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체스코
릴리아나 카바니 감독의 명작 《프란체스코》가 37년 만에 극장에서 다시 만난다.
헬레나 본햄 카터는 만 19세이던 1986년,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전망 좋은 방》에서 억압된 영국 귀족 사회와 자유로운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청춘 '루시'를 연기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로부터 3년 후 제작된 《프란체스코》에서 그녀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따르며 훗날 성녀가 되는 '키아라(클라라)' 역을 맡았다. 이 작품에서 그녀는 《전망 좋은 방》의 전형적이고 정적인 '시대극 속 코르셋을 입은 고전미인'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세속적 욕망을 초월해 청빈과 영적 신념을 따르는 성스러운 인물의 내면적 고투와 깊은 신앙심을 밀도 있게 표현하며, 자신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완벽히 증명해 냈다.
미키 루크가 선보인 성 프란치스코 연기는 당대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파격적인 캐스팅이자 대담한 연기 변신으로 꼽힌다. 1986년작 《나인 하프 위크》에서 퇴폐적이면서도 매혹적인 뉴욕 증권가 여피 '존'을 연기하며 전 세계적인 섹스 심볼로 자리매교했던 미키 루크는 《프란체스코》에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화려하고 깔끔한 수트 대신 머리를 헝클어뜨리고 거친 수염을 기른 채, 오직 누더기 한 장만을 걸치고 진흙밭을 뒹구는 가난한 수도자의 모습을 완벽하게 체화했다. 신을 향한 순수한 갈망, 나병 환자를 돌볼 때의 깊은 헌신, 교회 기득권과의 갈등에서 오는 고뇌를 절제된 손짓과 깊고 정적인 내면 묘사로 스크린에 채웠다.
프란체스코
새로 제작된 예고편은 가톨릭 교회가 후일 가장 추앙하게 될 성인과 성녀가 되기 전, 아시시의 두 청년이었던 그들의 영성 깊은 표정과 눈빛을 미리 보여준다
종교적 성인을 넘어 사회 변혁을 꿈꾸던 인간 프란체스코의 고뇌를 가장 뜨겁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포착해낸 카바니 감독의 마스터피스 <프란체스코>는 10월 9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