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조건을 보지 않은 채로 내 여생을 함께할 사람을 선택할 수 있을까. 넷플릭스 시리즈 '연애 실험: 블라인드 러브'는 결혼을 꿈꾸는 남녀가 서로의 얼굴을 보지 않은 채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한 확신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30명의 남녀는 서로를 볼 수 없는 '포드'라는 공간에 들어가 반대편에 있는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눈다. 그들은 외모, 성격뿐만 아니라 자라온 환경도 다르다. 그러기에 각자의 이야기와 삶의 흔적들을 포드 안에서 꺼내 놓는다.
이 리얼리티 쇼의 흥미진진한 부분은 포드에 들어간 이들의 반응부터 시작된다. 누군가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상대방에게 공감하고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애정을 쌓아나가지만 누군가는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멸이나 혹은 거부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게 마음이 맞아 결심이 선 사람은 상대방에게 청혼하고 그 청혼을 수락한 사람은 그제서야 자신이 사랑에 빠진 이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마음을 거절당하거나 혹은 상대방에게 확신이 서지 않아 결정을 하지 않은 채로 끝나는 관계도 보인다.
청혼의 수락으로 해피 엔딩으로 끝날 것이라 생각했던 관계들도 안전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들은 짧은 시간 동안 동거 생활과 결혼 준비를 함께 해내며 사랑하는 마음을 유지시킬 수 있는지 테스트를 받게 된다.
그렇게 실생활 속에서 갈등하는 그들은 파국으로 치닫기도, 반대로 서로의 결점을 보완하며 성장하기도 한다.
'블라인드 러브'의 포맷만 봤을 때는 서로의 얼굴을 보지 않고 사랑에 빠지는, 신선한 방식이라고 비춰지지만 사실 이 과정은 현대인들이 연애하는 방식과 같다.
상대방의 조건을 확인하든, 하지 않든 다시 상처 받지 않기 위해 자신의 마음과 상대방의 마음을 저울질하거나, 연애에 있어서 다시 잘못된 선택을 내리는 이들의 경우가 그렇다.
선택의 순간이 지나간 후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에 대해 자책하는 모습은 다양한 인간의 군상들은 우리들의 모습과 닮아 있다.
결국 연애의 성공과 실패로 운명이 나눠지는 커플들의 마음에는 이 결론만이 남는다. "방식이 어떻든 사랑은 정말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