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인사이트
100여 년 전, 카메라 앞에 선 사람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특집 다큐멘터리 KBS 영상 아카이브 ‘우리의 얼굴’은 1900년대 초부터 1950년대까지 국내외 기록영상에 남겨진 우리의 삶을 따라간다. 경성의 거리부터 신안·울릉도·제주의 섬마을까지, 오래된 필름 속에 남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과 얼굴을 다시 만난다.
1900년대 초 한국을 찾은 미국인 여행작가 버튼 홈즈의 영상에는 나막신을 신고 걷는 사람들,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거대한 돌로 땅을 다지는 인부들, 소달구지가 오가는 경성 거리와 지게꾼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빨래와 다듬이질, 맷돌과 절구를 돌리는 손길, 어린 동생을 업은 아이들까지 당시 사람들의 일상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1922년에는 영친왕 이은과 이방자 여사가 어린 아들 이진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순종에게 혼인 사실을 고하고 아들 이진을 처음 인사시키기 위한 방문이었다. 칠궁과 종묘를 찾은 황실의 모습은 전문가의 고증과 남아 있는 유물을 바탕으로 컬러로 복원됐다. 그러나 방문 중 첫째 아들 이진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고, 어린 왕손의 장례 행렬 역시 필름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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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년 전 필름 속 가족의 얼굴
1936년 신안 다도해를 기록한 영상에는 민어가 몰려들던 바다와 수백 채의 임시 건물이 들어섰던 파시, 주민들의 공동작업장 ‘뻘마당’의 모습이 남아 있다. 당시 풍경을 기억하는 박차규(91) 어르신은 “지금 물 있는 데까지 옛날에는 산이었다. 400호를 지었다고 했다”라며 번성했던 당시 파시의 모습을 떠올린다.
옛 영상에는 박차규 어르신의 어머니가 키질하는 모습도 담겨 있다. “키 가지고 키질을 하는 게 어머니”라며 어머니에게 안긴 어린 자신과 아버지의 모습도 사진에서 찾아낸다. 90년 가까이 잠들어 있던 기록이 한 가족의 기억으로 되살아나는 순간이다.
특집 다큐멘터리 KBS 영상 아카이브 ‘우리의 얼굴’은 2026년 9월 19일 토요일 밤 9시 30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