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가 중국내 최고 흥행기록 한국영화가 되었다. 크리스 에반스, 송강호, 틸다 스윈튼이 출연한 ‘설국열차’는 작년 8월 한국에서 개봉되어 935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판타지 드라마이다. 이 영화는 지난 달 17일 중국에서 개봉되었다.
‘설국열차’는 중국 개봉 첫날 700만 위안이라는 저조한 수익을 올리자 중국 언론에서는 ‘별에서 온 그대’의 한류 열풍에 빗대어 ‘한류(寒流)열차’라고도 칭하기도 했다. 그러나 뒷심은 있었다. 오늘 중국 인터넷언론들은 ‘설국열차’가 지난 31일까지 모두 6,820만 위안의 흥행수익을 올렸으며 이는 중국에서 개봉된 한국영화 중 최고흥행기록이라고 보도했다. 이 영화 직전까지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한국영화는 현빈, 탕웨이 주연의 ‘만추’로 6680만 위안의 박스오피스를 기록했었다. 중국언론은 ‘설국열차’가 매일 1600회 차가 상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중국에서 개봉된 한국영화의 흥행기록만을 보자면 ‘한류인기’에 비해 영화의 인기는 그다지 높지 않다. 한국에서는 천만관객을 넘어섰던 봉준호 감독의 ‘괴물’도 중국에서는 1430만 위안에 머물렀고, 김수현-전지현이 나왔던 ‘도둑들’도 작년 중국에선 2179만 위안에 만족해야했다. ‘설국열차’도 1억 위안을 넘어서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한국과 중국합작영화 ‘미스터 고’가 1억 1천만 위안을 기록한 게 유일한 경우.
한편 지난 주까지 중국 박스오피스 기록을 살펴보면 할리우드 카 체이싱 영화 ‘니드 포 스피드’( Need for Speed, 한국 4월 17일 개봉예정)가 8650만 위앤의 흥행수익을 올리며 3주 연속 정상을 지키고 있다. 이 영화가 지금까지 벌어들인 수익은 3억 7300만 위앤. 곧 4억 위안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그 뒤를 롭 민코프 감독의 애니메이션 ‘천재 강아지 미스터 피바디’(天才眼镜狗, 한국 4월 24일 개봉예정)가 개봉 사흘 만에 4990만 위앤의 흥행수익을 올렸다. 그리고, 이번 주에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가 개봉될 예정이라 박스오피스에 대변동이 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 특이사항은 중국 디아오이난 감독의 영화 ‘백일염화’(白日焰火, Black Coal, Thin Ice)란 영화가 8600만 위앤을 누적흥행수익을 올린 것. 이는 해외에서 열린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중국영화 중 최고흥행기록 영화라고 중국언론들은 보도했다. 이 영화는 지난 2월에 열렸던 64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최우수상인 금곰상을 수상했었다. 그동안 해외영화제 수상작 중 중국관객이 가장 많이 찾았던 영화는 동경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판빙빙)을 수상했던 리위 감독의 ‘관음산’이었다. 이 영화는 문예물로서는 드물게 8000만 위앤의 흥행수익을 올렸었다. 이번에 ‘백일염화’가 그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백일염화'에는 우리나라에서도 팬이 많은 대만출신 거룬메이(계륜미)가 출연한다. 한편 올 베를린 영화제에서 웨스 앤더슨 감독의 ‘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은 ‘백일염화’에 이어 은곰상을 수상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