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현
“오랜만에 영화로 인사드리게 되는 거여서 설레는 마음이 컸다. 팀워크가 중요한 작품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 것들이 잘 보이는 거 같아서 너무 좋고 만족스럽다.”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좀비 바이러스 확산 속에서 인간성과 괴물 사이를 오가며 입체적인 인물 최남라를 연기한 조이현은 차곡차곡 자신만의 필모를 채워가고 있다. 11월 4일 개봉하는 영화 <최종면접>(감독 김정훈) 에서는 모두가 선망하는 IT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살벌한 서바이벌 게임을 펼치는 최종 면접장에 들어선 6인의 한 명, 문혜인을 연기한다. 그동안 올바르게 살았는지, 기회가 주어지면 어떻게 잡아야하는지 조이현은 문혜인이 되어 조용히, 차근차근 포인트를 쌓아간다. 개봉을 앞두고 조이현을 만나 청춘배우들과 취업전쟁을 치른 소감을 들어봤다.
Q. <최종면접>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었다. 소감은?
▶조이현: “스크린에 저만 유독 조그맣게 나온 것 같았다. 제가 원래 그렇게 작게 나오지 않는데. 다른 배우들이 너무 크니까. 올해 촬영 시작해서, 올해 끝내고, 올해 개봉한다. 젊은 배우들과 함께 연기 연습하던 때가 생각난다.”
영화 '최종면접'
Q. 오디션이나 면접의 경험에 대해.
▶조이현: “고등학교도 예고를 나왔었고 대학교도 연기과를 나왔기에 항상 면접을 봐야했다. 배우 인생이 아니라 제 인생에 면접이 좀 많았다. 이번에 내가 맡은 캐릭터에 그런 경험을 굳이 접목하려고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Q. 김재원, 신승호, 강유석, 곽동연, 배강희 등 젊은 배우들과 함께 캐스팅되었다.
▶조이현: “제 나이 대에 출연할 수 있는 영화가 정말 귀하다. 작품 수가 많은 배우도 아니고. 이렇게 또래들이랑 함께 할 수 있기에 많이 끌렸다. 대본 보기 전부터 말이다. 좋은 기회에 대본이 저에게 왔고, 함께하는 배우들도 좋아서 대본을 읽기 전부터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또래 배우들과 한 작품에서 모이는 게 정말 쉽지 않다.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
Q. 어떤 식으로 팀워크를 이뤘는지.
▶조이현: “촬영기간이 짧았다. 여러 차례 대본 리딩을 함께 했고, 별도의 연습을 거치며 완성도를 높였다. 면접실 장면은 배우들이 모두 한 화면에 담기는 장면이 많았다. 그래서 그 장면 준비를 많이 했었다. 실제로 현장에서 배우들과의 호흡은 큰 힘이 됐다. 대사가 긴 장면이 많다 보니 촬영이 없는 날에도 연습실이나 감독님 사무실에 모여 연습했다. 그런 노력의 결과물이 잘 나온 것 같다.” (특별히 분위기 리더는?) ”처음엔 강유석 배우였을 것이다. 맏형으로, 책임감으로 나섰던 것 같다. 다들 친해지고 나서는 특별히 누가 주도하지 않아도 다들 두루두루 편하게 지냈다. 촬영 중후반부터는 너무 편했다. 촬영 도중에 김재원이 ‘뮤직뱅크’ MC되었고, 그때 춤추는 것 함께 봤던 기억이 난다. 강유석 배우님도 촬영 중간에 팬미팅 하였고. 그때 다함께 기뻐하고 좋아했던 기억이 새롭다.“
Q. 문혜인 캐릭터에 대해.
▶조이현: “‘최종면접’에 나오는 캐릭터는 다들 개성이 강하다. 다들 이렇게 세니까 나는 중심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감정적으로 큰 연기를 보여야하는 장면에서도 오히려 감정을 절제하려고 노력했다. 감독님도 그런 걸 좋아했다. 큰 감정을 크게 표현했을 때 사실 직관적으로 보이지 않으니까. 그래서 좀 어려운 장면들이 있었다.”
Q. 누가 최종합격자인지, 누가 범인인지 숨겨야하는 연기에 대해.
▶조이현: ”문혜인 캐릭터를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따라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함께 대본을 보며 캐릭터를 구축해 나갔다. 함께 리딩하니까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른 식으로 표현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캐릭터를 구축하면서 내가 범인으로 보일 수 있는 부분이 어디에 있을까 생각했다. 진우(김재원)가 면접현장을 나갈 때 지은 표정이 좀 모호하다. 그런 부분처럼.“
조이현
Q. 압박면접보다 더 긴장될 것 같다. 본인이 면접관이라면 누굴 뽑을 것 같나.
▶조이현: “아마 김재원이지 않을까? 면접이란 것은 거의 첫 인상으로 보는 것이니 말도 잘하고, 센스도 있어야할 것이다. 센스가 좋은 사람이 일을 잘한다고 생각한다.”
