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확천금의 꿈은 누구에게나 달콤하다.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투자 성공 신화가 자신의 것이 될 것이라는 믿음 아래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이들이 다양한 투자 방법을 찾아 나서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러한 인간의 심리를 가장 잘 자극한 시장이다. 젊은 세대에게 낮은 문턱의 투자로, 쉽게 뛰어들 수 있는 재테크 시장으로 급부상한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높은 화폐 가치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의 관심사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이러한 열기에 비해 구축되지 않은 최소한의 사회적인 안전망과 법제로 인해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큰 경제적 손실을 입은 이들이 사회의 사각지대로 몰리며 삶을 위협 당하는 사건들이 벌어지기에 이르렀다.
오늘(4일) 금요일 오후 10시에 KBS 1TV를 통해 방영되는 ‘시사직격’ 암호 화폐 편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제작한 박정환 PD는 방송을 앞두고 쉽지만 위험한 유혹인 비트코인에 관한 인터뷰를 나눴다. 이번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직접 비트코인 투자에 나선 그는 몸소 겪은 비트코인 투자기를 통해 비트코인 투자의 위험성과 중독성에 대해 되짚었다. 더불어 비트코인 시장에 속한 구성원들로부터 나온 다양한 관점들을 주의 깊게 다뤘다.
Q. 다양한 사회 이슈 중에서 이번 회 '시사직격'의 다큐멘터리 주제를 비트코인으로 설정한 계기가 궁금하다.
MZ 세대가 관심 있는 것, 그들이 바라보는 시선을 담고 싶었고 세대론을 다루고 싶었다. 20대, 30대들이 비트코인에 열광하고 투자하지만 사실 기성세대가 보기에는 위험한 일이고 왜 도전을 하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지 않나. 그 의문성으로부터 아이템이 시작됐다.
Q. 어떠한 내용이 중점적으로 담겨 있는가?
비트코인은 새로운 시장이다. 20대, 30대의 사례자, 사기 피해자, 사기 가해자에 이어 정부의 대응까지 보여주면서 우리가 큰 이야기를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과정에서 이야기를 하나로 엮을 수 있는 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담당 PD인 내가 4주 동안 투자를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투자를 하는 과정이 중점적으로 담겨 있다.
Q. 직접 투자를 했다는 점이 신기하다. 결과는 어떠한가?
그냥 내려간 수준이 아니라 거의 반 토막이 났다. 5월이 등락폭이 가장 컸던 달이었다. 내가 들어간 시점이 최고점이었다. 좋았던 날이 3일 밖에 없다. 꾸준히 차근차근 잃었다.(웃음)
Q. 투자는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얻으면서 투자를 했나?
전문가들 중 한 분이 단타 매매 전문가였다. 그분은 암호 화폐를 한 시간 이상 가지고 있어 본 적이 없는 분이었다. 차트 분석을 하고 오를 때라고 판단이 들면 돈을 넣고 본인이 생각한 기준에 따라서 빼는 초단타 매매 전문가였다. 그 분에게 조금 배웠고 3000원을 벌었다.
Q. 본인이 직접 투자를 하고 잃어봤으니 촬영을 하며 감정이입이 되기도 할 것 같다. 비트코인으로 인해 큰 금전적 손실을 입은 분들을 보며 힘든 감정이 들지는 않았나?
촬영하며 피해자분들을 많이 만났다.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모를 때가 있었다.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기분이 나쁘실 수 있다. 만나본 분들 중에 ‘스테이킹’에 피해를 본 분이 있었다. 예금을 예치하는 것처럼 암호 화폐를 맡기면 암호 화폐로 이자를 받는 형식이다. 서비스를 가입하면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서비스였다. 하지만 처음엔 잘 나오다가 나중엔 안 나오고, 심지어 이제는 예치된 돈까지 못 빼게 된 상황이 된 것이다. 안타까웠다.
Q. 들을수록 무섭다. 어쩌면 이러한 위험성들을 알려주는 것이 공영방송의 참된 역할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것이 위험하다’를 보여주는 과정을 자세히 찍으려고 노력했다. 그것이 이 방송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방송에서는 못 쓰긴 했지만 거래소 내부 관계자, 시세 조작을 했던 사람 등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었는데 시장이 무서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겉보기에는 황금의 땅처럼 보이는데 뒤에는 암흑의 세계가 있더라. 변동성도 크고 중독성도 강하다. 주식 시장은 마감 시간이 있지만 비트코인은 시간 제한이 없으니 계속 보게 된다.
Q. 중독성이 높음에도 현 사회에는 비트코인 투자자들을 보호해줄 최소한의 안전망이 없는 현실이다.
시세 조작한 사람을 만났는데 ‘시세 조작 아니냐’고 물어보니 ‘법이 없어서 여긴 이렇게 해도 된다’고 답했다. 무법지대다. 규제할 수 있는 법안이 취재할 때까지만 해도 없었다. 지금은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가상 자산 거래를 누가 관리해야 하는지 확실히 정해두지 않은 것이다. 2017년에 비트코인의 인기가 확 올라갔는데 확 식으면서 흐지부지됐다. 이번에 비트코인 열기가 다시 올라가니 함께 있던 문제들이 터졌다.
Q. 본 방송에 이러한 내용들이 다 담길 것을 생각하니 더욱 흥미진진하다. 마지막으로, ‘시사직격’을 찾아줄 시청자들에게 본 방송 사수 독려를 부탁한다.
비트코인은 많이 관심을 가지는 주제다. 우리가 단독으로 취재한 장면들이 많다. 사람들이 나올 때 얼굴을 가리는 것 뿐만 아니라 실루엣과 목소리도 변조한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내부의 속 깊은 이야기를 담았다. 그 부분을 확인할 수 있는 방송이 될 것 같다. 많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한편, '시사직격' 암호 화폐 편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는 오늘(4일) 오후 10시 KBS 1TV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