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양원 목사를 다시 한 번 만난다. 작년 12월, KBS 성탄특집 다큐멘터리로 방송되어 많은 감동을 전해주었던 '죽음보다 강한 사랑, 손양원'이 극장판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으로 만들어져 오는 20일 개봉한다. 손양원 목사는 한센 환자의 아버지로 불리며 사랑과 헌신의 삶을 산 이 시대의 진정한 성자였다. 어제 서울 중구 서울극장에서는 많은 교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 영화(다큐멘터리)의 기자시사회가 열렸다.
1902년 경상남도 함안에서 태어난 손 목사는 신학교에서 공부를 마친 뒤 한센병 환자들이 모여 사는 전라남도 여수 애양원에 부임했다. 손 목사는 이곳에 있을 때 피고름이 흐르는 나환자들의 상처부위를 직접 입으로 빠는 등 사랑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헌신한다. 일제시대 말기에 신사참배 반대운동으로 5년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광복 후에는 이곳을 휩쓴 여순사건의 광풍으로 두 아들을 잃기도 했다. 더 놀라운 것은 손 목사는 자신의 두 아들을 죽인 청년을 자신의 양자로 삼아 사랑을 실천한 것이다. 성자 손양원 목사는 한국전쟁 중인 1950년 인민군에 체포돼 처형당하였다.
극장판으로 부활한 다큐멘터리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은 손양원 목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을 증언을 통해 그가 살았던 세상과 그가 필요한 세상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배우 이광기, 강석우, 최강희가 내레이션 작업에 참여하여 손 목사의 영혼을 감동적으로 불려낸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 연출을 맡은 권혁만 PD와 내레이션 작업에 동참한 강석우, 이광기, 그리고 스토리텔러 역할을 한 ‘연탄길’의 작가 이철환이 참석한 가운데 작품과 손양원 목사에 대한 뒷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TV다큐에 이어 극장판 연출을 맡은 권혁만 피디는 “"이 영화는 수익을 목적으로 한 상업영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예술영화도 아니고, 종교영화도 아니다.”고 말문을 열었다. “손양원 목사라는 세계적인 성자의 숨겨진 모습을 통해 지금 이 시대,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사랑과 용서와 구원을 전하고자 만들었다. 이 영화를 통해 위로받고, 상처 입은 사람이 치유받기를, 그리고 새로운 소망과 용기를 얻는 영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연출의 변을 대신했다.
권 목사는 TV버전과 달라진 것에 대해 “성탄특집으로 만든 방송은 48분이다. 방송이 나가고 나면 잊어버리는 것이 아쉬웠다. 손 목사님의 위대한 삶을 더 자세히 알리고 싶었다. 영화를 만들면서 새로운 사실과 목격자를 많이 만났다. 방송 분량보다 2배를 더 취재한 셈이다. 특별히 가해자 안재선 씨의 아들 안경선 목사 이야기를 추가하였다. 그 분의 이야기를 통해 용서의 의미가 무엇인지, 완전한 용서는 사랑에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날 시사회장에는 안경선 목사가 직접 참석하여 손양원 목사님의 위대한 사랑에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밝혔다.
영화에서 안경선 목사의 내레이션을 맡은 강석우는 “손양원 목사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고 다큐를 만든다는 이야기도 알고 있었다. 내레이션을 부탁하기에 기꺼이 동참했다.”고 말문을 열더니 속 깊은 이야기를 쏟아냈다. “이 다큐에는 손 목사님과 한센인 이야기지만, 영화를 보고나서는 오늘날 크리스천의 자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회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는 요즘의 교회. 그런 모습 때문에 국민으로부터 동의를 받지 못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 해답이 손 목사님이다. 사랑과 용서라는 핵심. 요즘은 신앙생활이 패션처럼, 겉모습만 보는, 아름다운 모습만 보는 것 같다. 사랑과 용서라는 핵심을 버리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이 시대에 우리가 얼마나 못했으면 손 목사님을 다시 모셔야할까.”라며 한참이나 감동과 한탄을 이어간 강석우는 “영화는 입선전이 중용하다. 많이 보도록 권유하자.”고 덧붙였다.
기도문과 편지글 낭송을 맡은 배우 이광기도 “TV에서 방송할 때 주위에 SNS로 많이 보라고 홍보하기도 했었다. TV로 볼 때 얼마나 울었던지. 원수를 사랑하는 손 목사의 모습은 예수님의 사랑을 그대로 실천하는 바로 그 모습이었다. 지금 우리에게 많은 귀감이 된다.”며 “최근 종교를 다룬 두 편의 영화를 보았는데 손 목사처럼 헌신적인 사랑의 실천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손양원 목사님이 우리에게 주신 숙제고 용서와 사랑이라는 단어가 지금은 메마른 것 같다. 용서와 사랑이 영화를 통해 살아 움직였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손양원 목사의 삶을 통해 오늘날을 사는 우리에게 용서와 사랑의 의미를 전해주는 휴먼다큐멘터리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은 오늘 20일 개봉된다.
[사진=KBS홍보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