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거짓말
배우 진선규가 ‘100일의 거짓말’에서 참혹한 과거까지 드러난 사토의 악랄함을 소름 끼치는 태연함으로 그려내며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11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2회)에서는 조선총독부 정무총감 사토의 냉혹한 본성과 유소란(김현주 분)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과거가 드러났다. 첫 회에서 친근한 농담과 웃음 속에 위협을 감췄던 진선규는 양아들조차 믿지 않는 경계심, 타인의 절박함을 이용하는 비열함, 목숨을 빼앗는 명령에도 흔들리지 않는 잔혹함을 표현하며 악역의 존재감을 더욱 짙게 새겼다.
사토에게는 아들조차 예외가 아니었다. 총성이 이어지는 혼란 속에서 자신의 안위를 확인하러 달려온 히데오(박진영 분)에게 총을 겨눈 그는 눈이 마주친 뒤에도 곧바로 총구를 거두지 않았다. 자신을 걱정해 찾아온 아들을 알아보고도 경계를 풀지 않는 모습은 사토에게 가족이라는 관계보다 자신의 안위가 우선임을 드러냈다. 진선규는 히데오에게 겨눈 총을 천천히 내리는 동작으로 불신이 남아 있는 순간을 길게 끌어갔다. 아버지와 아들이 마주했지만 안도할 수 없는 장면이었다. 어린 히데오에게 총을 겨눴던 과거까지 겹쳐지며, 아버지라는 이름 아래 이어져 온 사토의 위협이 더욱 섬뜩하게 다가왔다.
100일의 거짓말
유소란의 회상에서는 그 악랄함의 실체가 참혹하게 드러났다. 만세운동을 주도한 이들의 이름을 알아내기 위해 가족을 위협하던 사토는 끝내 어린 딸을 향한 발포를 명령했다. 가족을 지키려는 절박함을 협박의 도구로 삼고, 어린 생명 앞에서도 망설이지 않는 잔혹함이었다.
사토의 만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주민들이 갇힌 학교에 불을 지르도록 지시한 그는 항의하는 석중에게 “저들을 살려준다곤 안 한 것 같은데”라고 응수했다. 살려달라는 절박한 요구 앞에서 자신의 말에 그런 약속은 없었다는 듯 답하는 태도는 사토의 비정함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진선규는 이 대목에서 잔혹한 명령만큼이나 그 뒤에 이어지는 태연함으로 장면의 공포를 키웠다. 상대의 절규에도 동요하지 않는 말투는 타인의 목숨을 빼앗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인물의 본성을 보여줬다.
양아들에게 겨눈 총구, 진실을 외면한 소탕 지시, 어린 생명을 향한 발포와 방화 명령까지. 진선규는 사토의 현재와 과거를 잇는 냉혹한 연기로 첫 회보다 더욱 강렬한 악역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총을 내리는 동작과 절규에 응수하는 말투처럼 작은 표현으로 장면의 긴장을 끝까지 유지하며 ‘100일의 거짓말’ 속 대립을 이끄는 인물의 위협을 선명하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