Q. 오디션을 많이 봤으니, 곧 면접 볼 사람에게 조언을 하자면.
▶조이현: ”편안한 마음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데뷔 초부터 떨어져도 마음이 아프고 슬프긴 했지만 ‘이건 내 작품이 아니어서 떨어진 모양이야’라고 생각했다. 좌절만 하면서 살 수는 없으니까. 훌훌 털어 버리고 다음 준비하려고 했다. 회복 탄력성이 중요하다. 그런 생각으로 계속 오디션에 임했다. 감독님들께서 그런 면을 좋게 보셨던 것도 같다. 무조건 여기서 뽑혀야 해라는 마음보다는 내가 지금 최선을 다하니 마음에 들면 뽑히겠지, 이 작품이 내 몫이라면 뽑히겠지. 이런 마음으로 항상 면접장에 들어갔다.“
Q. 김정훈 감독의 연기디렉션을 어떤 식이었나.
▶조이현: ”감독님께서 진짜 많이 고생하셨을 것이다. 감독님은 이렇게 젊은 배우들만 있는 작품을 처음 해 보신다고 하셨다. 처음부터 저희를 위해서 애쓰는 게 보였다. 6명이나 되고, 액션이 있는 작품도 아니다. 오직 6명의 대화로만 이뤄진 영화다보니 의견이 정말 많았다. 배우들마다 ‘이게 낫지 않겠어요?’라고 의견을 낸다. 그 6명의 입을 하나로 모으는 게 감독님의 역할이니까 너무 어려워하셨을 것 같다. 저는 항상 감독님 믿고 하자라는 편이다. 아마 제가 제일 의견이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냥 ‘감독님 힘내세요’ 이런 거 했던 것 같다. 감사하게도 감독님은 그런 의견들 다 들어주시고, 같이 고민해 주시고 중심을 맞추려고 하셨다.“ (MZ배우라서 그런가? 감독님 카리스마 부족인가?) ”하하. MZ세대라서 그런 건 아닐 것이다. 배우들은 작품할 때 질문을 많이 한다. 촬영하면서도 항상. 드라마의 경우 주인공이 2명뿐이지만 이건 6명이다. 감독의 카리스마를 느끼기 보다는 오히려 정말 착한 선장님 같은 느낌이 들었다.”
Q. 일본 소설이나, 일본 영화버전과 비교하자면.
▶조이현: “굳이 일본 것을 보지는 않았다. 우리 것을 만들자는 생각이 있었으니까. 촬영 끝나고 찾아보았다. 일본에서도 젊은 라이징 배우가 나오는 작품이라고 하더라. 우리 영화랑은 좀 다른 부분이 있다. 코로나 같은 상황도 접목되었고. 우리만의 색을 좀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Q.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소감은?
▶조이현: “영화제는 처음이었다. 긴장도 많이 했다. 큰 축제에 선배님들을 뵐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영화제 기간에 관객과의 대화(GV)도 있었다. 처음 하는 것이어서 재밌었다. 확실히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 분들이 오셔서인지 질문들도 신기했고 좋았다.”
Q.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연기를 한다.
▶조이현: “드라마를 많이 한 것은 아니다. 사실 제 나이에 영화 작품이 많지 않다. 그래서 영화가 제겐 귀하게 느껴지고 감사한 마음이 드는 것이다. 영화는 드라마에 비해 더 많이 분석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드라마는 보통 빨리 해야 하는 것이 있어서 놓치는 부분이 있다. 섬세함에서 차이가 있지만 둘 다 배울 점이 많다.” (좋아하는 장르가 있는지?) “다 좋아한다. 액션도 좋아하고, 스릴러, 로맨스 다 본다. 보면서 작은 호흡이나 시선을 배우려고 한다. 그런 것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지금도 배우고 있다.“
영화 '최종면접'
Q. 배우의 꿈은 어떻게 키워졌나?
▶조이현: ”원래는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고등학교도 뮤지컬과로 진학(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을 했다. 그런데 나에겐 노래 재능이 없더라. 뮤지컬 보고 뮤지컬배우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으로 진학한 것인데.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춤, 노래, 연기를 배웠다. 노래는 정말 안 되겠다싶어 빨리 포기를 했다. 다행히 연기에 흥미가 생겼다. 연기를 하면 배우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매료시킨 뮤지컬은?) ”박해나 배우님 보고 뮤지컬을 하고 싶었다. 조정은 배우님도 좋아하고. ‘위키드’와 ‘엘리자벳’을 제일 좋아한다.“
