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건축학개론’ 한 편으로 ‘국민첫사랑’의 아이콘이 된 걸그룹 미쓰에이의 수지(배수지)가 두 번째 영화에서 다시 한 번 대체불가의 상큼한 매력을 선보인다. 어제(18일), 서울 CGV왕십리에서는 ‘영화배우’ 배수지의 두 번 째 영화 ‘도리화가’의 기자시사회가 열렸다.
‘도리화가’는 1860년대의 조선의 모습을 보여준다. 당시 조선은 ‘젊은’ 흥선대원군(김남길)이 초야를 돌며 민가의 풍류소리나 들으며 생을 도모할 때였고, 소리꾼 신재효(류승룡)는 조선최초의 판소리학당 동리정사를 열어 소리꾼을 키우고 있을 때였다. 어릴 적 어미 손에 의해 기생집 부엌데기 신세가 된 소녀 진채선(배수지)은 동리정사를 기웃거리던 신재효의 구성진 소리가락에 매료되어 그 노래를 배우고 싶어 한다. 하지만, 당시에 여자는 판소리를 할 수 없었다. “어디 감히 아녀자가!” 하지만 소리를 하고 싶어 안달이 난 채선은 남장을 하고 소동 끝에 동리정사 무리에 낀다. 이들이 한양으로 올라가 흥선대원군이 개최한 낙성연에 참가하여 마침내 한 곡조를 뽑을 절호의 기회를 갖게 되는데. “얼쑤~”
영화 상영이 끝난 뒤 이종필 감독과 주연배우 류승룡, 배수지, 송새벽, 이동휘, 안재홍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실존인물 신재효 역을 맡은 류승룡은 “거칠게 표현하거나 많은 대사를 하지 않고 소리를 지르지 않아도 침묵의 언어 같은 것들이 파장과 여운이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한테는 또 하나의 도전이었다”고 연기 소감을 밝혔다. 제자로 받아들인 배수지를 바라보는 시선(감정)의 변화에 대해서는 “영화에 나오는 말이다. ‘향기 없는 꽃을 어떻게 옆에 두겠느냐. 소리는 향기다’ 나중에 (채선이) 소리를 깨우쳤을 때 같은 동질감의 소울메이트 같은 느낌, 금기를 깨뜨린 동지 같은 느낌이 더 강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연기했다.”며 미묘한 심정을 에둘러 표현했다.
배수지는 이번 영화를 위해 판소리를 오래 배웠다고 밝혔다. “판소리를 배운 기간은 1년 정도 된다. 선생님을 만나 배우고, 녹음해서 줄곧 들었다. 그렇게 하니 잘 익혀지고, 부족한 점도 알겠더라. 물론 선생님 발끝도 못 따라가겠지만, 노력하다보니 부족하지만 조금씩 는것 같다.”고 말했다.
송새벽은 동리정사의 소리선생 김세종 역으로 출연한다. 이 사람 역시 조선 후기의 대표적 명창이었던 실존인물. 영화 후반부 낙성연 장면에서 수지가 춘향가 한 대목을 뽑을 때 변학도의 인상적인 대사 한 마디, “수청을 들라”라는 대사를 내던진다. 이에 대해 “이 영화에서 웃음을 담당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정색을 하면서 “영화 ‘방자전’을 보신 분들에겐 이번 장면이 의도치 않은 재미가 될 수 있겠지만 이건 그냥 ‘도리화가’ 속 김세종 역할의 한 장면일 뿐이다.”고 덧붙였다. 이종필 감독은 “송새벽 배우의 별명이 송새북이었을만큼 정말 열심히 연습하더라.”며, “방금 말한 그 장면은 원래 없던 장면이었는데 ‘방자전’을 패러디하는데 그치지 않고 송새벽에 대한 오마주였다”고 말했다.
실존인물의 이야기에 살을 붙인 드라마를 찍어낸 이종필 감독은 “신재효 선생님과 조선 최초의 여류소리꾼 진채선, 그리고 김세종 명창들의 이야기는 역사적 기록은 얼마 남아있지 않다. 그 희박한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이들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라는 궁금증으로 영화를 찍고자 했던 것 같다”며 연출의도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류승룡은 “청명한 가을하늘 날 수묵화 같은, 찬바람 불 때 따뜻함을 줄 수 있는 영화, 희로애락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영화이다. 그 시대는 아팠지만, 백성의 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희망의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수지는 “따뜻하고 애틋하고 뜨거운 영화다. 가족들,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요즘 날씨와 정말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며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고 덧붙였다.
수지가 예쁘다는 사실, “쑥대머리 귀신형용~” 판소리가 심금을 울린다는 사실, 그 시절에도 사람이 살았고, 아직 발굴하지 않은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영화 ‘도리화가’는 11월 25일 개봉된다.
도리화가(桃李花歌) (2015년 11월 25일 개봉/12세이상관람가)
감독: 이종필
출연: 류승룡, 배수지, 송새벽, 이동휘, 안재홍, 김남길
제작: 영화사담담, 어바웃필름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홍보: 퍼스트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