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는 박해일과 신민아의 새 영화 '경주'의 기자시사회가 열렸다.
장률 감독의 '경주'는 7년 전 기억을 찾는 수상한 남자 최현(박해일)과 우아한 첫인상과는 달리 엉뚱한 여자 윤희(신민아)의 흑심가득 1박 2일을 그린 영화이다. 천년고도 경주에서 펼쳐지는 수상하면서도 설레는 만남을 그린 영화 '경주'의 상영이 끝난 뒤 장률 감독과 박해일, 신민아, 윤진서, 김태훈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중국에서 자라 장년이 다 되어 모국 한국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중국교포 출신 장률 감독은 “(경주를) 95년에 처음 갔을 때도, 7년 후에 갔을 때도, 촬영을 하면서도, 경주는 꿈과 현실의 경계선이 모호한 곳”이라며 ‘경주’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를 밝혔다.
영화 ‘이리’(08) 이후 장률 감독과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배우 윤진서는 ‘여정’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시나리오에 여정이 겪고 있는 내용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촬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감독님 방식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라고 답하며 장률 감독에 대한 깊은 신뢰로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또한 7년 전 춘화를 찾아온 수상한 남자 ‘최현’ 역을 맡은 박해일은 “시나리오 읽을 때도 촬영 중에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치유되는 느낌이었다.”라며 <경주>를 향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극중 신민아를 남몰래 짝사랑하는 ‘영민’ 역을 맡은 배우 김태훈은 “경주라는 도시 자체가 평화롭고 따뜻한 느낌이었고, 촬영장 역시 비슷했다. 배우들이 서로 받아주면서 아주 즐겁게 작업했다.”라며 배우들의 환상의 호흡을 과시했다.
장률 감독 특유의 롱테이크 촬영 기법의 어려운 점을 묻는 질문에 신민아는 “좋은 긴장감이 계속 흐르고 있어서 그 긴장을 놓치지 않고 계속 촬영할 수 있었다.”며 다음에도 긴 호흡의 영화를 한 번 더 찍고 싶다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베이징대 교수 ‘최현’ 역으로 능숙한 중국어 대사를 선보인 “최현이라는 인물이 동북아 정치의 대가이다 보니 감독님께서 중국어를 어느 정도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고 하셨다. 중국어는 처음 접해보는 언어라 어려웠다.”며 장률 감독의 전작 ‘두만강’의 여주인공 윤란에게 직접 중국어 대사를 배운 일화를 공개했다.
이어 전통찻집 아리솔의 주인 ‘공윤희’ 역을 위해 촬영 전 한달 간 다도수업을 받았다고 밝힌 신민아는 “처음에는 차만 따르면 되는 줄 알았지만 차분히 차를 따르는 순서와 모습이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 다도 수업을 받았다”며 좋아하는 차의 종류로 ‘보이차’를 꼽아 시선을 사로잡았다. 영화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는 물론 감독과 배우들이 직접 밝히는 유쾌한 비하인드 스토리로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는 가운데 ‘경주’의 기자간담회가 마무리되며 영화를 향한 기대감을 한층 고조시켰다.
7년 전 춘화를 찾는 수상한 남자 '최현'(박해일)과 기품 있는 외모와 달리 엉뚱한 여자 '공윤희'(신민아)의 설레는 만남을 그린 영화 ‘경주’는 이달 12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