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6월 25일 발발한 한국전쟁은 한 마디로 비극, 그 자체였다. 최전선에서는 남쪽의 국군과 북쪽의 인민군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죽고 죽였다. 총알이 떨어지면 기다란 검을 꽂아 서로를 찔러 죽였다. 전쟁의 신은 눈이 없었던지 민간인도, 아이들도 그 비극을 비켜가지 못했다. 전방에서 죽고 죽이는 동안, 시골마을에선 적에게 부역했던 마을사람을 때려죽인다. 사방천지에 고아들이 늘렸고, 군 부대 주변엔 전쟁물자를 빼돌리는 패거리가 늘렸다. 인성이 바닥에 떨어진 그 때, 그 곳에 임시완이 있었다. 전쟁고아들을 모아 어린이합창단을 만들어, “오빠생각”과 “고향의 봄”을 부르게 한다. 전쟁의 포성 속에 사랑과 평화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
영화 ‘오빠생각’은 너무나 비현실적인 전쟁의 공포 속에서 피어난 한 떨기 꽃과 같은 내용이다. 어제(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오빠생각’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124분의 감동의 드라마가 끝나자 극장 안은 숙연해지기까지 했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6.25의 비극과 전쟁의 참상, 그리고 인성의 문제를 생각하게끔 만든 영화였다.
영화 <오빠생각>은 한국전쟁 당시 실존했던 어린이합창단을 모티브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전쟁터 한가운데서 시작된 작은 노래의 위대한 기적을 그린 감동대작이다. <완득이>와 <우아한 거짓말>을 연출했던 이한 감독이 다시 한 번, 사람의 이야기를 건넨다. 그것도, 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내던져진 인간의 이야기를.
이한 감독은 "임시완 씨의 눈빛을 봤을 때 무엇을 생각하는지 궁금했고,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오빠생각> 첫 합창 연습에서 멀리 있는데도 임시완 씨가 아이들을 쳐다보는 눈빛이 제 눈에 딱 들어왔다"며 임시완을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임시완은 전쟁 한가운데 희망을 잃지 않고 어린이 합창단을 이끄는 군인 한상렬 소위를 연기한다. “한상렬은 냉철하면서도 아이들의 순수함을 지켜주고 싶어 하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나설 줄 안다. 그의 어른스러운 모습이 저한테는 완벽한 사람으로 다가왔다”며 자신의 캐릭터를 소개했다.
영화 '변호인'과 드라마 '미생'으로 아이돌 가수에서 탄탄한 연기돌로 입지를 굳힌 임시완은 "항상 작품을 할 때마다 전 작품과 비교해서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연기를 하려고 노력한다. <변호인> 때는 진우의 정서에 입각해서 생각했고, 이번에는 ‘한상렬의 정서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며 연기했다."고 연기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영화에서 ‘전쟁당시 가장 현실적인 악당’인 빈민촌 대장 ‘갈고리’ 역을 맡은 이희준은 “처음 대본을 보자마자 가장 처음 떠오른 영감은 쓰레기통을 뒤지는 고양이의 눈이었다. 감독님께 그 고양이의 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제 눈이 워낙 타고난 선한 눈이라 이것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며 “전쟁이 사람을 어떻게 변하게 하는지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하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희준은 임시완과 싸움을 하는 장면을 찍을 때의 아찔했던 순간을 이야기했다. "제가 임시완의 목을 세게 죄는 장면이 있었다. 사전에 서로 약속한 신호가 있었는데 워낙 세게 죄어 임시완이 순간 기절했다. 제가 잘못했었다."며 거듭 미안함을 표시했고, 이에 대해 이한 감독과 임시완은 서로 "내가 과욕을 부렸었다. 내 잘못이었다. 요령이 없었다"고 말했다.
‘오빠생각’의 진짜 주인공은 극중 남매 정준원과 이레였다. 전쟁이 얼마나 비인간적인지, 전쟁이 얼마나 비극적인지를 보여준다. 아역배우 정준원은 “제가 지켜본 (동생 역) 이레양은 때론 굉장히 용감하고 촬영을 할 때에는 누구보다 진지하게 임하고 진실하게 연기를 하는 친구였던 것 같다”며, “한국전쟁 당시 배경에 대한 자료를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한국전쟁을 겪으신 외할머니께 어떠한 상황이었는지 물어보기도 했다”며 어른스런 대답을 하기도. ‘순이’ 역을 맡아 눈물을 흘리게 한 이레는 “현장에서 오빠가 극중 동구오빠처럼 잘 챙겨주고 저를 우선으로 생각해줘서 함께 잘 찍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한 감독은 “아역 배우들에게 디테일하게 설명하기보다 상황과 감정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순수하고 자연스럽게 리액션이 나온다. 두 아역배우가 정말 잘해줬다”고 평가했다.
영화 '오빠생각'에는 '오빠생각', '고향의 봄' '나물 캐는 처녀' 등 우리 동요와 '즐거운 나의 집' '목장길 따라'('친구와 함께'로 편곡) 등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이와 관련하여 이한 감독은 "선곡 기준은 고증에 잘 맞아야 된다는 것, 어른들의 귀가 아닌 아이들이 부르고 들을 때 좋고 재미있는 노래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나물캐는 처녀’를 굉장히 좋아한다."
임시완은 “이 영화의 순수한 마음이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고아성은 "추운 겨울, 따뜻한 영화로 다가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이희준은 "서로 배려하며 즐겁고 뜨겁게 찍었다. 이 뜨거움이 관객들에게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며 ‘오빠생각’을 권했다.
한국전쟁 당시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브로 한 감동의 드라마 <오빠생각>은 2016년 1월 21일, 관객들을 찾을 예정이다.
오빠생각 (2016년 1월 21일 개봉예정/12세관람가)
감독: 이한
출연: 임시완, 고아성, 이희준, 이준혁, 정준원, 이레, 탕준상
제작:조이래빗 제공/배급: NEW 홍보:퍼스트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