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히말라야 최정상 에베레스트산 등정 후 하산하다 조난당해 숨진 산악인 박무택. 박무택은 설산고봉 8750미터 지점, 차가운 바람과 흩뿌리는 강설 속에 파묻혔다. 1년의 세월이 흐른 뒤, 그의 산악 선배이자 동료였던 엄홍길은 휴먼원정대를 꾸려 다시 그 산을 찾아 박무택의 시신을 수습한다. 바로, 그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국제시장’ 등 흥행작품을 발표해온 윤제균 감독의 ‘JK필름’이 만든 산악영화이다.
지난 7일(월) 오후, 서울 CGV왕십리에서는 이석훈 감독과 황정민, 정우, 조성하, 김인권 등 출연배우들이 참석한 가운데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히말라야’는 125분에 걸쳐 히말라야와 한국의 북한산 등을 보여준다. 한국에서의 고된 등반훈련과정과 에베레스트 악천후 속에서의 등반과정이 계속 이어지면서 뜨거운 산사나이 (그리고 라미란을 포함한 산악인)의 가슴 울컥해지는 우정과 약속의 뜨거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날 기자간담회 첫 질문은 엄홍길 대장의 원정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에 대해 이석훈 감독은 “예민한 문제라서 물어보지는 못했다.”면서 “시나리오로 각색하며 내린 생각은 박무택 대원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이상 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엄홍길 대장님께는 히말라야 16좌에 오르는 도전보다 더욱 중요한 일이 휴먼원정대의 여정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한국 영화사상 전례 없는 산악영화를 찍기 네팔 히말라야, 프랑스 몽블랑 현지 로케이션 촬영 등 험난한 도전을 시도한 이 감독은 “영화를 준비하며 많은 산악인을 만났는데 지금까지 제대로 된 산악영화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그래서 관객분의 사랑과 함께 꼭 산악인분들께 만족스러운 영화가 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영화를 위해 히말라야 8,000m 이상 12좌를 등반한 전문산악인을 슈퍼바이저로 참여시켰다고 밝혔다.
엄홍길 대장 역을 맡은 황정민은 “어느새 현장에서 선배가 되고 리더 역할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외로운 순간들이 많아졌다. 엄홍길 대장이 산에서 느꼈을 외로움이 나의 감정과도 닮아있다고 생각했고, 그를 이해하면서 연기에 몰입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실존인물, 그리고, 지금은 히말라야 어느 눈밭 돌무덤에서 영혼의 안식처를 얻은 박무택 역을 맡은 정우는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는 대자연 속에서 감행했던 촬영이 힘들 때도 많았지만, 감독님과 선배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쎄시봉’에 이어 남자의 이야기에 출연한 소감에 대해 “나에게 잘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던 로맨틱 코미디, 멜로 장르로 생각지도 못하게 분에 넘치는 큰 사랑을 받았다. 이전에 ‘바람’ 등의 작품으로 거칠고 강한 인물을 맡기도 했는데 가끔 그립기도 했다. 이번 ‘히말라야’의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었었다. 남성 관객들에게 그저 도와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등반대원의 든든한 후원자 역이었던 이동규 역의 조성하는 “세상을 살면서 아버지, 남편, 연인, 혹은 동료로서 누군가를 지켜주지 못할 때가 가장 가슴 아픈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속에서 목숨을 잃은 동료들을 위해 헌신하는 원정대의 모습이 감동을 안겨주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영화를 보고나면 ‘박무택’과 ‘엄홍길’ 말고 또 다른 산악인을 생각하게 된다. 박정복이란 인물이다. 악천후와 산소결핍, 저온 등 극도의 악조건 속에 박무택을 구하기 위해 그 산에 올라간 유일한 인물, 그리고 함께 동사(凍死)한 산악인이다. 박정복을 연기한 김인권은 “그 분의 행동을 영화 속에 그대로 담아냈고, 그의 위대한 등반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박정복은 나중에 해외원정대가 정재헌과 나란히 산길에 쪼그려 앉아있는 모습을 보았고, 그 이후에는 눈에 덮여 시신을 찾지 못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석훈 감독은 "누군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살아있는 사람도 아닌 시신을 찾기 위해, 저 먼 이국 땅까지 가서 고생하는 모습에 눈물을 흘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영화를 통해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잊고 살아온 우정, 동료애 같은 가치의 소중함을 관객 분들이 생각하실 수 있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에서 정유미는 박무택(정우)의 아내로, 유선은 엄홍길 대장(★황정민★)의 아내로 특별출연한다.
‘댄싱퀸’과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등 흥행영화를 만든 이석훈 감독의 산악영화 ‘히말라야’는 오는 16일(수) 개봉한다. 이날은 최민식이 주연을 맡은 또 다른 흥행기대작 ‘대호’도 개봉한다. 17일 개봉하는 ‘스타워즈:깨어난 포스’, 그리고 현재 흥행에 탄력이 붙은 이병헌 주연의 ‘내부자들’과 함께 뜨거운 흥행싸움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히말라야 (2015년 12월 16일 개봉)
감독: 이석훈
출연: 황정민, 정우, 조성하, 김인권, 라미란, 김원해, 이해영, 전배수 그리고 정유미(특별출연), 유선(특별출연)
제작: JK필름 공동제작: CJ 엔터테인먼트 제공/배급: CJ 엔터테인먼트 홍보: 흥미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