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새 작품 출연제의를 하면 국내외 톱스타들이 흔쾌히 출연을 “오케이”하고, 완성되었다하면 베니스든, 깐느 등 해외 유수영화제에서 서로 모셔가는 감독이 있다. 바로 홍상수 감독이다. 홍상수 감독의 16번째 작품 ‘자유의 언덕’에는 일본 배우 카세 료가 출연하고, 역시나 지난 주 막을 올린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다. 베를린에 가기 전 지난 29일(금),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자유의 언덕’은 인생에 중요했던 한 여인을 찾기 위해 한국을 찾은 일본인 ‘모리’(카세 료)가 서울에서 보낸 며칠을 다룬 작품이다. 이 자리에는 홍상수 감독과 주연배우 카세 료, 문소리, 김의성, 윤여정이 참석하였다.
영화 상영 후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는 베니스 국제영화제 진출에 대한 이슈와 영화 이야기가 오고 갔다. 제 71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오리종티 경쟁부문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은 출국을 앞두고 “많은 분들께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돼서 좋다. 잘 다녀오겠다.”며 담백한 소감을 밝혔다. 주연 배우 카세 료에 대해서 “카세 료는 사람이 무척 곱고 생각이 좋은 사람이다. 어떤 영화가 될진 몰랐지만 이 사람과 꼭 영화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카세 료를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홍상수 감독의 오랜 팬임을 전해왔던 카세 료는 “감독님의 어떤 작품을 봐도 굉장히 재미있었고 마음에 오래 남아 있었다. 감독님의 영화 속 시선이 솔직한 것 같고, 보는 내 자신도 솔직하게 돼 감독님을 신뢰할 수 있었다.”며 홍상수 감독에 매료된 이유를 밝혔다. 또한 <자유의 언덕>에 대해 “매번 볼 때마다 내 감정을 반사시키는 프리즘 같은 영화 같아 굉장히 놀랍다.”며 소감을 전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문소리는 “굉장히 훌륭한 배우란 걸 현장에 가자마자 느낄 수 있었다. 이 사람이 일본사람이고, ‘모리’이고, ‘카세 료’이고 ‘현장에 카메라가 돌아가는지 아닌지’ 등은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게 교감하는 순간이 많았다.”며 배우 카세 료에 대한 매력을 전했다.
홍상수 감독과 함께 작업한 배우들이 감독의 연출스타일에 대해서도 속내를 밝혔다. <다른 나라에서>에 이어 또 한번 영어로 연기를 하게 된 윤여정은 “촬영 당일 아침에 나오는 홍상수 감독 스타일의 대본을 외우는 게 어려워 (처음 작업했던) <하하하>때는 내가 제일 못하는 것 같았다. ‘다음부턴 더 잘해야겠다’ 결심했더니 이번에는 영어로 하라고 하더라.(웃음) 매번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나에겐 도전이다.”며 솔직한 발언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홍상수 감독의 첫 작품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부터 함께한 김의성은 이번 홍상수 감독과의 촬영에 대해 “작년 여름에 굉장히 재미있었다. 홍상수 감독과 영화 찍는 일 자체가 즐거운 일이다. 이상한 마법 같은 게 있다. 특히 작년엔 ‘카세 료 매직’이 있었다. 다들 그에게 빠지게 되고 사랑하게 된다. 또 너무 훌륭한 배우들과 같이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 결과로 복잡하지만 아름다운 작품이 나온 것 같다”며 <자유의 언덕>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저녁에는 VIP시사회가 열렸다. ‘자유의 언덕’에 출연한 서영화와 기주봉 배우가 합류했으며, 이승기, 이선균, 박해일, 김상경, 한예리, 이기우, 엄지원, 육중완, 권해효, 박성웅, 한수연, 임순례 감독, 이명세 감독 등 대한민국 최고의 감독과 스타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카세 료, 문소리, 서영화, 김의성, 윤여정 등 배우들의 호연과 함께 홍상수 감독의 새로운 작품 세계로 인도할 <자유의 언덕>은 9월 4일 국내 관객들을 찾아간다.
국제영화제 관례상 경쟁부문에 출품된 작품은 영화제 공식 상영 이 전 언론공개(보도)를 불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주에는 국내매체를 위한 사전상영으로 진행되었고 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기사화는 이 영화의 베니스 현지상영(9월 2일 첫 상영) 이후로 미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