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20일(목) 오후 7시 40분 KBS 1TV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여름의 끝자락,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깨워줄 차갑고도 쨍한 음식을 소개한다.
차갑게 식혀 먹는 한 그릇은 단순한 별식을 넘어 무더위를 버텨내게 한 가장 맛있는 피서법이자 생존의 기술이었다. 차가움 속에서 깊은 풍미를 창조해 낸 선조들의 슬기. 가장 뜨거운 계절의 한복판,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뚫어줄 한국인의 진짜 ‘여름 맛’을 찾아 나선다.
예로부터 여수 최고의 황금어장으로 손꼽힌 작금항. 8월이면 쏨뱅이, 능성어, 용치놀래기는 물론, 살이 오를 대로 오른 돌문어가 그물마다 넘쳐난다. 하지만 펄펄 끓는 바다 위, 뙤약볕과 사투를 벌이는 어부들에게 무더위는 여간 힘겨운 게 아니다.
충청남도 부여군 임천면, 수려한 산세에 반해 12년 전 귀촌한 서병후(70세)·서영자(66세) 씨 부부가 있다. 뜨거운 열기에 입맛마저 까칠해지는 여름의 끝자락, 영자 씨는 가족들의 기운을 북돋우기 위해 맛깔스러운 한 상을 차려 낸다. 새콤함으로 집 나간 입맛을 불러오는 초계국수, 아삭아삭 시원한 노각냉국, 그리고 차게 먹을 때 쫀득함이 극대화되는 냉족발전이 그 주인공. 땀방울 흘려가며 차려 낸 음식 하나하나에는 가족들을 향한 엄마의 사랑이 녹아있다.
한국인의 밥상
산과 밭에 둘러싸인 거창군 가북면 동촌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어르신들. 사계절 내내 밭을 일궈온 어머니들이지만, 바람 한 점 없는 여름날의 불볕더위만큼은 견디기 힘겹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무더위 앞에서는 “밥이 곧 보약”이라는 말도 무색하게 식욕이 달아난다. 그럴 때마다 어르신들은 밥상 위에서 더위를 이겨내는 지혜를 발휘했다.
생선 구하기 힘든 산골에서 바다의 짭조름함과 고추의 알싸함으로 감칠맛을 내던 고추장물. 이를 고명 삼아 차갑게 말아낸 고추장물국수는 여름철 으뜸 별미다. 여기에 케일, 호박잎, 우엉잎, 머위 등 제철 채소를 풍성하게 말아낸 쌈밥과 새콤한 오미자물김치, 사르르 입에서 녹는 가지냉국까지 깊은 산골에서 한세월 고단했던 삶을 다독여준 어머니들의 시원한 여름 한 상을 만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