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 처한 피해자들을 대신해 복수를 행하는 권선징악의 서사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모범택시'가 많은 시청자들의 호평 가운데 종영했다. 배우 이제훈은 주인공 김도기 역으로 시청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사이다 장면들을 다수 탄생시켰다. 작품 속에서 권선징악의 집행자로서 활약한 그는 인터뷰를 통해 작품을 처음 만난 순간부터 김도기 역에 임한 태도까지, '모범택시'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더불어 '모범택시' 시즌 2에 관한 긍정적인 바람을 언급하며 작품과 '모범택시'를 사랑해준 시청자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Q. '모범택시'가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종영됐다. 소감이 어떠한가?
배우들, 스태프들과 함께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아쉬움이 컸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또 다른 '모범택시'의 스토리로 이어져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는 기다릴 것이다.(웃음)
Q. 작품과의 첫 만남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출연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
즐거움과 재미로서 드라마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회 에피소드가 끝났을 때 끓어오르는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담당자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고 이 작품에 대한 태도와 자세가 남다르고 나 또한 배우로서 참여하면서 믿고 갈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Q. 진중한 주제들이 많이 담겨 있다 보니 작품에 임하는 태도가 남달랐을 것 같다. 김도기 역의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맞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김도기라는 캐릭터를 가볍게 그릴 수 없었다. 트라우마가 수반이 되어서 살아가는 인물이고 피해를 당했던 억울한 사연을 가진 약자들을 대신해서 복수를 대행하는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나에게는 무게감 있게 다가왔다. 에피소드가 전개되면서 사람들과 좀 더 끈끈해지는 김도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김도기 자체도 외로운 사람이었는데 함께 하는 사람들로부터 위로 받고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 사람들이 김도기란 사람에게 의지하고 있기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 내가 연기하는 인물이 듬직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Q. 요즘 권선징악이 담긴 다크 히어로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 드라마 '빈센조'도 비슷한 결의 작품이지 않았나. 김도기 역을 연기한 당사자로서 본인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빈센조'는 촬영 중이라 보진 못했다. 시청자들이 같은 카테고리에 열광한 이유는 공권력이 닿지 못하는 그늘진 곳에 있는 피해자를 위해 복수를 하는 이야기가 직접적으로 와닿았기에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주변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드라마라는 픽션을 통해 보여줬다는 점으로 인해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사람들의 염원을 담았기 때문에 그것이 간접적으로 작용된 것 같다.
Q. 그만큼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사이다를 선사한 장면들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기억나는 명장면이 있다면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웹하드 사건이 기억에 남는다. 웹하드 회사 대표에게 주먹을 날리면서 모든 사람들을 한바탕 쓸어버리는 신이었다. 혹자는 더 흠씬 패주고 혼내줘야 했다고 할 수도 있는데 석궁으로 화살도 쏘고 나름대로 김도기가 처절하게 응징을 했다고 생각한다. 방송 보니 김도기의 화끈한 주먹으로 더 혼내줘야 됐나 생각하기도 했다.(웃음)
Q. 본인이 연기하면서도 분노했던 회차가 있나?
드라마의 대본을 처음 접했었던 1,2부가 그랬다. 내가 겪은 사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화가 많이 났다. 장애인들을 노예처럼 부리고 착취하는 나쁜 사람들을 가서 혼내주고 싶다는 감정적인 마음이 컸었다. 그런 마음을 담고 김도기 캐릭터를 연기했다. 대신해서 복수해주고 응징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 시청자 분들도 열광을 해주시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 힘을 받고 후반부에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
Q. 시즌 2에 대한 기대는 없는가?
'모범택시'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됐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먼저) '모범택시'를 촬영했던 모든 사람이 모여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더 큰 의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억울한 피해자들을 우리가 나서서 돕고 공권력이 제대로 행사될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역할을 한다면 이야기가 더 의의 있고 좋을 것 같다.
Q. '모범택시'가 시청자들에게 어떤 작품으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는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진 이야기다. 실제로 겪은 분들도, 혹은 주변에 억울하게 피해를 입거나 아픔으로서 살아가는 약자들도 존재하고 있을 것인데 그들을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세상을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누군가와 함께 존재한다. 서로의 지지와 응원과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믿는다. 그런 측면에 있어서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이 작품으로서 전달됐으면, 세상이 아직 살만하다는 긍정적인 메시지가 전달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