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균 감독의 JK필름이 내놓은 ‘히말라야’는 전 세계가 ‘스타워즈’에 열광할 때 정면 승부를 걸어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과잉 감성이라는 비판과 실화가 주는 숭고한 휴머니즘이라는 찬사가 엇갈리지만,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만큼은 확실하다. 영화는 대한민국 대표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박무택 대원의 실화를 바탕으로, 기록보다 뜨거웠던 동료애를 다룬다.
현대 등반이 상업화와 이벤트로 변질되었다는 시각도 있지만, 이 영화가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산이 아닌 ‘인간’의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황정민은 엄홍길 대장의 고뇌와 고집, 그리고 산으로 향할 수밖에 없는 산악인의 심정을 완벽하게 재현한다. 성공한 리더의 철학을 설파하는 대신, 춥고 고통스러운 눈 덮인 고산에서의 일거수일투족을 통해 관객에게 진정성을 전달한다.
특히 박무택이 고립되었을 때 죽음을 예견하면서도 텐트 밖을 나선 박정복의 존재는 강렬한 울림을 준다.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동료의 마지막을 지키려는 그 숭고한 희생은 휴머니즘이 치러야 할 값비싼 대가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이는 자연스럽게 세월호를 연상시키며, 죽은 자를 거두기 위해 사지로 뛰어든 산 자들의 멍에를 목격하게 한다.
영화 속 ‘휴먼원정대’는 결국 박무택을 데려오지 못한다. 하지만 그 절망의 순간을 거치며 내린 ‘적절한 포기’의 결단은 오히려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든다. 산 자의 도리를 다하기 위해 끝까지 발버둥 쳤던 그들의 진정성은 결단의 시점에서 완성된다. 히말라야의 차가운 설산 아래 잠든 수많은 산악인의 사연이 영화적 감동을 넘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