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의 아내
일본 최고의 호러·서스펜스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가 완성한 매혹적인 역사 멜로드라마 <스파이의 아내>를 오늘(2일)부터 극장에서 다시 만난다.
1940년, 태평양전쟁을 앞둔 고베. 무역상을 운영하는 유사쿠(다카하시 잇세이)는 만주 출장 중 일본군이 저지른 끔찍한 만행을 목격하고 이를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한다. 남편의 수상한 행동을 의심하던 아내 사토코(아오이 유우)는 자신이 알지 못했던 진실과 마주하고, 국가에 대한 충성과 남편을 향한 사랑 사이에서 위험한 선택을 시작한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끝내 서로의 마음을 온전히 알 수 없는 한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 <스파이의 아내>는 2020 베니스국제영화제 감독상(은사자상)을 수상하며 구로사와 기요시의 또 하나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구로사와 기요시는 <스파이의 아내>에서 자신의 영화 세계를 역사극과 멜로드라마로 확장한다. 사랑과 의심이 뒤엉킨 부부의 관계에 스파이 스릴러의 긴장을 겹쳐 놓으며, 시대극에서도 단번에 그의 영화임을 알아볼 수 있는 독특한 서스펜스를 완성했다. 특히 각본에는 구로사와 기요시의 제자이자 훗날 <드라이브 마이 카>,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로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오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과 노하라 다다시가 참여해 스승과 제자의 특별한 협업을 완성했다. 여기에 남편을 사랑하기에 그를 의심하고, 의심하기에 결국 그의 운명 속으로 뛰어드는 사토코를 연기한 아오이 유우의 압도적인 열연이 영화의 중심을 붙든다.
재개봉과 함께 공개된 포스터는 깊고 어두운 푸른빛을 배경으로 서로를 마주 바라보는 사토코와 유사쿠의 모습을 전면에 담아 고전적인 멜로드라마의 분위기와 미스터리한 긴장감을 동시에 자아낸다. 포스터 상단에는 서로 멀찍이 떨어져 걷는 두 사람과 이들을 둘러싼 군인들의 모습이 마치 거대한 시대의 그림자처럼 펼쳐지고, 중앙에 자리한 “Who should I trust?(누구를 믿어야 하는가?)”라는 문구는 사랑하는 남편과 국가 사이에서 흔들리는 사토코의 선택을 함축한다.
한 부부의 사랑을 역사극이자 스파이 스릴러로 완성한 구로사와 기요시의 독보적인 연출 세계를 다시 만날 수 있는 <스파이의 아내>는 9월 2일(수) 전국 극장에서 관객들과 다시 만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