Q. 노래를 못하면서도 뮤지컬학과라.. 보통 연기학원에서 트레이닝하지 않나?
▶조이현: ”진짜 막연하게 꿈꿨었던 거 같아. 15살,16살 무렵에 그냥 꿈꾸면 되는 줄 알았나 보다. 진학해보니 다들 노래 잘하는 친구들이었다. 왜 나를 뽑았지? 이런 생각도 했고. 나의 가능성을 보고 뽑으셨단다. 하지만 제가 포기를 한 셈이다. 자신감도 없고 하니. 그때부터 학원도 많이 다녔다.“
Q. 그럼 연기에는 재능이 있는 것 같은가?
▶조이현: ”재능이라기보다는 흥미가 있었다. 제가 워낙 소심한 성격이라 낯도 많이 가린다. 사람들 앞에 서 있는 걸 부끄러워하는 성격이다. 학교에서 여러 명이 함께 시험을 보는 것이다. 처음엔 너무 떨려서 눈물이 났다. 그래서 꼴지를 했다. 울지 않기 위해서, 꼴찌를 안 하기 위해서 학원 열심히 다녔다. 1학년 2학기에 연기과목만 2등했다. 꼴찌하다가 갑자기 그렇게 되니 괜히 잘하는 거 같았다. 칭찬을 들으니 자신감이 붙었다. 그래서 연기를 시작한 것이다. 배우로서 힘든 부분이 있다. 새로운 작품을 할 때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하는 직업이다. 하지만 촬영 끝날 때쯤이면 너무 좋은 동료를 얻게 돼서 감사하고 기쁘다. 첫 시작이 항상 어려운 것 같다. 제가 말도 잘 못 붙이고. 어찌 됐든 결과적으로 항상 늘 좋은 동료를 얻었기 때문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렇게 배우를 안 하고 있었으면 진짜 친구가 없었을 것 같다.“
Q. 작품이 없을 때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조이현: “제가 잠이 진짜 많다. 어제도 무대 인사 끝내고 바로 집에 와서 한 10시간 자고 지금 인터뷰 나온 것이다. 10시간은 많이 잔 건 아니다. 일이 없으면 거의 13시간 이상 자고 자고 일어나서 밥 먹고, 또 낮잠 잔다. 아마 잠이 거의 하루의 절반인 것 같다. TV, OTT 정말 많이 보고, 게임도 많이 한다. 촬영이 없는 공백기가 길어졌을 때는 너무 집에만 있으니 허리가 아파서, 가끔 나가 운동한다. 한 시간 PT 갔다 오면 사실 체력이 힘들어 빨리 누워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취미는?) “게임. 닌텐도도 많이 하고, 롤도 많이 한다. 롤드컵 챙겨 봐야하는데 너무 새벽이라 시차가 안 맞다. 아침에 일어나서 하이라이트 영상 보고 그런다.”
영화 '최종면접'
Q. 극중에서 로맨틱한 장면이 연출된다.
▶조이현: “작품 자체가 로맨스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선을 어떻게 해야 될지에 감독님이랑 상대 배우랑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마지막에 서로가 진심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필요한 신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최대한 과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
Q. 수능과 취업을 앞둔 면접볼 사람에게 한 마디 한다면?
▶조이현: “누구나 계속 평가받는 삶을 살고 있다. 좋은 기회가 되어 성공하면 좋지만, 그게 안 되더라도 빨리 털어낼 수 있는 힘이 있었으면 좋겠다. 저도 그랬었던 기억이 있다. 대학에 떨어지면 정말 인생이 망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고등학교 생활을 그렇게 했었다. 지금 보면 대학은... 뭐 입학은 하긴 했지만 졸업을 못 했다. 그래도 잘 살고 있으니 그런 게 전부가 아니다.”
Q. 배우로서의 목표가 있다면?
▶조이현: “배우로서의 목표를 갖고 살지는 않는다. 원래 성격이 계획적이지 않다. 뮤지컬 배우를 꿈꿨다가 연기에 흥미가 생겨서 배우가 돼서 정말 뭔가 흘러가듯이 살아왔다. 그냥 오늘 하루하루 잘 살면 결과적으로 뒤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으면 된다. 오늘 최선을 다해서 살자. 아쉬움이 있더라도 후회하는 거를 최대한 줄이자.”
“<최종면접>은 누구 한 명이 돋보이는 작품이 아니라 저희 6명이 다 같이 만들어 가는 영화이다. 그 에너지를 좀 잘 받으실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점을 중점적으로 봐 주시면 좋겠다. 그리고 이렇게 또래 배우들이 갖고 있는 힘에 대해서 좀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긍정적으로,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는 조이현 배우는 1999년생이다.
[사진=NE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