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단막극 ‘덕구 이즈 백’에서 ‘생명보험금’이라는 현실적인 소재를 통해 충격적인 가족 와해 드라마를 선보였다.
15일(월) 밤 9시 방송된 3회 ‘덕구 이즈 백’(극본:김해녹 연출:허석원)에서는 죽은 줄로 알았던 천덕구(양경원 분)가 5년만에 살아 돌아오자 가족들은 보험사로부터 받았던 보험금 10억을 지키기 위해 덕구에게 죽은 사람처럼 지내기를 강요했다. 처음에는 가족들의 각양각색 대처법이 코믹하게 연출되며 곳곳에서 웃음을 자아냈지만, 극의 후반부에는 점차 인간 본연의 욕망이 여실히 드러나며 사람의 이기심에 대해 생각해봄직한 심도 깊은 여운을 남겼다.
특히 각기 다른 입장을 가진 가족들의 섬세한 감정선이 눈에 띄었다는 평이다. 먼저 각각 천덕구의 아버지 천복남과 어머니 지화자 역을 맡은 중견 배우 우현과 조련의 베테랑 연기가 극을 가득 메웠다.
덕구를 방에 가두고 자물쇠로 문을 잠그는 일까지 불사하는 아버지 복남은 “어디가 뒤져도 티도 안나는 놈, 죽어서 가족들한테 해준 게 살아서 한 것보다 훨씬 많은 놈”을 외치며 덕구의 존재를 부정했다. 반면 어머니 조련은 그러한 아버지를 피해 덕구를 도망치게 해주기도 하고 “애미는 무조건 니 편이여. 그거 잊지 말어”라고 마음 다해 말하며 덕구의 든든한 편이 되어주는 모습으로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또한 남편 덕구의 절친과 바람난 아내 허순정, 죽은 덕구를 대신해 데릴사위로 살아가며 집안을 살뜰히 돌보던 매형 정치국과 외제차에 눈이 먼 여동생 천도희 등 가족들은 다양한 인간의 욕구에 대해 섬세한 감정 변화를 현실감 있게 보여주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방파제에서 파도와 함께 사라진 덕구. 경찰에게 “더 이상 실종자가 없다”고 말하는 가족의 얼굴에서는 안도감인지 죄책감인지 알 수 없는 감정이 얼굴에 묻어났다. 마치 그 모습을 누군가 바다 저 편에서 눈물이 가득 고인 채 바라보듯 화면이 뿌옇게 번져가는 엔딩은 소름 끼치도록 무서운 가족 와해의 단편을 보여주며 안방 극장을 씁쓸함으로 가득 메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