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김태희와 공연한 일본드라마 ‘나와 스타의 99일’로 유명한 일본의 인기 배우 니시지마 히데토시(西島秀俊)가 한국을 찾았다. 어제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다음 주 개봉예정인 영화 '무명인(감독 김성수)' 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성수 감독과 니시지마 히데토시가 참석하였다. 니시지마 히데토시의 한국내 인기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이날 시사회장에는 많은 팬들이 보였다. ‘무명인’은 니시지마 히데토시와 김효진이 공연한 한일합작영화이다. 김효진은 출산예정일이 다가와 불참했다.
영화 ‘무명인’은 사랑하는 아내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니시지마 히데토시가 퇴근 후 집에 돌아와보니 아내가 살해된 상황에 놓인다. 그 아찔한 순간에 ‘살아있는 아내’의 전화가 걸려온다. 그리고 숨 돌릴 틈도 없이 누군가에게 쫓기게 되고 자신의 기억이 점점 희미해짐과 동시에 자신의 존재에 대해 회의하기 시작한다. 도망치는 중 한국기자 김효진을 만나 자신의 기억이 모두 조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과 ’아내‘의 행방을 찾아 사라져가고 있는 기억의 실마리를 뒤쫓기 시작한다.
영화 ‘무명인’은 일본 작가 쓰카사키 시로의 미스터리 소설 ‘게놈 해저드’가 원작이다. 권상우, 유지태 주연의 영화 ‘야수’(05)로 영화감독데뷔를 한 김성수 감독의 무척 오랜만의 감독 복귀작이다. (‘무사’와 ‘감기’의 김성수 감독과는 동명이인이다!)
복귀작으로 이 작품을 택한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은 “원래는 한국에서 무척 유명한 몇 해 전, 물의를 일으켰던 과학자 한 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 자료조사를 하다가 전혀 관계가 없는, 단지 제목(게놈 하자드)에 끌려 이 작품을 택하게 되었다. 결국 합작영화가 되었고, 많은 부분을 고치게 되었다.”고 제작과정을 설명했다.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니시지마 히데토시에 대해서는 “원래 팬이었다. 합작 영화로 결정되면서 당연히 1순위로 꼽혔다. 영화에서 한국인이라는 설정이 있었기 때문에 외모가 한국 남자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했다”면서 “무작정 편지를 써서 캐스팅 제의를 했다”고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제 대해 니시지마 히데토시는 “무엇보다 감독님이 보내주신 러브레터에 반해 출연을 결정했다. 영화와 작품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편지였기 때문에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극중에서 한국말을 해야하는 니시지마 히데토시는 “한국어는 정말 어려웠다. 열심히 그저 열심히 노력했다는 말밖에 못 할 것 같다”며, “한국어는 두 시간만 공부해도 졸려 해롱해롱 댔다. 선생님에게 혼나기도 했다"고 덧붙이기도.
역시 작품의 대부분을 일본어로 연기해야했던 김효진에 대해서 김성수 감독과 ‘일본’배우의 칭찬이 이어졌다. 김 감독은 “김효진 씨의 일본어는 정말 포기한 상태였다. 일본어 트레이닝으로 주어진 시간이 3주도 안 됐다”고 밝혔다. “첫 촬영 날, 대사가 많은 장면을 촬영하는데 모니터를 보면서 기적을 보는 듯 했다. 효진 씨가 놀라운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일본어를 하는 것과 일본어로 연기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대단한 열정이 있는 배우라는 걸 느꼈다. 정말 고맙고 기적 같은 일”이라고 김효진의 연기를 극찬했다.
니시지마 히데토시는 이에 “첫날 촬영 때의 모습이 생각났다. 감독이 컷 하자 일본 스태프들 모두 박수쳤던 기억이 있다. 매일 촬영이 끝나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감동했다”고 말했다. “김효진씨는 일본어로 연기하기 위해 촬영이 끝나면 공부하고, 잠깐 자고 일어나서 또 공부하고 그걸 매일 반복했다. 호텔방에서 한 발자국도 안 나가고 공부했던 배우였다"고 덧붙였다.
니시지마는 외국 영화감독과의 작품에 대해 “작품을 고를 때 차이는 전혀 없다. 좋은 시나리오와 열정 있는 감독님이라면 만나고 싶다. 버젯은 상관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시나리오만 있다면 어디든 달려갈 수 있다. 대신 한국어 분량은 좀 줄여 달라”고 말하기도.
니시지마 히데토시는 이번 영화에 대해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듬뿍 가진 스태프들이 국경을 넘어서, 서로 부딪쳐가면서 만든 작품이다. 드디어 공개를 앞두고 있는데 너무나 기쁘다.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어떤 소감이라도 어떤 느낌이라도 여러분들이 이 영화를 통해 느낄 수 있으면 기쁠 것 같다.”고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일본배우 니시지마 히데토시와 한국배우 김효진이 공연한 한일합작영화 ‘무명인’은 5월 29일 개봉한다. 15세 관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