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예능 '백수 이세돌' 제작발표회 현장
‘바둑의 신’ 이세돌이 단 1승만을 올리고 알파고에 무너진 것은 인류사에 하나의 획을 긋는 사건이었다. 난공불략의 인간 두뇌를 하찮은 기계가 이긴 것이다. 이세돌과 알파고 대국이 있은 뒤 10년이 흘렀다. 그 동안 AI는 얼마나 더 발전하고, 인간은 그 상황에 얼마나 적응해가고 스마트해졌을까.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별관에서는 이세돌이 주인공으로 나선 예능 프로그램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23일(금) 첫 방송되는 KBS2TV 신규 예능 <백수 이세돌>은 2016년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인류 대표로 나와 유일하게 1승을 거둔 뒤 바둑계를 떠난 이세돌의 리얼 아날로그 생존기이다. KBS 정은혜 아나운서의 사회로 열린 제작발표회에는 이세돌과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정재형, 장도연, 그리고 이명섭 피디가 참석하여 프로그램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를 펼쳐 놓았다.
KBS 예능 '백수 이세돌' 제작발표회 현장
세기의 대국으로부터 10년, 바둑판을 내려놓은 그는 '자발적 백수'이자 '취준생'으로서 두 번째 인생을 찾아 나선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일을 직접 배우고, 공사판과 일터 곳곳에서 손과 몸으로 부딪치며 새로운 직업을 탐색한다.
연출을 맡은 이명섭 피디는 “바둑기사 이세돌의 화려한 기풍과 기 싸움을 좋아한 팬이었다. 알파고와의 대국 때는 모든 사람이 한마음으로 그를 응원했었다. 그 대국이 10주년이 되었는데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와 절묘하게 들어맞았고, 이세돌기사가 흔쾌히 수락했다”며, “이 프로그램은 A.I.가 소재가 된 것은 맞지만 전면적인 대결보다는 예능적인 장치로 사용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직업 체험보다는 A.I.가 대체할 수 없는 노동이 무엇일까에 집중했다. 그게 시대적 화두이다. 바둑기사로서 최고의 위치에서 사회초년생이 되어 일을 맞이하는 이세돌의 모습을 보는 것이 재미 포인트일 것이다.”고 밝혔다.
이세돌은 “다음 단계를 정해놓고 바둑계를 은퇴한 것은 아니다. 지금도 계속해서 바둑을 대체할 만한 일을 찾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직업적 일보다는 삶에 대한 자세를 배우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도연은 “최근 A.I.와 연애하는 프로그램을 했는데 연애는 불발로 끝났다. 주위를 보면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많다. 이미 A.I.는 떼어놓고 살 수 없다. 최근에 기사를 보니 A.I.가 못 따라오는 영역이 관절을 쓰는 것이라고 하더라. 주시하고 있다.”
KBS 예능 '백수 이세돌' 제작발표회 현장
정재형은 “드라마 <김부장>을 하면서 내 나이 대가 겪는 일에 대한 생각해보았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이세돌이 우리가 고민하는 것을 대신 체험한다. 아마 세상의 모든 백수를 위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런 고민이 프로그램에 잘 담겨 있다.”고 MC 합류에 대해 소감을 밝혔다.
이세돌은 “처음 제안 받고 깜짝 놀랐다. 제목만 듣고 딱 꽂히기가 어려운데 처음부터 두근거렸다. 실제 체험을 하면서 그 일을 직업으로 배운다기보다는 사회를 배우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제가 발전하는 모습을 봐주시면 감사하겠다.”
바둑기사에서 일 하는 인간으로 거듭나는 이세돌에 대해 장도연은 “바둑기사 이세돌에 대한 이미지가 강해서 예능에서 보여줄 미세한 표정변화가 궁금했다. 무슨 일을 할 때 거침없이 최선을 다해, 열정을 보이는 것을 보니 무엇을 해도 일등을 했을 것 같다.”고 말했고, 정재형은 ” 이세돌은 집중력과 함께 소년미가 있다. 무슨 일이라도 아이처럼 받아들이더라. 그런 점은 배워야겠다. 그리고 말이 진짜 많다. 그건 직업에서 온 것 같다. 바둑에서의 복기처럼 손가락 하나 움직인 것까지 기억하더라. 인간적인 매력이 대단하더라.”고 평했다.
A.I.의 도래로 많은 직업군이 사라지는 것과 관련하여 알파고와의 대결로 AI를 먼저 경험한 이세돌은 “A.I. 발전에 깜짝깜짝 놀란다. 그런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빨리 올 줄은 몰랐다. 준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A.I.가 못하는 것은 공감, 사람과의 관계 이런 것 아닐까. ‘모두가 백수’라는 마음에서 공감하고 관계를 가져간다면 더 이상 무섭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재형은 ”연예인은 일을 안 하면 간헐적 백수이다. 우리 모두가 백수가 되는 것을 무서워한다. 직업도 줄어들고 있다. 그런 고민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시작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세돌은 바둑에서 쌓은 수읽기와 승부 근성으로 낯선 현장에 도전한다. 바둑판 위에서 수를 읽던 손으로 타일과 시멘트를 다루고, 낯선 현장에서 서툰 첫걸음을 뗀다. 단발성 체험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일을 진심으로 배우고 이어가는 과정에서, 한 사람의 두 번째 출발과 일의 의미를 함께 들여다본다.
‘백수 이세돌’은 ‘홍김동전’, ‘메소드 클럽’ 등을 통해 특유의 재기 발랄한 연출력을 선보인 이명섭 PD와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태계일주)’ 시리즈로 리얼리티 예능의 탁월한 감을 입증한 유지혜 작가가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은다.
KBS 예능 '백수 이세돌' 제작발표회 현장
한편 이날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이세돌은 취재기자들에게 명함형 홍보물을 직접 돌리며 프로그램과 새 출발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백수 이세돌’은 10월 23일(금) 저녁 8시 30분 KBS 2TV를 통해 방송된다.
KBS 예능 '백수 이세돌'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KB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