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니닝에 헬멧이라는 4차원적 패션으로 무대에 올라 '직렬5기통' 춤이란 신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던 5인조 걸 그룹 크레용팝(엘린, 소율, 금미, 초아, 웨이)이 다섯 번째 싱글앨범 '어이'( Uh-ee)로 대중 앞으로 돌아왔다.
지난 주 금요일(28일), 서울 광화문 KT올레스퀘어에서는 크레용팝의 신곡 발표 쇼케이스가 열렸다. ‘빠빠빠’의 대중적 인기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이날 많은 취재진들이 몰렸다. KT올레스퀘어의 객석 한쪽 구석에는 ‘크레용팝’의 열혈 팬들이 자리를 차지하였다. 이날 크레용팝의 패션은 모시옷에 빨간 두건, 그리고 빨간 양말에 흰 고무신 차림이었다. 그리고 이들이 '빠빠빠'이후 10개월 만에 내놓은 노래 '어이'의 댄스는 '닭다리잡고 삐약삐약' 컨셉이 포함된 역시 ‘4차원’이었다. 물론 이 춤의 닉네임은 아직 붙여지지 않은 상태이다.
크레용팝은 이번 노래의 패션에 대해 "걸 그룹이 모시를 입으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땀도 흡수가 잘 되고 시원해서 트레이닝복만큼 활동하기가 편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헬멧 대신 두건을 택한 것에 대해서 소율은 "헬멧을 너무 오래 쓰다 보니 안 쓰면 오히려 머리가 허전했다"며 "옛날에 어르신들이 추울 때나 더울 때나 두건을 쓴다는 얘기를 듣고 써 봤다"고 말했다. 금미는 "탬버린을 머리에 달아볼까 생각도 했지만 고정이 쉽지 않아서 지금 의상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걸그룹이 섹시함을 쫓아갈 때 크레용팝은 촌스러움과 파격을 내세웠다. 이번 노래 '어이'도 마찬가지. 그러나 여타 걸 그룹과의 차별화를 보인다는 것 자체가 멤버들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웨이는 "노래 제목 '어이'는 사람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아자아자', '화이팅', '빠샤'라는 뜻이다"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금미는 "'어이'에는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멜로디와 안무가 있다"며 "지친 삶 속에서 듣고 힘내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 박사 스타일의 뽕짝'이라는 지적에 대해 웨이는 "걸그룹이 '뽕짝'을 불렀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시도"라며 "다만 트로트처럼 부른 것은 아니고 우리만의 스타일대로 불렀다"고 말했다. 웨이는 "'빠빠빠' 뮤직비디오를 보고 많이들 웃는다. 그런데 우리는 웃기려고 생각한 것이 아니었다. 정말로 진지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웨이는 자신들의 노래에 대해 '일렉트로닉 하우스 뽕짝' 장르라고 소개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장에서 관심을 끈 사항은 이미 알려진대로 크레용팝이 미국 팝스타 레이디가가의 공연무대에 선다는 사실. "먼저 연락을 준 것에 한 번, 레이디 가가가 '빠빠빠'의 뮤직비디오를 우연히 보고 출연을 요청한 것이라고 해서 두 번 놀랐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이들이 세 번째 놀란 사실은 레이디 가가의 오프닝 무대에서 '빠빠빠'만 부르는 줄 알았는데 30분 동안 공연을 해달라고 부탁해서 다시 한 번 놀랐다고.
크레용팝은 오는 6월 29일부터 7월 22일까지 한달 간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 열리는 레이디 가가의 콘서트 오프닝 무대에 오른다. 크레용팝은 레이디가가 공연 합류에 앞서 '어이'의 국내활동과 함께 4, 5월에도 홍콩-대만-필리핀 등 해외 스케줄도 잡혔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가 끝나자 크레용팝은 기자회견장 앞에 대기하고 있으면서 퇴장하는 취재진에게 자신들의 신곡 시디를 선물로 직접 건네주었다. 톱 가수들의 신곡발표 쇼 케이스 현장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광경이다. 크레용팝은 "반짝 스타가 아니라 장수할 수 있는 그룹이 되겠다"고 말했었다.
크레용팝은 매체대상 쇼케이스를 연 다음 날, 비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운집한 광화문광장에서 일반 시민대상 무료 쇼케이스를 열었다. 그리고 오늘(월)은 부산으로 달려가서 서면 센트럴스퀘어에서 부산시민을 대상으로 또 한 번 무료쇼케이스를 연다.
크레용팝은 지금 무척 진지하게 '우습고도 신나는' 신곡 '어이' 알리기에 올인하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