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는 끝이 없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쌓아 올린 역사에는 여전히 돌보지 못한 아픔이 가득하다.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감독 이정국)는 5월의 광주를 기억하는 피해자들의 고통이 담긴 작품이다. 괴로움 속에서 살아가던 주인공 오채근을 연기한 배우 안성기는 소중한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성 없이 살아가는 이들에게 복수를 하는 서사를 애절히 표현하며 5월의 광주를 기리는 이들에게 뭉클한 메시지를 전했다.
Q. '아들의 이름으로'에서 복수의 칼날을 품은 주인공 오채근 역을 맡았다.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오채근 역에 관한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는지 궁금하다.
한마디로 설명하기 힘든 삶을 산 인물이다. 드라마틱한 설정으로 인해 더욱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Q. 오채근은 피해자로 보이지만 동시에 가해자인 인물이다. 이 입체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어떤 점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나?
껍데기 하나하나 벗겨나가는 것, 인물을 들여다보는 것이 매력 있었다. 작품 속에는 오채근의 다양한 감정이 나온다. 분노와 고통 같은 감정인데 그것을 억제하면서 표현하려고 애썼다.
Q. 전작 '사자'와 '종이꽃'에서도 청년 배우들과 연기 호흡을 맞췄고 그들을 바른 방향으로 인도하는, 스승의 역할을 맡았다. 이번 작품에서도 단골 식당 할머니의 손자를 보호하는 연기가 인상 깊었다. 이번에도 후배들과 함께 작업한 소감이 어떤지 궁금하다.
전부 자신의 역할을 다 열심히 하는 배우들이다. 무척 보기가 좋고 어떤 때는 내가 덕을 보는 것 같다. 고마웠다.
Q. 그러한 호흡들이 영화에서 빛났던 것 같다. 그리고 배우들 이외에도 영화 속에는 실제 광주 시민들이 등장하지 않나. 그들과 함께 호흡하는 과정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는가?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라 당황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난 후 사실적인 느낌을 받아서 좋았다. 영화적으로도 진실된 모습이 담겼다.
Q. 이번 작품에 노 개런티로 출연하고,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쉽지 않은 결정인데 이를 결심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나는 그렇게 결심을 안 하는데(웃음)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때마다 사정이 있긴 했지만 작품 자체가 좋다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Q. 앞으로도 활발하게 펼쳐나갈 작품 활동이 기대된다.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나 작품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전부 도전하고 싶다. 어떤 작품인지는 모르지만 전부 하고 싶다. 욕심이 많아서 구체적으로 못 집겠다. 예전부터 그랬다.(웃음) 좋은 시나리오는 무조건 한다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