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스캔들' 제작발표회 현장
1782년 출간 이래 프랑스에서, 미국에서, 그리고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영화화되었던 프랑스 고전 소설 [위험한 관계](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 작)가 올 가을 매혹적인 K-사극으로 전 세계 시청자를 찾아간다.
9일 오전, 서울 JW 메리어트 동대문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캔들>(연출 정지우, 극본 이승영·안혜송)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방송인 박경림의 사회로 열린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정지우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 손예진, 지창욱, 나나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했다.
8부작으로 선보이는 <스캔들>은 조선시대 여성으로만 갇혀 살기에는 뛰어난 재능을 지닌 여인 ‘조씨부인’(손예진)과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지창욱)이 벌이는 발칙하고도 위험한 사랑 내기, 그리고 그 내기의 표적이 된 정숙한 청상과부 ‘희연’(나나)의 얽히고설킨 서사를 그린다.
정지우 감독은 “18세기에 쓰인 프랑스 원작 소설을 조선을 배경으로 바꿨다. 생각보다 조선 후기가 정교하고 세련된 사회라 멋지게 그려보고 싶었다”며 “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 드러낸 나와 숨긴 나 사이에 큰 괴리가 있다. 들키거나 엿보는 과정에서 세 사람 사이의 밀고 당기는 심리적 긴장감이 핵심적인 볼거리”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유교적 규범이 지배하던 조선에서 재능을 펼치지 못하고 이름마저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조씨부인(조윤)’ 역을 맡은 손예진은 “정숙한 표정과 말하는 대사, 진짜 속마음이 다 다르다. 아주 미묘하고 섬세하게 디자인하지 않으면 캐릭터를 잘 살릴 수 없을 듯해서 한 땀 한 땀 장인정신으로 완성시켜야 했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이미숙이 출연한 23년 전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와 비교하여 “그 영화는 몸짓과 말투에서 오는 카리스마가 압도적이어서 지금도 강렬한 인상이 남아 있다”며 “이번 시리즈에서 조씨 부인의 서사가 다층적으로 들어간다. 이야기가 다르고 대본이 촘촘했기 때문에 연기하는 데 부담은 없었다”고 말했다.
지창욱은 ‘조선 최고의 연애꾼’으로 불리는 조원으로 분해 위험한 유혹의 게임에 뛰어든다. “조원은 명망 높은 가문 출신에 왕의 애정을 한껏 받는 글솜씨를 갖췄지만, 쾌락을 좇으며 살아가는 인물”이라며 “내게는 혼란과 혼돈의 캐릭터라 감독님께 많이 의지하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필모그래피 사상 처음으로 정통 사극 연기에 도전한 나나는 혼례를 치르기도 전에 과부가 되어 정절을 강요받는 좌의정댁 며느리 ‘희연’ 역을 맡았다. “희연을 연기하면서 저의 유년 시절이 떠올랐다. 당시 나는 굉장히 소극적이고 세상을 무서워했다”며 “그런 면을 잘 대입해서 희연을 솔직하고 투명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영화 <스캔들-남녀상열지사>는 프랑스 배경의 원작을 조선시대로 옮긴 발상이 놀랍고 존경스럽다. 우리 작품은 그 영화가 아니라 원작 소설에서 출발했다. 조씨부인과 희연 사이 관계는 원작에도 없는데, 그걸 두툼하고 생생하게 만들었다. 인물의 캐릭터와 관계를 다시 쓰기 시작했기 때문에 직접 보면 매우 많은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캔들>은 전통적인 사극 문법을 과감히 탈피해 서신과 보이스오버, 판소리와 민화를 스토리에 유기적으로 녹여낸 독창적인 연출을 선보인다. 여기에 모던 한복 브랜드 ‘차이킴’이 참여한 의상과 신문물이 유입되던 조선 후기 북촌 상류사회를 고증한 세련된 미장센이 더해져 품격 있는 K-사극의 정수를 완성한다.
통상 신작 제작발표회 전에 기자들에게 전반부를 사전 공개하여 작품의 이해를 돕는데 이번 <스캔들>은 그런 과정이 생략되었다. 이 때문에 작품의 수위에 대한 궁금증이 크다. 이런 지적에 정지우 감독은 “기대해도 좋다”는 말로 연막을 피웠다.
정지우 감독의 치밀한 심리 묘사와 손예진·지창욱·나나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이 기대를 모으는 넷플릭스 8부작 시리즈 <스캔들>은 9월 18일(금) 오후 5시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