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기담’이라는 독특한 공포영화를 만들었던 정범식 감독이 이번에는 스타일을 완전히 바꾼 섹시한 코미디 ‘워킹걸’로 돌아왔다. 지난 26일(금) 오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는 정범식 감독과 주연배우 조여정, 클라라, 김태우가 참석한 가운데 ‘워킹걸’의 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영화는 내년 1월 8일 개봉될 예정이다. 물론,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워킹걸’은 직장생활에 올인하느라 이혼위기에 몰린 커리어우먼 조여정과, 이론(?)에는 해박한데 실제 연애는 잘 못하는 클라라가 의기투합하여 ‘사업과 연애’를 완벽하게 조화시킨다는 내용의 코미디이다. 문제는 이들 두 핫한 여자가 펼치는 사업이 한국적 정서에서는 음지의 비즈니스라고 해야 할 성인샵. 영화에서는 각종 성인용 장난감과 상황이 펼치는 코믹한 장면이 속출한다.
시종 폭소가 터지는 가운데 진행된 시사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범식 감독은 “1년 동안 매달려 완성된 작품이다. 모든 것은 배우들의 노력과 활약의 결과물이다”라고 말했다.
‘후궁:제왕의 첩’과 ‘인간중독’의 이미지가 남아있는 조여정은 이번 작품에서 가장 헌신적인 연기를 펼친다. “'워킹걸'에 애정을 많이 두는 이유 중 하나는 여배우들이 할 수 있는 영화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여자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제일 듣기 좋은 말은 클라라와 '여-여 케미'가 폭발한다는 말이다”고 밝혔다.
조여정은 가장 인상에 남는 장면은 축구장씬이라고 말했다. “무엇에 씐 듯한 액션을 연기해야하는 장면인데 연기하면서도 웃겼다.”고 말한다.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서 맥 라이언이 레스토랑에서 펼친 코믹장면을 능가하는 장면으로 시사회장에서 가장 큰 웃음이 나온 장면이기도 하다.
‘레깅스 패션 시구’로 섹시아이콘으로 떠올랐던 클라라는 “'워킹걸'의 ‘난희’ 역을 연기하면서 더 순수하고 더 개방적인 모습을 끌어내려고 노력했다. 자유롭게 연기하고 싶었다. 매 씬마다 감독님과 의논하며 난희 역을 소화했다. 즐거운 연기 경험이었다.“고 영화데뷔 소감을 밝혔다.
고경표와의 러브씬에 대해서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다가가서 유혹해야 상대방이 나의 매력에 빠질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난희의 순수하고 자유로운 모습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려고 노력했다. 아직 배울 점이 많은데 조여정 선배가 많이 도와주었다.”고 말했다.
워커홀릭 조여정을 아내로 출연하는 김태우는 “남녀를 떠나 영화 자체가 굉장히 유쾌하면서도 짠한 감동이 있다. 그리고 두 여배우의 화려한 연기, 외모, 볼거리들이 기대 이상으로 남자관객을 충족시켜줄 것이다. 그런 예상을 안 하고 들어온 여자관객들은 저의 매력에 푹 빠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 초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클라라의 연기열정에 대해 과도하게 설명을 붙여 논란을 일으켰던 정범식 감독은 이날 기자간담회 내내 조심스런 모습을 보여주었다. 반면 클라라는 기자간담회 내내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환한 웃음을 보이며 감독과 배우들에 대한 무한신뢰를 이야기했다.
영화 ‘워킹걸’은 시종 웃음이 터지는 코미디물이지만 웬만한 연인사이가 아니라면 극장에서 보기엔 조금 민망할 수도 있는 코미디이다. 특히 감독의 캐릭터 작명법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 어쨌든 새로운 코미디 ‘워킹걸’은 1월 8일 관객을 찾아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