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자(들)' 제작보고회 현장
이른바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시절. 1974년 8월 15일, 서울 장충동 국립중앙극장에서는 광복절 기념식이 열리고 있었다. 그곳에 잠입한 재일한국인 문세광이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려고 했고, 아수라장이 된 그 곳에서 영부인 육영수 여사가 총에 맞아 절명한다. 기념식에 참석했던 여고생 한 명도. '육영수 피살 사건', '문세광 사건' 혹은 '8.15 사건'이라 불리는 실제사건이다. 그날 그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영화적 상상력을 발휘한 영화 한 편이 만들어졌다. 이번 추석 극장가에 선보일 허진호 감독의 <암살자(들)>이다.
10일 오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암살자(들)’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방송인 박경림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허진호 감독과 세 배우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가 참석했다.
그날의 비극을 영화로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허진호 감독은 "이 작품을 처음 생각한 지 10년이 더 되었다. 그만큼 쉽지 않은 이야기였다. 비극적 사건이며 아직 살아계신 분들도 있다. 접근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계속 고민했다. 이 이야기가 저에게 흥미롭고, 꼭 해보고 싶었던 이유는 이 이야기가 계속 해서 여러 방송국에서 다큐 형식으로 다뤄졌고, 아직도 의문과 미스터리한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것들이 영화적 소재였던 것 같다. 그것들을 10년간 풀어가며 중요하게 생각한 건 한쪽에 편향되지 않은, 균형 잡힌 시선이었다. 영화이기 때문에 극화시킬 수밖에 없고 재밌게 만들 수 있는 부분들도 필요했다. 그래서 미스터리 추적극 형식을 채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해서는 "기자와 경찰은 구체적인 인물이 아니라 그 때 현장에 실제로 있었던 분들을 종합해서 창작해낸 캐릭터"라고 덧붙였다.
유해진은 현장에서 사건을 직접 목격한 중부서 경찰 ‘철구’를 연기한다. "충격적인 사건 현장에서 경호 업무를 맡았다. 실제 현장에 있었던 사람인데 사건 발표 내용과 차이를 느끼게 된다. 본능적인 감각으로 사건에 의문을 품고 발로 뛰는 인물"이라며 "감정의 변화에 주의를 기울였다. 동료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끌려갔을 때, 감정과 그가 돌아왔을 때 감정, 그 사이사이에 있는 사건들 추적하면서 진실에 접근해갈 때의 감정들. 그런 감정에 우선을 뒀다"고 자신의 역할을 소개했다.
영화 '암살자(들)'
박해일은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일간지 사회부장 ‘재환’역을 맡았다. "현장에 있지는 않았지만 TV로 생방송 되는 현장을 보고 그 사건에 관련된 의문, 의혹들을 하나씩 직감으로 찾아가면서 취재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덕혜옹주’ 이후 10년 만에 다시 허진호 감독과 '역사적 작품'을 하게 된 박해일은 “감독님이 진실을 향해 단단하게 밀고 나가는 역할을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짧게 말씀하셨는데, 고맙기도 하고 부담도 됐다”고 덧붙였다.
이민호는 기념식 현장 취재에 나선 동성일보 신입기자 ‘영일’을 연기한다. "영일은 굉장히 좋은 집안을 가졌다. 시대에 타협하고 집안의 기대에 부응하는,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청년인데 신념과 진실에 대한 가치를 좇는 선택을 한다"며 "신입기자답게 모든 상황들을 처음 겪는 것 같은 날 것의 느낌을 살리려고 했고, 다행히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허진호 감독은 '암살자(들)'이라는 독특한 영화제목 표기에 대해 "영화에 대한 호기심과 긴장감을 만들려고 했다. 영화를 보면 왜 ‘들’이 붙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된 <암살자(들)>은 티저 예고편에서는 "사라진 탄환, 숨겨진 진실, 배후는 누구인가"라며 '육영수 피살 사건', '문세광 사건' 혹은 '8.15 사건'에 대한 거대한 진실, 혹은 음모론에 대한 군불을 지폈다. 과연 그날 국립중앙극장에서는 몇 발의 총성이 울렸는지, 배후가 있는지, 9월 추석 극장가에서 확인할 수 있을 듯하다. 영화에서 문세광은 문태광으로 등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