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너 말고 다른 연애’
KBS 2TV ‘너 말고 다른 연애’ 서강준과 안은진이 사랑하면서도 서로를 아프게 하는 10년 연인의 시간을 촘촘하게 완성했다. 마지막 2회를 앞두고, 두 배우가 쌓아온 감정이 10년 연인의 마지막 선택을 더욱 궁금하게 한다.
KBS 2TV 토일 미니시리즈 ‘너 말고 다른 연애’(연출 황승기·이가람, 극본 유수지, 제작 유니켐)는 일곱 살에 만나 29년을 함께했고, 10년을 연인으로 지나온 남궁호(서강준)와 이미도(안은진)의 사랑을 그려왔다. 그런데 서로가 없는 삶을 상상하기 어려웠던 두 사람이 한 달 동안 다른 상대를 만나기로 하면서, 익숙한 사랑 안에서는 미처 보지 못했던 자신과 상대의 마음을 마주하게 됐다. 파격적인 선택에 이르기까지 쌓인 사연과 그 이후의 복잡한 감정을 설득력 있게 연결한 중심에는 서강준과 안은진이 있었다.
두 배우는 사랑의 온도가 달라지는 과정을 실감 나게 그렸다. 과거 서사 속 서로에게 거침없이 다가가고 마음을 확인하던 순간에는 풋풋한 설렘과 뜨거운 애정을 담았다. 현재에 이르러서는 굳이 꾸미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과 장난스럽게 주고받는 대사로 오랜 연인의 호흡을 보여줬다. 동시에 함께 있어도 무심해지고, 상대의 말에 시큰둥하게 반응하는 모습에는 진짜 권태가 묻어났다. 사랑이 사라졌다고 하기엔 여전히 서로를 챙기고, 예전 같다고 하기엔 설렘이 희미해진 관계, 서강준과 안은진은 그 미묘한 간극을 자연스럽게 오가며 두 사람이 왜 헤어지려 하고, 또 왜 쉽게 헤어지지 못하는지 설득력을 부여했다.
서강준은 늘 괜찮은 척하며 버텨온 남궁호의 얼굴 뒤에 눌러온 감정을 드러냈다. 친모에게 상처받고 이용당하면서도, 이미도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 혼자 감당했던 그는 연인의 흔들림 앞에서도 배려했다. 그러나 그 안에는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자신도 상처를 주고 싶다는 마음이 함께 있었다. 갯벌에서의 진흙탕 싸움 끝내 터져 나온 분노와 서러움, 박수아(조아람)의 응원 앞에서 흘린 눈물은 그가 희생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은 한 사람임을 보여줬다. 서강준은 단단하게 버티던 태도가 무너지는 순간들을 통해 남궁호의 선택을 이해하게 했다.
안은진은 이미도의 모순된 마음을 숨김없이 표현했다. 남궁호를 가장 소중하게 여기면서도 한태승(이주안)에게 설렜고, 먼저 다른 여자를 만나보라고 해놓고도 정작 남궁호의 마음이 움직이자 불안해졌다. 박수아가 간직한 남궁호의 그림을 자신의 것이라며 우기며 가져가려다, 끝내 눈물로 호소하는 장면은 그 복잡함이 응축된 순간이었다. 안은진은 날카롭게 상대를 몰아붙이던 기세가 힘없이 꺾이는 변화로, 오랜 연인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드러냈다. 영화 앞에서의 좌절과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죄책감까지 더해지며, 이미도의 흔들림은 연애뿐 아니라 삶 전체의 문제로 번져 나갔다.
특히 두 사람이 함께할 때는 대사 너머로 전해지는 감정이 힘을 발휘했다. 이미도의 분노를 누구보다 빨리 읽어내는 남궁호와 그의 작은 변화에서 다른 여자를 향한 마음을 알아채는 이미도. 서로를 잘 알기에 모른 척할 수 없고, 소중하기에 차마 말하지 못했던 감정이 두 배우의 시선과 침묵 사이에 담겼다. 29년 전 비극적인 첫 만남부터 서로를 살려온 시간까지 드러난 뒤에는, 상대를 바라보는 표정 하나에도 사랑과 원망, 미안함이 겹쳐졌다. 두 사람이 다시 서로를 택할지 쉽게 단정할 수 없는 이유도 그만큼 깊고 복잡한 관계에 있다.
KBS 2TV 토일 미니시리즈 ‘너 말고 다른 연애’ 13회는 오는 31일 토요일, 최종회는 11월 1일 일요일 밤 9시 20분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