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장나라의 연기에 담긴 공통 정서는 '공감 가능한 따뜻함'이다. 전작들에서 현실 며느리, 불륜을 당한 배우자 등 다양한 역할들을 맡아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위로를 선사한 장나라는 이번 '대박부동산'의 퇴마사 홍지아 역을 통해 또 다른 온기를 전했다. 때로는 냉철하지만 때로는 인간적인 매력을 선보이는 퇴마사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장나라의 '대박부동산' 종영 소감을 들어봤다.
Q. 전작들도 그렇고 이번 작품도 재밌게 잘 봤다.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는데 '대박부동산'에서는 퇴마사 홍지아 역을 맡아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겠다. 이번 역할을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퇴마사라는 역할이 매력적이기도 했지만 일반 생활에서 만나기 어려운 역할이다. 원혼과 악귀가 나오는 판타지를 현실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Q. 이미지 변신을 위해 기울인 노력은 무엇인가?
외적으로 동글동글해서 무섭고 날카로운 인상은 아니었다. 날이 선 듯한 홍지아의 모습으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헤어 메이크업이나 스타일링을 해주시는 분들이 내가 외적으로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지 못한 부분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했다. 웃긴 이야기긴 한데 나는 눈동자를 치켜 뜨는 것을 잘 못해서 이마를 잡고 눈동자를 위로 올리는 연습을 했다.
Q. 퇴마사 홍지아 역을 연기하며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연기하면서 그에게 부러운 점은 없었나?
싸움을 잘 한다. '대박부동산' 세계관 속에서는 최강자였다. 어디 가서도 지지 않는다. 그리고 엄청 먹어도 살이 안 찐다.(웃음) 안타까웠던 점은 퇴마사 일을 하다 보니 사람들을 무서워하게 되고 마음을 닫아버린 캐릭터가 홍지아다. 사람들을 비관적으로 보고 차갑게 대하는 부분들이 안타까웠다.
Q. 정용화 배우와도 인터뷰를 나눴는데 장나라 선배를 '존경하고 믿고 따르는 선배'라고 칭찬하더라. 장나라 배우에게는 정용화 배우가 어떤 존재였는가?
정용화 배우는 참 착하다. 드라마 촬영이 끝나갈 즈음에 다른 사람들이 장나라 배우가 어떤 사람이냐고 물어보면 '누나가 참 예쁘고 좋은 사람이더라, 그런 선배 없더라'라고 꼭 이야기하라고 했는데 정말 그렇게 이야기하고 다닌다.(웃음) 정말 착한 동생이다.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는 동생이고 자신이 해야 할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해내는 배우다. 현장에서는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배우다.
Q, 강말금, 강홍석 배우와도 호흡을 맞췄는데 어땠는가?
말금 언니에게 카톡도 받고 편지도 받았는데 그 이름 그대로 너무 맑은 사람이다. 맑은 일만 있었으면 좋을 정도로 예쁜 사람이다. 연기도 매력적으로 해주셔서 호흡이 잘 맞고 편했다. 편지나 카톡에서 글로 상대방을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부분이 있다. 일 하면 속상하고 뜻대로 안 될 때도 있는데 어떠한 앙금도 남지 않고 '대박부동산'을 아름답게 보낼 수 있게 만들어줬던 것이 강말금 배우의 편지였다. 강홍석 배우도 이번 드라마를 통해 얻은 좋은 인연이다. 너무 재주가 많은 배우여서 연기할 때 뿐만 아니라 대화할 때도 그 재주가 보였다. 같이 연기하며 감탄했던 배우다.
Q. CG 없이 연기를 하는 부분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전작에 비해서 상상만으로 연기를 해야 하는 부분들이 어려움은 없었는가?
촬영 전에 집에서 연습하고 있으면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 저것 시도해보다가 별 생각이 다 들었는데 막상 가서 그 역할로 연기를 하니까 CG가 없어도 잘 됐다. 나중에 CG를 해주셔서 봤는데 괜찮았다. 이 드라마를 하고 나서 나도 왠지 퇴마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웃음) 후반 작업들이 나에게도 판타지를 심어준 것 같다.
Q.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귀신은 있나?
있다. 무명 배우 12년차에 첫 주연 공연을 앞두고 죽은 원귀가 있었다. 장소가 지하 주차장이었다. 밑에서 조명을 두고 연기했는데 정말 무서웠다. 안 무서운 척 하려고 애썼다. 아무렇지 않게 화면에 나와야 했지만 마주했을 때 정말 흠칫 했다.(웃음)
Q. 이번 작품을 마무리하며 '대박부동산'을 시청자들이 많이 사랑했던 이유, 본인이 생각하는 '대박부동산'만의 차별점은 무엇이었나?
나도 연기하면서도 재밌었다. 어두운 장르물 같지만 들여다보면 보편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차가운 듯, 껍데기가 단단한 듯 보이지만 따뜻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작품이다. 다른 드라마랑 다른 면이었다고 생각한다.
Q. 장나라 배우의 연기에 담긴 공통 정서는 '공감 가능한 따뜻함'인 것 같다. 전작에서 보여준 현실 며느리의 모습, 혹은 불륜을 당한 배우자 등 시청자들이 그 연기에 공감하게 되고 위로를 받는 것 같다. 이번 역할을 통해 본인도 연기를 하면서 위로를 받았던 장면이 있는지 궁금하다.
에피소드를 푸는 모든 순간에 시청자 분들이 느꼈을 감정을 나도 온전히 느꼈다. 엄마를 보내주지 못한 홍지아의 한이 그려지다가 끝에서 비로소 엄마를 놓아줄 수 있을 때 위로를 많이 받았다. 엄마의 원귀를 보내주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홍지아의 미련과 죄책감이었는데 그것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홍지아도 자신의 큰 짐을 내려놨다는 생각이 들어서 큰 위로가 됐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