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예순 살 부부, 가수에서 꽈배기 장수로 다시 일어서다’가 방송된다.
충남 당진의 시골 마을, 고소한 꽈배기 냄새가 퍼진다. 살을 에는 추위 속에 꽈배기를 꼬는 김정화, 임흥순 부부는 올해로 육십을 맞았다.
꽈배기 기름내 맡은 지 이제 겨우 넉 달, 한여름에 시작해 뜨거운 기름 앞에서 땀을 뚝뚝 흘렸는데, 이젠 한겨울 동장군이 부부를 괴롭힌다. 트럭에 둔 식용유는 간밤 추위에 모조리 얼음이 됐고 트럭 위에서 반죽하는 손도 얼어붙었다.
꽈배기 트럭에 단속반이 와서 차 빼라는 요구에 기름 솥 식을 때까지만 기다려달라 읍소하기는 예삿일. 주차장 자리 차지하지 말라는 주민들 민원도 부지기수. 나이 육십에 거리에서 코로나 칼바람을 견디는 부부, 눈물이 절로 솟는다.
꽈배기 장수로는 초보라지만 이 부부, 원래는 알아주는 가수였다. 정화 씨는 국악으로, 흥순 씨는 트로트로 30년 넘게 먹고살았는데 코로나에 무대를 모두 잃었다.
코로나 칼바람을 맞으며, 무대가 아닌 거리로 나온 부부. 긴 인생에 넘어져 보지 않은 이가 어디 있으랴. 그럼에도 부부는 말한다. “나이 육십에도 못 할 게 뭐가 있나,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KBS미디어 박재환)