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찬리에 상영 중인 ‘베테랑’을 만든 제작사 ‘외유내강’은 류승완 감독과 강혜정 대표 부부의 이름에서 따온 조합이다. 충무로의 액션사를 새로 쓰고 있는 이 부부의 행보는 그 자체로 한 편의 영화 같다. 류승완 감독은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통해 평단의 환호 속에 등장한 이후, 성룡식 아크로바틱 액션과 정두홍 무술감독의 거친 리얼리즘을 결합해 자신만의 독보적인 인장을 새겨왔다.
‘베테랑’은 광역수사대 형사들이 법 위에 군림하는 안하무인 재벌 3세를 화끈하게 응징하는 과정을 담았다. 영화 속 재벌 3세는 특권의식에 찌들어 ‘노블리스 오블리제’ 따위는 쓰레기통에 처박은 절대 악으로 묘사된다. 류 감독은 신문 사회면이나 시사 프로그램에서 볼 법한 악인들의 사례를 촘촘히 엮어냈고, 배우 유아인은 이 섬뜩한 악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관객의 분노 게이지를 끌어올린다.
황정민이 연기한 서도철 형사는 적당한 비리는 눈감아줄지언정, ‘가오’가 몸을 지배하는 의협심만큼은 잃지 않은 인물이다. 그가 이끄는 광수대 팀원들이 고생하면 할수록 관객의 몰입도는 높아지고, 마침내 악당을 두들겨 팰 때 느껴지는 카타르시스는 극에 달한다. 전작인 ‘부당거래’가 뒤틀린 권력의 역학관계를 다룬 ‘나쁜 베테랑’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정의의 승리를 보여주는 ‘착한 부당거래’라 할 만하다.
류승완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할리우드의 ‘리셀 웨폰’ 같은 경쾌하고도 묵직한 액션 시리즈를 꿈꿨다고 한다. 대한민국에 악당이 사라지지 않는 한, 충무로의 의협심 강한 감독과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원하는 관객의 만남은 계속될 것이다. ‘외유내강’이 보여줄 다음 액션의 지평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