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천우희는 여전히 따스하다. 언제나 잔잔한 미소를 띄고 인터뷰를 시작하는 그는 자신의 작품을 찾아주는 관객들을 향해 다시금 온기 어린 메시지를 남겼다.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감독 조진모')는 특별한 꿈 없이 재수 학원을 다니는 영호(강하늘 분)와 아픈 언니를 보살피는 동생 소희(천우희 분)가 편지를 주고 받는 이야기가 담긴 작품이다. 천우희는 자신의 언니를 첫사랑으로 여기는 영호와 언니 대신 편지를 주고받게 되며 감정의 동요를 느끼는 소희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Q. 코로나 상황 속에서 영화를 공개하게 됐다. 어떤 감정들이 드는지 궁금하다.
한국 영화 시장 자체가 요즘 어려운데 내가 출연한 영화가 개봉하니까 감격스럽기도 하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Q.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따뜻한 감성이 담겨 있어 더욱 잔잔한 여운이 전해지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 출연하고자 선택한 계기는 무엇인가?
잔잔한 따뜻함이 좋았다. 요즘에는 보기 드문 잔잔한 영화다. 이런 영화들도 하나 정도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감성의 영화를 나도 좋아했기에 선택했다.
Q. '비와 당신의 이야기'에서 영호와 편지를 주고 받는 소희 역을 맡았다. 잔잔하고 따스한 성격이 천우희 배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본인이 생각하기에 캐릭터와 자신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인가?
나도 소희처럼 타인의 입장을 많이 배려하는 편이다. 가족을 생각하는 깊은 마음도 공감이 됐다. 다른 점이라고 하면 방식 차이일 수도 있는데 나의 경우에 소희보다 더 적극적인 표현을 했을 것 같다.
Q. 작품에는 영호와 소희 사이에 흐른 10년의 시간이 담겨 있다. 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인물의 내적인 혹은 외적인 변화에 신경 쓴 부분들이 있을까?
크게 염두를 하진 않았다. 소희가 살아왔던 인생에 변화는 있겠지만 몇 년 차이로 너무 성숙해져버리면 인물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결이 달라질 것 같았다.
Q.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 강하늘과 호흡을 맞췄다. 강하늘 배우와의 에피소드가 있나?
하늘 씨가 굉장히 사회 생활을 잘 한다. 너무 넉살이 좋아서 왜 다들 미담 제조기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았고 현장을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했다. 한편으로는 그 안에서도 자신이 지켜야할 것들에 대한 명확한 선이 있어서 일을 해나가는 것에 있어서 흔들림이 없겠다고 생각했다.
Q. '비와 당신의 이야기'에는 주인공 영호 뿐만 아니라 북웜도 등장한다. 초반부에 영호에게 수진의 역할처럼 소희에게도 북웜이 그런 역할이 되지 않을까 , 현실적인 연인으로 발전하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있었다. 강영석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으며 로맨스 신이 없어서 아쉽지는 않았는지 궁금하다.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표현이 되지 않았으나 소연, 소희가 북웜과 같은 학교를 다녀서 이미 친한 사이라는 설정이 있었다. '너랑 나랑은 그렇게 될 리가 없는 친구다. 손을 잡아도 설레지 않는다'는 이야기들이 있기에 그 강영석 배우와의 로맨스는 생각조차 못했고 전혀 아쉽지도 않다.(웃음)
Q.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위로에 관한 작품이다. 관객들에게 어떤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는지 궁금하다.
나도 이 작품이 위로와 희망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모든 인연은 기적이다. 이 작품 또한 작고 큰 기적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아이 셋이 있는 엄마가 아이를 맡기고 영화를 보러 갈 수 있는 것도 기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가 생활을 하다가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것들에도 기적이 많다. 지금은 모두가 지치고 힘들고 화날 수 있는 상황인데 그 안에서도 조금의 희망과 기적은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에 빠진 2시간 동안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오는 4월 28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