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 인간과 비밀 과학 프로젝트. SF물이라면 빠질 수 없는 요소들이 알차게 채워진 ‘루카 : 더 비기닝’은 날렵한 전개와 깊은 몰입도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특별한 능력 때문에 쫓기게 된 지오(김래원 분)가 그의 모습을 유일하게 기억하는 강력반 형사 구름(이다희 분)과 함께 거대한 음모에 맞서는 이야기가 담긴 이 작품을 탄생시킨 김홍선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루카 : 더 비기닝’이 종영을 맞았다. 시청자들을 향한 종영 소감이 궁금하다.
'루카 : 더 비기닝'을 시청해주신 시청자분들에게 다시 한번 더 감사드린다. 늘 시청자분들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부족하지만 '루카 : 더 비기닝'을 응원해 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Q. 팬들에게 '루카'가 웰메이드 드라마로 호평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한 소감이 어떠한지 궁금하다.
인기가 있었나(웃음). 감사하게도 시청자분들이 차분히 봐주신 것은 '루카 : 더 비기닝'이 잠깐이나마 인간의 이기심 등에 대해 생각을 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김래원, 이다희, 김성오 배우 등 최적의 연기자들과 천성일 작가의 탄탄한 대본이 있었기 때문이다.
Q. 전작 '손 더 guest 블랙', '보이스'를 연출했다. 전작들에 이어 이번에도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 이 장르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루카 : 더 비기닝'의 일반적이지 않은 이야기 구조가 제일 큰 매력이었던 것 같다. 이건 듣도 보도 못한, 기존의 드라마 문법을 벗어난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일반 방송 채널에서 하는 게 쉽지 않은 이야기였지만 이것 또한 새로운 시도이기에 충분히 가치는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Q. SF물이다 보니 탄탄한 작품을 구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을 것 같다.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
'루카 : 더 비기닝'은 기존 한국 드라마에 비해 CG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드라마였다. 그래서 CG 부분에 특히 많은 공을 들였다. '루카'만의 특별한 소재를 구현하기 위해 현실적인 부분과 SF의 판타지적 장르 사이에서 적절한 수위를 잡기 위해 노력했고, 관계자들과 CG 콘셉트부터 디자인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많은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 배우들은 크로마키 앞에서 상상으로 연기해야 했기에 그 점이 가장 힘든 부분이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1화에 쫓아오는 이들로부터 아이를 구하기 위해 높은 곳에서 손을 놓는 장면이 있다. 물론 인형이긴 했지만 실제였다면 쉽지 않은 상황이기도 했다. 그런 점을 상상하고 연기하는 배우들이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Q. 이다희의 실감 나는 액션 연기가 화제를 모았다. 이다희 배우를 캐스팅하고자 한 핵심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 또한 액션 연기를 디렉팅하는 동안 촬영장에서의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해달라.
캐스팅은 작품에 있어 제일 중요하지만 제일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내게 캐스팅은 인연 같다. 아무리 좋은 캐스팅도 인연이 닿지 않으면 안 맞는 캐스팅이 되어버리지 않나. 이다희 배우 역시 이들이 왜 이름을 걸고 배우로 살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는지 놀랄 때가 많았다.
Q. 이외에도 감초 연기로 돋보이는 배우들이 다수 등장한다. 박혁권, 김성오, 안내상, 진경 등 배우들과 함께한 소감은 어떠한가?
이분들을 제가 감히 평가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미 모든 분이 알고 계신 것처럼 연기의 어느 정도 선을 넘어서신 분들이었다. 그래서 '루카 : 더 비기닝'에 함께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함께 작품을 해서 영광이었고 또 만나고 싶을 뿐이다.
Q.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감독이다. 앞으로 어떠한 장르의 작품을 만들고 싶은지 궁금하다.
현재 준비 중인 작품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종이의 집' 리메이크다. 대단히 기대되는 작품이고 설레는 느낌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아마도 장르적 도전을 계속하게 될 것 같다. 세계관을 조금 더 넓히고 싶어서 좋은 작품을 고르는 중이다. 존재론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세계관을 갖춘 작품이기만 하다면 어떤 유형도 괜찮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