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실이나 금융사고가 날 때마다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게 되는 상황과, 죄책감을 이기지 못한 직원들은 죽음으로 내몰리는 증권업의 관행을 들여다본다.
오늘(11일) KBS 2TV '추적 60분'에서는 '어느 증권맨의 비극'이 방송된다. 매년 증권사 직원들의 자살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좋은 직업 중의 하나로 손꼽혀 왔던 증권사 직원. 그런데 무엇이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일까. 증권맨들의 죽음,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추적해본다.
# 어느 증권맨의 죽음
지난해 4월, 한 증권사의 지점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두 아들의 든든한 아버지이기도 했던 김연수(가명) 씨는 마흔 일곱 살, 가장으로서 한창 어깨가 무거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가족들은 그의 죽음이 억울하다고 말한다.
30대 중반에 지점장 자리에 오를 만큼 일찍이 능력을 인정받은 김 씨는 한 증권사에서 20년 넘게 근무를 한 베테랑이었다. 그런데 소위 잘나가는 증권맨이었던 그가 한 순간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 그는 왜 죽음을 선택했나
유서 한 장 남기지 않고 갑자기 세상을 떠난 김 씨. 우리는 김 씨가 마지막으로 썼다는 노트에서 그의 죽음 뒤에 숨겨진 단서를 찾았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메모는 현금 5억 원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세상을 떠나기 전,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려 했다는 김 씨. 혹시 그에게 개인적인 빚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우리는 김 씨의 가족들과 동료, 고객을 만나, 그의 사망 전 행적을 꼼꼼히 되짚어봤다.
# 위험을 파는 증권맨들
박씨는 3개월 전부터 고물상에서 일을 시작한 초보직원이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연봉 1억 2천을 버는 잘나가는 증권맨이었던 그가 하루에 11시간씩 일을 하고 160만원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정해진 실적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방의 지점으로 발령이 난 것이 시초였다.
최근 증권시장의 침체가 계속되면서 증권사들은 부진자만을 위한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고, 성과에 따른 급여체계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직원들에게 실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또한, 지난 1년 사이 4천 명 가까운 증권사 직원들이 회사를 떠날 정도로 구조조정 바람 또한 거세다. 증권맨들은 이런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회사의 지침에 따라 때로는 무리한 영업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 고객을 위한 증권사는 없다
'좋은 상품'이 있다는 증권사 직원의 말만 믿고 '종목형 ELS(주가연계증권)상품'에 투자를 했다는 50대 최 씨. 그녀와 그녀의 가족들은 평생 힘들게 모은 돈, 2억 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가 원금의 40%를 잃게 됐다고 한다. 돈을 잃고 나서야 자신이 산 ELS가 어떤 상품인지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는 최 씨. 그런데 그녀의 손실을, 상품을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덜컥 구매한 최 씨의 탓으로 돌릴 수 있을까.
증권사 직원들은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대부분이 결코 고객을 위한 상품이 아니라고 말한다. 투자자와의 분쟁이 끊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이 ELS를 비롯한 복잡한 파생금융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편, '추적 60분-어느 증권맨의 비극'은 오늘 밤 10시 15분 KBS 2TV를 통해 방송된다.
[자료제공:KBS홍보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