게 디렉팅을 해주신다. 연출하고 싶은 연기, 장면, 그림들이 정확했다. 배우로서 생각한 것과 다른 것이 있었지만 감독님이 그 때마다 정확하게, 설득력이 있게 설명해 주셨다. 감독님이 그리신 대로 연기를 한 것 같다.”
▷ 차기작인 영화 [너와 나의 계절]과 드라마 [구경이]를 좀 소개한다면.
▶김혜준: “영화 [너와 나의 계절]은 김현식과 유재하 이야기이다. 저는 가수 유재하의 친구 역할로 잠깐 나오게 될 것 같다. 드라마 [구경이]는 잘 꾸며진 죽음을 파헤치는 보험조사관 이야기이다. 미스터리한 여대생 K를 연기한다. 이영애 선배님과 연기를 하게 되어 너무 설렌다.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충분히 즐기고 싶다. 현장에서 너무너무 배려해주셔서 행복하게 촬영하고 있다.”
▷ 앞으로 어떤 장르나 역할에 더욱 도전해보고 싶은지.
▶김혜준: “아직 해보지 못한 장르가 많다. 이번에 [싱크홀]을 통해 아주 잠깐 액션을 해봤는데 그 짜릿한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 액션 하고 싶다. 로맨틱 코미디도 안 해 봤기에 해보고 싶다.”
▷ 부모님에 연기하는 것을 반대하셨다고 했는데, 요즘은 어떤가.
▶김혜준: “요즘은 그렇지 않다. 티는 안내시지만 저에 대한 기사 찾아보시는 것 같다. 함께 연기한 선배님 것까지 찾아보신다. 응원해 주신다.”
극중에서 회사 장면이 잠깐 나온다. 김혜준은 정수기 물통 교체를 도와주지 않는 김 대리(이광수)에게 몰래 욕을 하고는 새 물통을 교체한다. 그 장면에 대해 물어보았다. “들기는 드는데 번쩍 들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무겁던데요.”란다.
“제가 사실 마냥 긍정적이진 않다. 걱정이 많은 편이다. 그런 상황에서 긍정적인 척이라도 하려 하는 것들이 제 자존감을 높이고, 상처 난 멘탈을 회복하는 과정인 것 같다. 연기를 그저 마냥 신나서 하고 그런 게 아니다. 책임의식을 가지고, 보시는 분들에게 공감을 더 드리기 위해 그 정도 부담감은 가지고 가야할 것 같다.”고 말하는 김혜준은 “[싱크홀]의 재밌는 에너지를 조금이라도 느껴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고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김혜준이 차승원, 김성균, 이광수,남다름 등과 출연하는 영화 [싱크홀]은 8월 11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