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에 불과했던 강남이 욕망의 대상으로 들끓기 시작한 1970년에 주목한 사람이 있다. ‘말죽거리 잔혹사’(04)와 ‘비열한 거리’(06)로 통해 인간의 욕망을 꾸준히 파헤친 유하 감독이다. 그가 이민호와 김래원이라는 멋진 두 남자 배우를 캐스팅하여 ‘강남 1970’을 완성했다. 이른바 '유하감독의 거리 3부작‘의 완결편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어제(13일) 서울 왕십리CGV에서는 유하 감독과 이민호, 김래원, 정진영, 김설현 등 출연배우들이 참석한 가운데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강남1970’은 제목처럼 1970년대 서울, 개발이 시작되던 강남땅을 둘러싼 두 남자의 욕망과 의리, 배신을 그린 작품이다.
유하 감독은 ‘강남 1970’ 속 폭력 묘사에 대해 “거리 3부작이자 폭력 3부작의 완결편이라 강도가 셌다. 70년대가 굉장히 폭력적이었고 그걸 배우들에 투영해서 찍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 속 진흙탕 액션 같은 경우, 땅에 대한 집착과 욕망을 붉은 황토에 빗대어 핏물과 황토가 뒤섞인 ‘비루한 것들의 카니발’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강렬했던 액션 신에 대한 연출의도를 밝혔다.
이번 영화를 통해 첫 스크린 주연을 맡은 이민호는 “누구에게나 폭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강남 1970>을 통해 처음으로 내 안의 폭력적이고 잔인한 것들을 꺼내볼 수 있었다. 나도 몰랐던 폭력성과 눈빛을 느꼈다”라고 <강남 1970>을 통해 보여준 거친 모습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또한 자신이 맡은 종대의 욕망에 대해 “이유 없는 욕망은 아니었기에 오히려 공감하기 쉬웠다. 친 가족은 아니지만 새롭게 꾸린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했던 감정을 표현하려 했다”며 캐릭터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주기도 했다.
더 높은 자리를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캐릭터 ‘백용기’를 연기한 김래원은 “처음에 시나리오를 봤을 때, ‘백용기’라는 인물이 너무 악하기만 한 것 같았다. 그러나 ‘그 안에는 조금 인간적인 아픔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신이 그려낸 ‘백용기’에 대한 인상을 밝혔다. 이어 “캐릭터의 정신적인 고뇌를 연기하고자 열심히 했는데 영화에 잘 표현됐는지 관객들의 답이 궁금하다”며 관객의 반응에 관심을 보였다.
‘국제시장’에 이어 또 다시 아버지 역을 맡은 것에 대한 질문에 정진영은 “온 인류의 반은 아버지거나 아버지가 될 사람들”이라고 운을 뗀 뒤, “‘국제시장’과 부성이라는 코드는 같지만 처한 위치와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전혀 다른 사람으로 연기했다. 내 나름대로는 흡족하다”라고 말했다.
‘말죽거리 잔혹사’의 한가인, ‘비열한 거리’의 이보영을 잇는 새로운 얼굴도 관심을 받았다. 걸그룹 AOA의 멤버 설현(김설현)이다. “스크린 속 내 모습이 아직 실감이 안 난다. 하지만 첫 영화를 잘 마친 것 같아 기쁘다. 현장에서 배우와 감독님, 스태프 전부가 긴장을 풀 수 있도록 도와주신 덕분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민호와 김래원의 만남, 정진영, 김설현, 유승목, 김지수 등 조연진의 호연으로 기대를 모으는 <강남 1970>은 1월 2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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