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화) 방송된 tvN [드라마 스테이지 2021] 네 번째 이야기 ‘박성실씨의 사(死)차 산업혁명’(극본:송영준 연출:박지현)에서는 일상생활 속으로 침투한 AI가 우리네 일자리를 빼앗아 간 후 사람들이 느끼는 좌절과 박탈감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완성도 높은 단막극을 선보였다.
‘박성실씨의 사(死)차 산업혁명’은 무결근, 무지각으로 10년 근속상까지 받은 콜센터 상담원 박성실씨(신동미 분)가 어느 날 갑자기 회사 내 AI 상담 시스템 도입으로 상담원의 90%를 해고한다는 통보를 받으며 시작됐다. 박성실씨는 첫 해고자 명단에는 다행히 이름이 오르지 않으며 운 좋게 살아남았지만, 트럭 운전수인 남편은 자율주행 도입으로 해고당하는 상황을 맞았다. 이어 박성실씨 역시 3개월간의 평가기간 이후 VIP 전담 소수만 남기고 모두 해고한다는 충격적 통보를 다시금 받게 됐다.
그 이후 박성실씨를 비롯해 그녀와 가장 가까운 동료 두 명은 서로마저 경쟁자로 여기고 서먹한 나날을 보내며 생존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강구하게 된다. 회사에서 정해 놓은 교과서식 권장 화법이 아닌 AI상담원은 할 수 없는 ‘감성 상담’을 시작한 것. 박성실씨는 고객들에게 큰 웃음을 주는 ‘개그우먼’으로, 동료 왕 언니 이혜영(배해선 분)은 인생을 상담해주는 ‘카운셀러’로, 마지막으로 막내 상담사 최미연(허영지 분)은 신청곡을 불러 주는 ‘사랑의 콜센터’로 응대를 시작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칭찬콜이 이어지며 이달의 최우수 상담원으로 선정된 이들은 드디어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희망찬 나날을 꿈꿨다.
그러나 박성실씨의 기쁨도 잠시, 회사에서는 이들의 과거 녹취 파일을 전부 AI실로 보내 이 같은 방식의 응대능력을 AI에 학습시켰다. 결국 VIP 상담사 발표날 한껏 기대에 부푼 세 상담사의 모습에 불구하고, 결국 세 명의 상담사 자리에 있던 콜서비스 컴퓨터가 철수되는 장면이 그려졌다. 특히 사람이 단 한 명도 보이지 않는 건물 로비와 층별 안내판에 AI센터만 남고 나머지 층은 전부 지워진 장면은 서늘하고도 무서운 미래상을 보여주었다는 평으로 많은 이들에게 가슴 서늘해지는 씁쓸함을 남겼다.
이번 ‘박성실씨의 사(死)차 산업혁명’을 선보인 송영준 작가는 “천재 AI와 일자리를 두고 경쟁해서 이기는 인간은 극소수일 것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이번 단막극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기획의도와 “tvN <드라마 스테이지 2021>을 통해 이 같은 현실에 대해 두려움이 아닌 ‘현실적인 예방접종’ 같은 개성 있는 스토리를 펼칠 수 있어 의미 깊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17일,수) 밤 12시에는 금수저 인 척 거짓말로 유명세를 탄 인플루언서가 살인마에게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블랙코미디 ‘관종’(극본 이봄, 연출 이예림)이 안방극장을 찾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