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공감 ‘손 끝의 기적, 고맙습니다’ (12월 17일밤 10시 50분)
만연하는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각’을 가장 지배적인 감각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여기 시각 아닌 다른 감각을 통해 세상을 보는 여섯 명의 아이들이 있다.
■ 두 눈을 감고 세상을 찍다 – 6명의 시각장애 아이들의 출사여행
눈이 보이지 않는 아이들의 손에 카메라가 쥐어졌다. 한빛맹아학교에 다니는 여섯 명의 아이들은 사진작가 강영호와 함께 강원도로 3박 4일 간의 출사 여행을 준비한다. 찍을 대상을 선택해서 사진을 찍고, 그렇게 찍힌 사진을 보는 것. 사진은 그 어떤 것 보다 ‘시각’ 이 중요한 분야인 것처럼 보이는데… 눈이 보이지 않는 아이들. 과연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아이들은 여행을 앞두고 스스로도 의구심이 든다. 이 아이들에게 사진 여행은 어떤 경험이 될까?
■ 시각이 아닌 상상력으로 찍어라
아이들 중엔 전맹도 있지만 흐릿하게나마 형태를 볼 수 있거나, 색깔을 구분하고 빛 감지가 가능한 저시력을 갖고 있는 아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 아이들에게도 시각에 의존하지 말고 사진을 찍을 것을 주문하는 강영호 사진가. 보지 않고 뭘 어떻게 찍으라는 걸까?
아이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찍기 위해 모든 감각을 이용한다. 물고기의 배 위에 가만히 손을 올려놓고 팔딱 거리는 생명을 느끼고, 손 끝에 닿는 양털의 촉감을 느끼고, 두 귀를 쫑긋 세우고 파도의 소리에 집중한다. 무언가를 찍기 위해 만지고, 듣고, 상상하며 그렇게 아이들은 사진 찍기의 재미에 빠져든다.
눈이 아닌 다른 감각으로 사진을 찍는 방법을 알게 된 아이들…
여행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들이 정말 사진에 담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 사진 한 장에 담긴 아이들의 이야기
각각의 다른 사연만큼이나 보고 싶은 것도 찍고 싶은 것도 다른 아이들. 19살,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을 나이의 성희가 보고 싶은 것은 다름 아닌 바로 자신의 얼굴이다. 시력을 잃기 전 11살 때의 얼굴만 머릿속에 흐릿하게 남아있는데… 지난 시간동안 내 얼굴이 어떻게 변했을까?
두렵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다는 성희
중학생의 종서는 또래에 비해 과묵한 편이다. . 한창 어리광부릴 나이지만, 행여나 엄마가 속상할까 염려해 속마음을 잘 이야기 하지 않는 아이.
그런 종서가 마음에 묻어뒀던 보고 싶은 것은 바로 곁에 있는 엄마의 얼굴이다. 이제는 더 이상 엄마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종서, 그래서 더더욱 엄마의 얼굴이 보고 싶다.
부모의 품을 느껴보지 못하고 홀로 어두운 세상에 꼿꼿이 서있었던 나라… 여행 내내 열심히 카메라 셔터를 누른 나라가 가장 찍고 싶은 건 무엇일까?
■ 책임프로듀서 : 박석규
■ 내레이션 : 신애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