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백일섭이 59년 만에 그리웠던 친구와 재회했다. 또 다른 친구의 부고에는 눈물을 흘렸다.
2018년 9월 28일 첫 회를 시작으로 30일 121회로 종영하는 KBS 2TV 휴먼 예능 ‘TV는 사랑을 싣고’에 마지막 의뢰인으로 출연한 백일섭이 외로웠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이날 MC 김원희, 현주엽과 함께 추억의 음식인 옛날 자장면을 먹으러 간 백일섭은 “어머니가 자장면을 참 잘 만드셨다”면서 40여 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와의 추억을 되새겼다.
초3 어린 나이에 부모님이 이혼하는 아픔을 겪은 백일섭은 당시 어머니가 “엄마 간다”고 인사를 건넸을 때 인사의 의미도 모르고 “잘 가”라고 했다고 해 MC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이후 아버지는 여러 번 재혼을 했고 이 과정에서 방황하던 백일섭은 고1 때 책가방 하나와 주소가 적힌 쪽지만 들고 상경해 어머니와 재회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머니도 이미 재혼을 해 그에게는 고등학교에서 만난 친구들만이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주었다고 전했다.
고교 친구를 찾아 나선 백일섭은 유재석, 한석규, 김상중, 황선홍 등 많은 스타를 배출한 모교, 서울 용문 고등학교를 찾아 추억 여행을 떠났다. 이어 졸업 앨범을 보고 추억에 젖은 백일섭은 동창인 가수 조영남의 사진을 발견하곤 “참 못 생겼다”고 너스레를 떨며 웃음을 안겼다.
이어 백일섭은 조영남에 대해 “노래를 잘하고, 인정해 주는데”라고 전하며 “주댕이가!”라고 버럭대는 모습을 눈길을 끌었다. 백일섭은 “입 가만히 닫고 있으면 되는데”라고 조영남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는 모습으로 재미를 더했다.
또한 백일섭은 당시 “책가방에 쇠파이프 하나씩 들고 다녔다”고 말해 깜짝 놀라게 했다. 여수에서 갓 상경한 백일섭은 “학교에 들어갈 때 조심해야 된다”는 경고를 들었고, 실제로 같이 전학 온 친구가 집단으로 구타당하는 폭행 현장을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학교를 정화시킬 필요를 느낀 백일섭은 뜻을 같이하는 친구들을 모았고, 이들이 뭉치는 것만으로도 불량한 아이들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백일섭은 이후 학교의 평화를 지킨 공로로 상까지 받았다고 해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를 연상시키는 그의 고교 시절 무용담에 관심이 집중됐다.
백일섭이 찾는 인연은 전학 와서 만난 고등학교 친구 심준보 씨를 꼽았다. 백일섭은 “공부로 도움을 많이 받은 친구다. 전교에서 1등을 했던 친구다. 고3때 짝꿍을 했는데 난 공부를 못하니까 선생님이 그 친구 옆에다 앉혀 놓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의형이라는 친구에 대해 언급하며 “나보다 못생겼는데 여자를 만나더라”고 말했다. 백일섭은 “그를 따라 여자 친구를 두세 번 정도 만나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뽀뽀하려고 했는데 귀싸대기를 맞았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우여곡절 끝에 59년 만에 심준보를 만난 백일섭은 “네가 보고 싶다고 얘기를 많이 했다”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MC 김원희가 “백일섭에게 시험지를 보여주셨다고 들었는데”라고 묻자 심준보는 “그만큼 자신이 있었다”고 말해 전교 1등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알고 보니 심준보는 자수성가한 친구로, 국세청에서 일하다 강남 세무청장의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었다.
이어 식사자리에서 둘은 이야기꽃을 피웠다. 백일섭이 친구 조의형의 안부를 묻자 1995년에 신장암에 걸려 2000년에 세상을 떠났다는 답을 전해왔다. 그의 아내분이 보낸 영상편지에서 “살아 생전 백일섭이 만나자고 했으면 신나서 뛰어나갔을 거다”고 말하자 백일섭은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TV는 사랑을 싣고>는 추억 속의 주인공 또는 평소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던 주인공을 찾아 만나게 하는 프로그램으로, 그동안 시청자들과 재회의 기쁨과 안타까운 눈물, 가슴 벅찬 감동을 나누며 막을 내렸다.
<TV는 사랑을 싣고> 후속으로는 기존 월요일 오후 방송된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3’가 요일을 변경, 시청자들과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