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머니즘 호러의 끝판왕 '랑종'이 극장가를 찾아온다.
2일 오후 2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랑종'의 언론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나홍진 프로듀서가 오프라인으로,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온라인 생중계로 참여한 가운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랑종'(감독 반종 피산다나쿤)은 태국 북동부 '이산'이라는 낯선 마을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빙의 현상에 대해 다루고 있다. 가문의 대를 이어 조상신 바얀을 모시는 랑종(무당) 님(싸와니 우툼마 분)은 조카 밍(나릴야 군몽콘켓 분)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미스터리한 현상을 관찰하게 된다. 신이 대물림되는 모습을 촬영하고 싶었던 촬영팀은 그 가족의 곁에서 기이한 일들을 함께 체험한다.
샤머니즘이라는 주제를 그려낸 영화 '곡성'으로 유명한 나홍진 감독이 원작을, 공포 영화 '셔터'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된 바 있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나홍진 감독과의 첫 만남에 대해 떠올렸다. 그는 “첫 만남은 태국 방콕의 문화 센터에서 예술제가 있었고 그 때 나홍진 감독님의 작품을 봤다. 그때 워낙 팬이었기 때문에 내가 제작했던 모든 영화들의 DB를 선물로 드렸다. 5년이 된 후에 나 감독임이 내게 연락이 올 줄은 몰랐다. 나 감독님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에 기뻤다. 원안을 받았을 때 내가 접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차원의 영화였기에 할 수 밖에 없었다”며 추억을 회상했다.
이후 '랑종'의 연출을 맡은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작품 속에 담긴 태국의 무속 신앙과 '곡성'에서도 그려진 바 있는 한국의 무속 신앙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태국의 무속 신앙에 대해 아는 바가 많이 없었다. 나홍진 감독에게도 시간을 달라고 많은 양해를 구했고 리서치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다. 태국 무당에 대한 사전 조사를 하면서 흥분되고 떨리는 기분이었다. 한국과 태국의 무속 신앙이 상당히 비슷한 부분이 많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나홍진 감독과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랑종'에서 극을 이끌어나가는 핵심 인물 중 하나인 밍 역의 배우를 캐스팅하기까지 꽤 오랜 과정을 거쳤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밍이라는 역할을 배우를 뽑는 데 있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회의를 할 때도 태국에서 유명한 배우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역할과 실제로 가까운 배우여야 한다고 의견을 맞췄다. 수많은 오디션을 거치면서 이 배우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어리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래가 창창한 배우라는 생각이었고 가이드라인만 가지고 촬영을 했는데도 배우가 실제에 가깝게 연기했다. 10kg 정도 영화 후반부에 좋은 장면을 위해 체중을 감량했다. 지금은 원래대로 돌아왔고 건강하다”고 언급했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나홍진 감독의 작품 속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랑종' 속에는 나홍진 감독의 영향을 받은 듯한 장면들이 보이기도 한다.
이에 대해 그는 “'곡성'이라는 영화에서 영감을 받았느냐고 질문한다면 맞다고 대답하지만 '랑종'에서 마음을 먹고 꾸민 것은 아니다. 태국 토속 신앙, 무당의 부분들을 조사하기 위해 북동부에 리서치를 갔었고 지역 사람들의 무속 신앙에서 영감을 받아서 그런 장면을 그려낸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나홍진 감독 또한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나 나나 거리를 둬야 하는 작품이 '곡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도 '랑종'이 '곡성'과 흡사해지는 것은 원치 않았다”고 못박았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랑종'에는 다소 선정적이고 파격적인 장면들이 다수 등장한다. 나홍진 감독은 “나 혼자 살자고 이런 말 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말리는 입장이었다. 내가 동조했다면 아마 상영이 안 됐을 것이다. 조심스럽게 이런 것 좀 낮춰보자고 말했다. 생각보다 수위가 높지 않다. 이것도 내 역할이 컸다”고 농담을 던지며 장내를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내용과 상관 없는 선정적인 장면은 절대 넣지 않았다. 수위 또한 스토리에 필요한 장면들을 넣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파격적인 주제와 장면들이 담긴 영화 '랑종'은 오는 7월 14일 극장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