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한국영화팬들은 확실히 '다양한 선택의 기쁨'을 누릴 것 같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대공세 속에 한국영화들도 만만찮은 화력을 준비 중이다. 본격적인 여름방학을 앞두고 다양한 장르의 기대작들이 잇달아 '제작보고회'를 갖고 영화팬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청진동 나인트리컨벤션광화문에서는 영화 '해적:바다로 간 산적'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마치 한류스타 출연 TV드라마의 제작발표회를 연상시킬 만큼 대형 행사장에서 '초대형 한국영화'의 출범을 알린 것이다.
영화 '해적'은 조선 건국 초를 배경으로 다소는 황당한 역사적 판타지를 담는다. 조선 초기 초기 10년간 옥새가 없었다는 역사적 사실에서 시나리오가 출발했다. 만약 중국에서 받은 옥새를 바다로 운송도중 분실했다면? 그리고 그 옥새를 고래가 삼켰다면? 그 옥새를 되찾고, 차지하기 위해 조선의 해적, 산적, 개국세력이 바다로 모여들어 활극을 펼친다는 것이다. 김남길이 산적 장사정 역을, 손예진이 해적 여두목 여월로, 김태우가 복수에 눈먼 조선무사 모흥갑 역으로 출연한다. 이들 외에 유해진, 이경영, 오달수, 박철민, 신정근, 김원해, 조달환, 조희봉,걸그룹 f(x)의 설리 등 출연진만큼은 '역대급'을 자랑한다.
이날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손예진(여월 역)은 "그동안 액션 연기는 겁나서 하지 않았다. 하지만 더 늦으면 몸이 굳어서 시도도 못 할 것 같아 마음먹고 도전했다"고 밝혔다. "해적 여두목 여월이라는 캐릭터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보이는 캐릭터라 끌렸다"며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해 재밌으면서도 걱정이 앞섰다"고 털어놨다.
손예진은 "여자 해적은 흔치않은 캐릭터이다. 어떤 면에서 우리 영화가 '캐리비안의 해적'과 가장 흡사한 느낌이 있다"며 "'캐리비안의 해적'에 나오는 키이라 나이틀리 같은 느낌을 살리려고 했다. 카리스마 있는 여자 해적의 모습을 표현하려 했다"고 여자해적 여월에 대해 밝혔다.
김남길은 고려 무사 출신의 산적단 두목 장사정 역을 맡아 코믹 연기에 도전한다. "장사정은 군인이었는데 조선 개국을 반대하다 산적이 됐다"며 "어찌 보면 단순무식해 보이지만, 우직하게 자기 뜻을 밀고나가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동안 실제 성격과 다른 무거운 연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이번엔 유쾌한 장사정 역에 더 끌렸던 것 같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김태우는 “그 동안 교수, 학생, 의사 역을 하다가 최근 몇 년 동안은 악역을 했더니 계속 악역 캐릭터만 들어온다. 연기자 입장에선 악역이나 아니거나 별 차이가 없다. 캐릭터 연기를 하는 것이니. 이젠 코미디 연기를 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댄싱퀸'이후 2년 만에 블록버스터 액션영화로 컴백한 이석훈 감독은 “한국최고의 CG전문가와 1년 가까이 최고의 CG를 만들기 위해 매진해 왔다. 한국관객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할리우드보다 못하지 않을 것이다. 그 눈높이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리고 ‘한국판 캐리비안의 해적’이라는 평가에 대해 “작업하는 사람입장에선 그런 표현이 썩 맘에 들지는 않는다. 먼저 나온 영화이니. 하지만 이건 한국의 해적영화이다. 바다가 같은 배경일 뿐 더 재미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 여름 충무로 블록버스터는 하정우, 강동원 주연의 ‘군도:민란의 시대’(윤종빈감독)이 7월 23일, 최민식, 류승룡 주연의 ‘명량’(김한민 감독)이 7월 30일,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 8월 6일, 김윤석, 박유천 주연의 ‘해무’(심성보 감독)가 8월 13일 차례로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